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후보 릴레이 인터뷰 ⑥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 “5·16이 구국혁명? 통합이 되겠나 … 분명한 쿠데타”
지역내일
2012-07-17
(수정 2012-07-17 오후 2:25:57)
"당을 수렴청정 … 눈치주는 사람과 눈치받는 사람만 있다"
낡은정치 바꾸는 '체인지 폴리틱스와 세대교체' 으뜸 구호
김태호 후보는 이제 막 50대에 접어들었다. 가장 '어린' 대선경선 후보다. 하지만 경력은 만만치않다. 도의원과 군수를 거쳐 40대에 재선 도지사를 지냈다. 행정경험이 풍부하다는 수식을 붙여줄만 하다. 재선 국회의원이다. 중앙정치도 알만한 수준이 됐다. 40대에 국무총리 후보자가 됐다. 낙마했지만, 그의 가능성을 보여준 대목이었다.
16일 오전, 여의도 캠프에서 만났다. 훤칠한 키와 외모, 상대방을 직시하는 서글서글한 눈, 반갑게 내미는 두 손. 첫 인상이 나쁠 수 없었다. 말도 거침 없었지만 조리 있었다. 1시간동안 자신의 출마변을 또박또박 '설득'했다. 기자의 눈과 귀는 그의 입을 떠날 수 없었다. 2% 아쉬운 건, 그의 수려한 외모와 말솜씨가 유권자 앞에 내놓아야 할 정책과 고뇌보다 더 빛을 낸다는 점이었다.
■ 대선경선 후보로 나서면서 내건 대표 슬로건은 무엇인가.
낡은 정치를 바꾸는 것이다. 체인지 폴리틱스(change politics)다. 동시에 세대교체다. 세대교체의 기준은 나이가 아니다. 20대라도 시대정신에 대한 문제인식이 없이 구태의연한 처신을 하거나 창의적 사고가 없으면 낡은 세대에 속한다. 박제된 틀에 갇혀 있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도전과 새로운 것 그리고 위대한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세대 교체의 기준이다. 뉴패러다임이 기준이다. 왜 낡은 정치를 바꾸어야 하는가. 낡은 정치의 결과는 부패다. 거의 매일 정치권 인사가 검찰에 소환 당하고 있다. 이 모든 낡은 정치의 결과가 개인과 국가의 비극으로 끝나고 있다. 정치 사회 경제의 모든 시스템이 부패를 시스템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면역체계가 없다. 부패 바이러스에 늘 노출되어 있다. 부패 방지는 바로 새로운 정치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 정치권에서 경제민주화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민주화는 한 마디로 '브레이크'에 비유할 수 있다. 속도 조절하는 것이 경제민주화다. 벤츠가 벤츠인 이유는 최대 속력을 내더라도 상황에 따라 브레이크 작동이 신속하게 이루어지는데 있다. 브레이크 없는 벤츠는 결국 충돌사고로 다 죽게 된다. 상황에 따라 속도를 줄이거나 낼 때가 있다. 초등학교 앞 도로에서는 벤츠라도 어린이 안전을 위해 속력을 줄여야 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대기업이 골목상권에 들어가면 안된다는 것이다. 독일의 무제한 고속도로, 즉 글로벌 경쟁에서는 무한질주할 때도 있다. 그러나 커브에서는 속도를 줄여야 할 때가 있다. 무조건적 대기업 해체는 반대입장이다. 이는 곧 또다른 분열이다. 이 브레이크 역할은 정부다. 당연히 경제민주화는 해야 한다.
■ 대통령에 당선되면 첫 방문지는 어디를 염두에 두고 있나. 또한 집권 직후 집중할 정책과제는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가.
해외순방이라면 미국이다. 한미안보동맹의 공고화 차원에서 필요하다. 국내방문의 경우, 백령도 서해다. 국가안보가 최우선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잃은 곳이다. 북한이 이런 일을 하지 못하도록 단호한 행동 의지를 보이겠다. 또한 영령과 유족들을 위로하고 싶다.
■ 현재 남북관계를 진단하고 바람직한 발전 방향에 대한 견해를 말해달라.
