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들이는 인력 동원 · 후보신격화·'카더라' 신상털기, 자칫 역풍
여야 후보들 새로운 방식 고민 … 명함 없애고<박근혜>, 문 열고<문재인>, 손 잡고<손학규>
#1. "대통령 후보님이 입장할 때, 악수 청하지 마세요. 카메라 가로막지 마세요. 그리고 저기 할아버지, 지방에서 올라온 손님들이 카메라에 잘 나오게 뒤로 물러나세요."
"뭐야, 재수 없다! 벌써 대통령 된 줄 착각하나 봐."
(A예비후보 대선출마 선언 현장.)
#2. "B씨는 사생활이 복잡하다. 그의 문란한 생활을 목격한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럼 그걸 본 사람이 직접 증언하라고 그래. B씨와 경쟁하는 정치인이 아르바이트 학생들에게 시켜서 '카더라'만 퍼뜨리게 하지 말고. 사생활 캘 시간 있으면 정책토론이나 제대로 할 것이지."
(B예비후보에 대한 30대 유권자 대화)
2012년 대선 과정에서는 이른바 '3대 관행'이 구태로 찍힐 전망이다. 갈비탕 조직 동원, 후보 신격화, 그리고 '카더라' 신상 털기가 그것이다. 이 세 가지 관행은 각각 △돈 정치, 공학적 선거운동 △권위주의 △악의적 네거티브를 상징한다.

<민주통합당 김두관, 문재인, 손학규, 박준영, 정세균(왼쪽부터) 등 5인의 대선 경선후보들이 1일 오전 각각 송파 한농연, 대방동 여성플라자, 여의도 대선캠프, 국회 정론관, 세종로 프레스센터에서 자신의 정책과 관련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최근 일부 예비후보 캠프에서 이 방법을 다시 꺼내고 있지만, 자칫하면 젊은 유권자 반감을 사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새 정치'를 시도해야, 미래주자로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갈비탕 조직'과 '동원 선거'는 지난 2007년 대선에서부터 예비후보들을 괴롭혔고, 결국 이명박 정권에까지 부담이 됐다.
지난 대선에서 당시 여야 예비 후보들의 말 못할 고민거리는 다름 아닌 '실탄'(돈)이었다. 전국순회 경선을 치르려면 각 지역에 조직을 구축해야 하는데, 여기에 들어갈 비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A예비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식당에 50명 모아놓고 갈비탕 한 그릇, 소주 몇 잔씩 먹어도 그 비용이 수십만원에 달했다"며 "이를 몇 번만 반복하면 수천만원이 금방 '깨졌다'"고 회고했다. 또 B예비후보는 C의원에게 '자금 조달'을 부탁했으며, D예비후보측은 '차량 동원 선거운동' 의혹에 휩싸였다. 이때 빚어진 논란은 아직까지 일부 유력 정치인에게 꼬리표로 달려있고, 일부 측근 의원들은 검찰 수사를 받았다.
2007년 대선에서 유력 대선주자였던 이명박 후보 캠프측은 상대적으로 자금이 풍부했고, 이 후보와의 연관성을 강조하는 이른바 '이명박 명함'이 수천장 수만명 나돌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명박 선거 캠프의 핵심들은 정권 말기에 잇따라 돈과 연관된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고, '대선자금' 논란이 일면서 대통령의 도덕성에 상처를 입혔다.
이에 따라 2012년 대선 예비후보들은, 조직선거의 폐해를 상대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는 '명함 안만들기'를 선언했다. '줄세우기 및 친박 중심의 배타적 조직 구축'을 지양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셈이다.
더불어 이는 '박근혜의 이름을 빌어' 본인의 이익을 취하려는 사람과 선을 긋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명박 정권에서의 각종 문제를 '반면교사'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후보들도 새로운 조직 구축과 선거운동을 고민하고 있다. 일례로 문재인 후보는 역발상 선거캠프를 구축하고 있다.
'선거운동원들이 식당에 지지자를 불러 모으는 방식' 이 아니라, 거꾸로 '지지자들이 캠프로 찾아오는 방법'이다. 4·11 총선 과정에서 도입했던 '문이 열린 캠프'가 그것으로, 사무실에 작은 의자와 책상을 마련해 놓고 방문객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차를 마시면서 대화하는 방법이다. 이 과정에 필요한 것은, 정수기의 물, 종이컵, 녹차 티백이나 커피믹스 정도다.
문 후보는 또 대선 출마선언문 작성 과정에서부터 지지자들이 참여하는 방식을 시도했다.
