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4개국을 순방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콜롬비아를 첫 국빈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탑에 헌화하고, 참전용사들과 만나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이날은 한국시각으로 6·25를 하루 앞둔 시점이어서 더욱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이 대통령은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 한국전 참전국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도 이를 적극 홍보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참전국 16개국 가운데 이번 콜롬비아 방문을 계기로 13개국을 방문하는 남다른 기록을 세웠다.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남아공 등 첫 방문국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랄까. 참전국 순례(?)에 과하게 의미를 부여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콜롬비아 방문을 우리나라 정상의 참전국 방문 마무리이자 완성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참전국 순례, 보은외교가 59년만에 완성됐다'는 취지의 현지발 기사가 국내로 타전됐다. 그러나 밤사이 사실관계(팩트)는 달라졌다.
16개국 가운데 룩셈부르크가 빠졌다는 점이 뒤늦게 확인됐다. 비록 도시국가라지만 엄연히 16개 참전국 중 하나라는 점은 변할 수 없는 사실이고, 어떤 한국 대통령도 방문한 적이 없다.
부랴부랴 일부 기사는 '사실상 마무리'로 수정됐다.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적극 홍보하려는 정부관계자들의 입장은 충분히 수긍이 간다. 임기말이라 더욱 간절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관계(팩트)가 틀려서는 안될 말이다.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더군다나 역지사지로 룩셈부르큭 참전용사나 유가족들이 이런 보도를 접했다면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임기말 대통령을 잘 보좌하는 것은 부풀리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 아닐까.
정치팀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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