'남북기본합의서'에 의하면 남과 북은 국가와 국가간의 관계가 아니라 특수한 관계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현실적인 실체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의 지도부가 김정은 체제라면, 그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는 대화를 할 수 없다. 북한 지도부에 조건 없이 대화할 것을 촉구한다. 새로운 북한의 지도부가 무엇을 원하는지 한번 우리가 들어봐야 하지 않겠나. 그런 의미에서 조건 없이 서로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새로운 지도부를 만날 용의가 있다. 대화 장소로 스위스 등 중립국에서, 국제회의 등의 형태로 만나겠다.
■ 세계경제가 유로존 위기에 떨고 있다. 세계경제상황에 대한 전망과 위기극복 방안은.
세계 경제위기는 1987년 IMF, 2008년 리먼사태의 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 그리스에서 출발해 스페인, 포르투칼, 이탈리아 등의 국가 부채문제에서 발발했다. 그 결과 우리에게는 외국자본의 유동성 문제로 나타날 것이다. 우리는 IMF 이후 외국자본의 유동성을 조정할 수 있는 고리가 너무 풀어져 있다. 여기에도 '브레이크'가 더 필요하다. 안전센스를 더 달아야 한다. 금융에 대한 법망과 규제를 일차적으로 강화시켜야 한다. 이것을 못해서 나타난 게 저축은행 아닌가. 금융규제가 아주 취약하다. 대통령 된다면 금융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국내 법과 제도를 재검토해서 부패의 고리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강화할 것이다. 서민의 피눈물을 짜는 일이 없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겠다.
■ 한국경제의 시한폭탄이라고 지목되고 있는 부동산거품과 가계부채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방안이 있다면 제시해달라.
2012년 1/4분기 가계신용 기준 가계부채는 911조원을 돌파했다. 주된 원인은 주택가격 상승기대로 인한 무분별한 부동산 대출과, 교육, 통신비, 사회부담금의 지출 증가로 인한 가계수지 악화로 볼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계대출의 효율적 운용이 필요하다. 주택담보대출 관리를 위해 가계대출 구조를 고정금리 또는 장기로 전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한 부동산시장의 장기침체를 방지하기 위해 주택거래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 가계부채 비율이 매우 높은 가계는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 될 경우 개인의 순자산이 없어져 개인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장정책을 통한 일자리를 만들어 가계의 소득창출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 새누리당 경선판세는 1강4약으로 평가한다. 박근혜 후보를 제외한 4약 후보는 들러리라고까지 표현한다. 인정하는가.
불쏘시개다, 흑기사다 이런 표현을 쓰는데 불쏘시개 없이 불을 지필수있겠나. 불쏘시개 만큼 중요한 건 없다. 착각하는 것 같다. 지은 밥의 주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밥은 국민의 밥이다. 누구한테 밥을 많이 줄 것인가는 국민 판단이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결국 양극화와 민생불안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낡은 정치다. 낡은 정치는 낡은 리더십과 낡은 생각, 낡은 시스템에 머물면 변화가 없다. 개혁과 쇄신 대상은 정치다. 국민이 바라볼 때 여러 후보들이 있겠지만, 낡은 개념의 올드 리더십에게 마음을 주겠느냐, 아니면 새로운 개념의 리더십에 밥을 더 주겠느냐. 국민의 선택은 현명하다고 본다. 지금의 1강4약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다. 며칠 사이에 세상이 바뀔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 새누리당이 사당화됐다는 비판이다.
누가봐도 한마디로 떠오르는게 수렴청정이다. 조선시대 대비마마가 철없는 어린 왕을 세워놓고 좌지우지하는 그런 모습이 떠오른다. 체포동의안 부결된 이후 당이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박 후보가) 가이드라인을 줬다. "정두언은 스스로 책임지고 사태를 해결하라. 이한구는 바로 사퇴하지 말고 7월 임시국회까지 하고 마무리하라" 그런데 진짜 (당이) 그렇게 하고 있지 않나. 당 지도부가 그렇게 이끌고 있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경선후보 가운데 현역의원은 박 후보와 나 2명 뿐이다. 왜 나한테는 전화한통 안하나. 민주주의 절차와 토론문화, 치열한 논쟁 속에서 답을 이끌어내야 한다. 150명의 현역의원이 있는데 가이드라인으로 끝낸다? 당이 전반적으로 후퇴하는 모습이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 영화에 비유하자면 예고편 보면 재밌어야 본편을 보러 많이 간다. 지금 국정예고편이 펼쳐지고 있다. 국정예고편이 이런 모습이면 (훗날 국정운영이) 뻔하다. 국민이 설레임을 품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기대할 수 있겠나. 눈치 주는 사람과 눈치 보는 사람만 있는 당의 모습으론 미래가 없다.

