원칙없는 금리조정 시점 '예측불가' … 시장과 불통
석달만에 성장률전망치 0.5%p 하향 … 위기 불감
한국은행이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정부의 정책공조에 주력하다 보니 금리인상 시기를 놓쳤고 이번에는 예상치 못한 시점에 금리를 내렸다. 한국은행은 '깜짝쇼'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시장에서의 신뢰도는 깎아 먹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은행은 가파르게 금리를 내리며 국제공조에 충실히 참여했다. 정부의 잇따른 추경과도 보조를 맞췄다. 선제적이고 충분하며 확실한 정책대응으로 단기간 위기극복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천타천 "세계에서 가장 빨리 위기를 극복한 나라"가 됐다.
한국은행은 그러나 2010년 4월 '친정부'경향의 김중수 총재를 맞았다. '성장중심의 경제정책'을 내세운 이명박 정부의 코드에 맞춰 금리를 올리는 데 매우 인색했다. 취임 첫 해인 2010년에는 7월과 11월 두차례 인상에 그쳤고 2011년에 1월, 3월, 6월에 세 차례 0.25%p씩 상향조정했다. 우리나라 성장률은 글로벌금융위기의 중심이었던 2009년에 0.2%에 그쳤다가 2010년에 6.3%로 뛰어올랐다. 2010년은 금리를 정상화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IMF 등 유력한 국제기구뿐만 아니라 KDI 현대경제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이나 민간연구소에서마저 4%정도까지는 금리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했지만 한은은 귀를 막았다.
김 총재는 머뭇거렸고 결국 시기를 놓쳤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오히려 경기가 꺾여 3.7% 성장에 그친 지난해에 세 번이나 금리를 올렸다. 한국은행이 추정한 잠재성장률 3%대 후반을 밑도는 성장에 그쳤다.
한국은행이 11일 갑작스럽게 금리를 인하했으며 그 다음날 넉 달 전에 예상했던 올 성장률 전망치를 0.5%p나 하향조정한 것 역시 한은에 대한 시장 신뢰를 떨어뜨렸다.
정성욱 KTB투자증권 투자전략가는 "한은은 성장으로 치우쳐진 통화당국의 입장을 확인했으며 정책소통 혼란에 대한 비난을 무릅쓰고 방향을 급격하게 돌렸다"면서 "물가에 대한 판단이 이전의 진단과는 180도 달라졌으며 금리인하와 금리인상의 속도와 방법을 달리하는 한은 총재의 입장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향후 금리향방을 점치는 데에 전문가들은 매우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월엔 3.7%에서 3.5%로 소폭 하향조정하는 데 그쳤다. 당시 한은은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로 올 상반기중 1%내외를 보이며 지난해 4분기 0.3%의 부진에서 벗어날 것"이라면서 "하반기 이후 성장률이 1%대 초반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경기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밋빛이었다. 또 한국은행은 "유로지역 불확실성 완화가 경제성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곧바로 휘몰아쳐 올 유럽재정위기 상황을 예상치 못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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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만에 성장률전망치 0.5%p 하향 … 위기 불감
한국은행이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정부의 정책공조에 주력하다 보니 금리인상 시기를 놓쳤고 이번에는 예상치 못한 시점에 금리를 내렸다. 한국은행은 '깜짝쇼'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시장에서의 신뢰도는 깎아 먹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은행은 가파르게 금리를 내리며 국제공조에 충실히 참여했다. 정부의 잇따른 추경과도 보조를 맞췄다. 선제적이고 충분하며 확실한 정책대응으로 단기간 위기극복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천타천 "세계에서 가장 빨리 위기를 극복한 나라"가 됐다.
한국은행은 그러나 2010년 4월 '친정부'경향의 김중수 총재를 맞았다. '성장중심의 경제정책'을 내세운 이명박 정부의 코드에 맞춰 금리를 올리는 데 매우 인색했다. 취임 첫 해인 2010년에는 7월과 11월 두차례 인상에 그쳤고 2011년에 1월, 3월, 6월에 세 차례 0.25%p씩 상향조정했다. 우리나라 성장률은 글로벌금융위기의 중심이었던 2009년에 0.2%에 그쳤다가 2010년에 6.3%로 뛰어올랐다. 2010년은 금리를 정상화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IMF 등 유력한 국제기구뿐만 아니라 KDI 현대경제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이나 민간연구소에서마저 4%정도까지는 금리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했지만 한은은 귀를 막았다.
김 총재는 머뭇거렸고 결국 시기를 놓쳤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오히려 경기가 꺾여 3.7% 성장에 그친 지난해에 세 번이나 금리를 올렸다. 한국은행이 추정한 잠재성장률 3%대 후반을 밑도는 성장에 그쳤다.
한국은행이 11일 갑작스럽게 금리를 인하했으며 그 다음날 넉 달 전에 예상했던 올 성장률 전망치를 0.5%p나 하향조정한 것 역시 한은에 대한 시장 신뢰를 떨어뜨렸다.
정성욱 KTB투자증권 투자전략가는 "한은은 성장으로 치우쳐진 통화당국의 입장을 확인했으며 정책소통 혼란에 대한 비난을 무릅쓰고 방향을 급격하게 돌렸다"면서 "물가에 대한 판단이 이전의 진단과는 180도 달라졌으며 금리인하와 금리인상의 속도와 방법을 달리하는 한은 총재의 입장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향후 금리향방을 점치는 데에 전문가들은 매우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월엔 3.7%에서 3.5%로 소폭 하향조정하는 데 그쳤다. 당시 한은은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로 올 상반기중 1%내외를 보이며 지난해 4분기 0.3%의 부진에서 벗어날 것"이라면서 "하반기 이후 성장률이 1%대 초반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경기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밋빛이었다. 또 한국은행은 "유로지역 불확실성 완화가 경제성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곧바로 휘몰아쳐 올 유럽재정위기 상황을 예상치 못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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