<사진 이의종>
■ 박근혜 후보의 장단점을 평가해달라.
그분의 장점도 원칙이고 단점도 원칙이라고 본다. 그분의 원칙과 신뢰 이미지는 지도자로서 큰 강점이다. 하지만 그런 원칙들이 편의적으로 적용되는 흔적이 있다. 자기 유불리에 따라서 바뀐다는 것이다. 원칙이란게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하는데 불리하면 안하고 유리하면 하는 식으로 이해되면 곤란한다. 소위 편의주의적 원칙으로 비치면 그게 오히려 단점이 된다. 고무줄 원칙으로 비치면…
■ 박 후보의 역사인식을 놓고 정치권이 논란 중이다. 5·16과 유신에 대한 역사인식이 특히 논란인데.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자질이 올바른 역사인식이다. 긴 역사를 놓고 보면 그렇게 몸부림치고 싸우는 건 올바른 역사로 가기 위함이다. 이런게 명확치 않다면 자칫 지금 발전하는 것 같지만 왜곡된 발전이 될 수 있다. 5·16은 분명한 군사쿠데타다. 헌정질서를 파괴한 것이다. 올바른 역사인식과 대통령의 딸로서 평가는 다르다. 평가는 국민과 역사가 하겠지만, 5·16 그 자체는 헌정질서 파괴이자 쿠데타다. 백과사전에 뭐라고 나와있나. 어린이도 안다. 그게 쿠데타라는 건. 박정희 대통령이 쿠데타 이후 절차적 민주주의를 통해 공인받았지만 그 이후 또다시 절차적 민주주의를 어긴 유신을 단행했다. 이건 거듭 헌정질서를 파괴한 것이다. 박정희가 무조건 옳다, 노무현이 무조건 옳다, 이건 그릇된 것이다. 공과 과를 구분해야한다. 반성할 건 반성하고 뛰어넘을 건 뛰어넘어야 한다. 그 바탕 위에서 미래로 갈 수 있는 것이다. 아직도 (잘못된 역사로 인해) 아픈 사람이 있는데, 절망하는 사람이 있는데, 거기에 대고 구국의 혁명이라든지… 지도자는 통합을 통해 미래로 나가자는 것인데, 그래서 통합이 되겠는가. 상생발전하자는 말 이전에 해원이 전제돼야 한다. 원한을 풀어준 다음에야 발전이 가능하다. 명확한 역사인식, 이것을 가져야 지도자 자격이 있다.
■ 개헌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87년 체제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반드시 개헌해야 한다. 5년 단임제는 책임정치를 하는데 한계가 있다. 임기 2∼3년 지나면 바로 레임덕이 온다. 중간평가 받을 기회가 없다. 또 우리 사회가 지역 세대 성별 남북 등 굉장히 복잡하다. 이런 복잡한 문제를 풀려면 4년중임 정부통령제와 결선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 결선투표제는 통합을 위해서다. 그동안 압도적 과반 지지를 받은 대통령이 없었다. 국민통합의 의미가 결여됐다는 것이다.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면 정책연대도 가능하다. 정부통령제를 통해 지역 성별 남북통합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호남대통령과 영남부통령이 나올 수 있다. 동시에 소선구제도 바꿔야 한다.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소선구제에서) 한 사람만 선출하는 건 민의를 왜곡하는 것이다. 중대선거구제로 변해야한다.
■ 젊은세대가 불투명한 미래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받는 김 후보가 젊은이들에게 조언해준다면.
한마디로 미안하다. 낡은 정치구조, 기득권 구조가 젊은이들의 기회와 도전을 막고 있다. 그래도 지금 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노력이 훗날 엄청난 자기 에너지로 작용한다. 아픔에 절망하지 않고 견디면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는 순간 엄청난 에너지로 작용한다. 내 경험이다. 고생스럽지만 좌절하지 말고 희망을 포기하지 말았으면 한다. 도전하자. 같이.
대담 성홍식 기자
정리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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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후보는 이제 막 50대에 접어들었다. 가장 '어린' 대선경선 후보다. 하지만 경력은 만만치않다. 도의원과 군수를 거쳐 40대에 재선 도지사를 지냈다. 행정경험이 풍부하다는 수식을 붙여줄만 하다. 재선 국회의원이다. 중앙정치도 알만한 수준이 됐다. 40대에 국무총리 후보자가 됐다. 낙마했지만, 그의 가능성을 보여준 대목이었다.
16일 오전, 여의도 캠프에서 만났다. 훤칠한 키와 외모, 상대방을 직시하는 서글서글한 눈, 반갑게 내미는 두 손. 첫 인상이 나쁠 수 없었다. 말도 거침 없었지만 조리 있었다. 1시간동안 자신의 출마변을 또박또박 '설득'했다. 기자의 눈과 귀는 그의 입을 떠날 수 없었다. 2% 아쉬운 건, 그의 수려한 외모와 말솜씨가 유권자 앞에 내놓아야 할 정책과 고뇌보다 더 빛을 낸다는 점이었다.
■ 대선경선 후보로 나서면서 내건 대표 슬로건은 무엇인가.
낡은 정치를 바꾸는 것이다. 체인지 폴리틱스(change politics)다. 동시에 세대교체다. 세대교체의 기준은 나이가 아니다. 20대라도 시대정신에 대한 문제인식이 없이 구태의연한 처신을 하거나 창의적 사고가 없으면 낡은 세대에 속한다. 박제된 틀에 갇혀 있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도전과 새로운 것 그리고 위대한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세대 교체의 기준이다. 뉴패러다임이 기준이다. 왜 낡은 정치를 바꾸어야 하는가. 낡은 정치의 결과는 부패다. 거의 매일 정치권 인사가 검찰에 소환 당하고 있다. 이 모든 낡은 정치의 결과가 개인과 국가의 비극으로 끝나고 있다. 정치 사회 경제의 모든 시스템이 부패를 시스템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면역체계가 없다. 부패 바이러스에 늘 노출되어 있다. 부패 방지는 바로 새로운 정치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 정치권에서 경제민주화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민주화는 한 마디로 '브레이크'에 비유할 수 있다. 속도 조절하는 것이 경제민주화다. 벤츠가 벤츠인 이유는 최대 속력을 내더라도 상황에 따라 브레이크 작동이 신속하게 이루어지는데 있다. 브레이크 없는 벤츠는 결국 충돌사고로 다 죽게 된다. 상황에 따라 속도를 줄이거나 낼 때가 있다. 초등학교 앞 도로에서는 벤츠라도 어린이 안전을 위해 속력을 줄여야 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대기업이 골목상권에 들어가면 안된다는 것이다. 독일의 무제한 고속도로, 즉 글로벌 경쟁에서는 무한질주할 때도 있다. 그러나 커브에서는 속도를 줄여야 할 때가 있다. 무조건적 대기업 해체는 반대입장이다. 이는 곧 또다른 분열이다. 이 브레이크 역할은 정부다. 당연히 경제민주화는 해야 한다.
■ 대통령에 당선되면 첫 방문지는 어디를 염두에 두고 있나. 또한 집권 직후 집중할 정책과제는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가.
해외순방이라면 미국이다. 한미안보동맹의 공고화 차원에서 필요하다. 국내방문의 경우, 백령도 서해다. 국가안보가 최우선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잃은 곳이다. 북한이 이런 일을 하지 못하도록 단호한 행동 의지를 보이겠다. 또한 영령과 유족들을 위로하고 싶다.
■ 현재 남북관계를 진단하고 바람직한 발전 방향에 대한 견해를 말해달라.
'남북기본합의서'에 의하면 남과 북은 국가와 국가간의 관계가 아니라 특수한 관계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현실적인 실체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의 지도부가 김정은 체제라면, 그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는 대화를 할 수 없다. 북한 지도부에 조건 없이 대화할 것을 촉구한다. 새로운 북한의 지도부가 무엇을 원하는지 한번 우리가 들어봐야 하지 않겠나. 그런 의미에서 조건 없이 서로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새로운 지도부를 만날 용의가 있다. 대화 장소로 스위스 등 중립국에서, 국제회의 등의 형태로 만나겠다.
■ 세계경제가 유로존 위기에 떨고 있다. 세계경제상황에 대한 전망과 위기극복 방안은.
세계 경제위기는 1987년 IMF, 2008년 리먼사태의 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 그리스에서 출발해 스페인, 포르투칼, 이탈리아 등의 국가 부채문제에서 발발했다. 그 결과 우리에게는 외국자본의 유동성 문제로 나타날 것이다. 우리는 IMF 이후 외국자본의 유동성을 조정할 수 있는 고리가 너무 풀어져 있다. 여기에도 '브레이크'가 더 필요하다. 안전센스를 더 달아야 한다. 금융에 대한 법망과 규제를 일차적으로 강화시켜야 한다. 이것을 못해서 나타난 게 저축은행 아닌가. 금융규제가 아주 취약하다. 대통령 된다면 금융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국내 법과 제도를 재검토해서 부패의 고리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강화할 것이다. 서민의 피눈물을 짜는 일이 없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겠다.
■ 한국경제의 시한폭탄이라고 지목되고 있는 부동산거품과 가계부채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방안이 있다면 제시해달라.
2012년 1/4분기 가계신용 기준 가계부채는 911조원을 돌파했다. 주된 원인은 주택가격 상승기대로 인한 무분별한 부동산 대출과, 교육, 통신비, 사회부담금의 지출 증가로 인한 가계수지 악화로 볼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계대출의 효율적 운용이 필요하다. 주택담보대출 관리를 위해 가계대출 구조를 고정금리 또는 장기로 전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한 부동산시장의 장기침체를 방지하기 위해 주택거래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 가계부채 비율이 매우 높은 가계는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 될 경우 개인의 순자산이 없어져 개인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장정책을 통한 일자리를 만들어 가계의 소득창출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 새누리당 경선판세는 1강4약으로 평가한다. 박근혜 후보를 제외한 4약 후보는 들러리라고까지 표현한다. 인정하는가.
불쏘시개다, 흑기사다 이런 표현을 쓰는데 불쏘시개 없이 불을 지필수있겠나. 불쏘시개 만큼 중요한 건 없다. 착각하는 것 같다. 지은 밥의 주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밥은 국민의 밥이다. 누구한테 밥을 많이 줄 것인가는 국민 판단이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결국 양극화와 민생불안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낡은 정치다. 낡은 정치는 낡은 리더십과 낡은 생각, 낡은 시스템에 머물면 변화가 없다. 개혁과 쇄신 대상은 정치다. 국민이 바라볼 때 여러 후보들이 있겠지만, 낡은 개념의 올드 리더십에게 마음을 주겠느냐, 아니면 새로운 개념의 리더십에 밥을 더 주겠느냐. 국민의 선택은 현명하다고 본다. 지금의 1강4약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다. 며칠 사이에 세상이 바뀔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 새누리당이 사당화됐다는 비판이다.
누가봐도 한마디로 떠오르는게 수렴청정이다. 조선시대 대비마마가 철없는 어린 왕을 세워놓고 좌지우지하는 그런 모습이 떠오른다. 체포동의안 부결된 이후 당이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박 후보가) 가이드라인을 줬다. "정두언은 스스로 책임지고 사태를 해결하라. 이한구는 바로 사퇴하지 말고 7월 임시국회까지 하고 마무리하라" 그런데 진짜 (당이) 그렇게 하고 있지 않나. 당 지도부가 그렇게 이끌고 있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경선후보 가운데 현역의원은 박 후보와 나 2명 뿐이다. 왜 나한테는 전화한통 안하나. 민주주의 절차와 토론문화, 치열한 논쟁 속에서 답을 이끌어내야 한다. 150명의 현역의원이 있는데 가이드라인으로 끝낸다? 당이 전반적으로 후퇴하는 모습이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 영화에 비유하자면 예고편 보면 재밌어야 본편을 보러 많이 간다. 지금 국정예고편이 펼쳐지고 있다. 국정예고편이 이런 모습이면 (훗날 국정운영이) 뻔하다. 국민이 설레임을 품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기대할 수 있겠나. 눈치 주는 사람과 눈치 보는 사람만 있는 당의 모습으론 미래가 없다.

<사진 이의종>
■ 박근혜 후보의 장단점을 평가해달라.
그분의 장점도 원칙이고 단점도 원칙이라고 본다. 그분의 원칙과 신뢰 이미지는 지도자로서 큰 강점이다. 하지만 그런 원칙들이 편의적으로 적용되는 흔적이 있다. 자기 유불리에 따라서 바뀐다는 것이다. 원칙이란게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하는데 불리하면 안하고 유리하면 하는 식으로 이해되면 곤란한다. 소위 편의주의적 원칙으로 비치면 그게 오히려 단점이 된다. 고무줄 원칙으로 비치면…
■ 박 후보의 역사인식을 놓고 정치권이 논란 중이다. 5·16과 유신에 대한 역사인식이 특히 논란인데.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자질이 올바른 역사인식이다. 긴 역사를 놓고 보면 그렇게 몸부림치고 싸우는 건 올바른 역사로 가기 위함이다. 이런게 명확치 않다면 자칫 지금 발전하는 것 같지만 왜곡된 발전이 될 수 있다. 5·16은 분명한 군사쿠데타다. 헌정질서를 파괴한 것이다. 올바른 역사인식과 대통령의 딸로서 평가는 다르다. 평가는 국민과 역사가 하겠지만, 5·16 그 자체는 헌정질서 파괴이자 쿠데타다. 백과사전에 뭐라고 나와있나. 어린이도 안다. 그게 쿠데타라는 건. 박정희 대통령이 쿠데타 이후 절차적 민주주의를 통해 공인받았지만 그 이후 또다시 절차적 민주주의를 어긴 유신을 단행했다. 이건 거듭 헌정질서를 파괴한 것이다. 박정희가 무조건 옳다, 노무현이 무조건 옳다, 이건 그릇된 것이다. 공과 과를 구분해야한다. 반성할 건 반성하고 뛰어넘을 건 뛰어넘어야 한다. 그 바탕 위에서 미래로 갈 수 있는 것이다. 아직도 (잘못된 역사로 인해) 아픈 사람이 있는데, 절망하는 사람이 있는데, 거기에 대고 구국의 혁명이라든지… 지도자는 통합을 통해 미래로 나가자는 것인데, 그래서 통합이 되겠는가. 상생발전하자는 말 이전에 해원이 전제돼야 한다. 원한을 풀어준 다음에야 발전이 가능하다. 명확한 역사인식, 이것을 가져야 지도자 자격이 있다.
■ 개헌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87년 체제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반드시 개헌해야 한다. 5년 단임제는 책임정치를 하는데 한계가 있다. 임기 2∼3년 지나면 바로 레임덕이 온다. 중간평가 받을 기회가 없다. 또 우리 사회가 지역 세대 성별 남북 등 굉장히 복잡하다. 이런 복잡한 문제를 풀려면 4년중임 정부통령제와 결선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 결선투표제는 통합을 위해서다. 그동안 압도적 과반 지지를 받은 대통령이 없었다. 국민통합의 의미가 결여됐다는 것이다.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면 정책연대도 가능하다. 정부통령제를 통해 지역 성별 남북통합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호남대통령과 영남부통령이 나올 수 있다. 동시에 소선구제도 바꿔야 한다.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소선구제에서) 한 사람만 선출하는 건 민의를 왜곡하는 것이다. 중대선거구제로 변해야한다.
■ 젊은세대가 불투명한 미래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받는 김 후보가 젊은이들에게 조언해준다면.
한마디로 미안하다. 낡은 정치구조, 기득권 구조가 젊은이들의 기회와 도전을 막고 있다. 그래도 지금 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노력이 훗날 엄청난 자기 에너지로 작용한다. 아픔에 절망하지 않고 견디면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는 순간 엄청난 에너지로 작용한다. 내 경험이다. 고생스럽지만 좌절하지 말고 희망을 포기하지 말았으면 한다. 도전하자. 같이.
대담 성홍식 기자
정리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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