손학규 후보는 최근 '인터넷 소통'과 '정책 토론'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 참여 정책 토론을 유도하는 '위키폴리시'를 개설했고, 전국 순회 활동에서도 '젊은 직장인과의 정책 간담회'에 집중하고 있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격렬한 토론과 치열한 대화가 가능한 방식을 고민해 선택한 셈이다.
앞서 손 후보는 민주당 대표 시절에도 유난히 '재래시장에서의 알뜰한 밥 모임'을 강조했는데, 이로 인해 한 측근은 전국 시장의 모든 순대국을 먹어봤다고 한다.
김두관 후보는 최근 '앱'을 통한 홍보에 속도를 내고, 정세균 후보는 뉴미디어를 활용해 젊은 대중과의 접촉을 넓히고 있다.
박준영 후보도 국회에서의 기자회견, 농민과 대화를 통해 '알뜰한 선거'를 시도중이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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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후보들 새로운 방식 고민 … 명함 없애고<박근혜>, 문 열고<문재인>, 손 잡고<손학규>
#1. "대통령 후보님이 입장할 때, 악수 청하지 마세요. 카메라 가로막지 마세요. 그리고 저기 할아버지, 지방에서 올라온 손님들이 카메라에 잘 나오게 뒤로 물러나세요."
"뭐야, 재수 없다! 벌써 대통령 된 줄 착각하나 봐."
(A예비후보 대선출마 선언 현장.)
#2. "B씨는 사생활이 복잡하다. 그의 문란한 생활을 목격한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럼 그걸 본 사람이 직접 증언하라고 그래. B씨와 경쟁하는 정치인이 아르바이트 학생들에게 시켜서 '카더라'만 퍼뜨리게 하지 말고. 사생활 캘 시간 있으면 정책토론이나 제대로 할 것이지."
(B예비후보에 대한 30대 유권자 대화)
2012년 대선 과정에서는 이른바 '3대 관행'이 구태로 찍힐 전망이다. 갈비탕 조직 동원, 후보 신격화, 그리고 '카더라' 신상 털기가 그것이다. 이 세 가지 관행은 각각 △돈 정치, 공학적 선거운동 △권위주의 △악의적 네거티브를 상징한다.

<민주통합당 김두관, 문재인, 손학규, 박준영, 정세균(왼쪽부터) 등 5인의 대선 경선후보들이 1일 오전 각각 송파 한농연, 대방동 여성플라자, 여의도 대선캠프, 국회 정론관, 세종로 프레스센터에서 자신의 정책과 관련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최근 일부 예비후보 캠프에서 이 방법을 다시 꺼내고 있지만, 자칫하면 젊은 유권자 반감을 사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새 정치'를 시도해야, 미래주자로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갈비탕 조직'과 '동원 선거'는 지난 2007년 대선에서부터 예비후보들을 괴롭혔고, 결국 이명박 정권에까지 부담이 됐다.
지난 대선에서 당시 여야 예비 후보들의 말 못할 고민거리는 다름 아닌 '실탄'(돈)이었다. 전국순회 경선을 치르려면 각 지역에 조직을 구축해야 하는데, 여기에 들어갈 비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A예비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식당에 50명 모아놓고 갈비탕 한 그릇, 소주 몇 잔씩 먹어도 그 비용이 수십만원에 달했다"며 "이를 몇 번만 반복하면 수천만원이 금방 '깨졌다'"고 회고했다. 또 B예비후보는 C의원에게 '자금 조달'을 부탁했으며, D예비후보측은 '차량 동원 선거운동' 의혹에 휩싸였다. 이때 빚어진 논란은 아직까지 일부 유력 정치인에게 꼬리표로 달려있고, 일부 측근 의원들은 검찰 수사를 받았다.
2007년 대선에서 유력 대선주자였던 이명박 후보 캠프측은 상대적으로 자금이 풍부했고, 이 후보와의 연관성을 강조하는 이른바 '이명박 명함'이 수천장 수만명 나돌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명박 선거 캠프의 핵심들은 정권 말기에 잇따라 돈과 연관된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고, '대선자금' 논란이 일면서 대통령의 도덕성에 상처를 입혔다.
이에 따라 2012년 대선 예비후보들은, 조직선거의 폐해를 상대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는 '명함 안만들기'를 선언했다. '줄세우기 및 친박 중심의 배타적 조직 구축'을 지양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셈이다.
더불어 이는 '박근혜의 이름을 빌어' 본인의 이익을 취하려는 사람과 선을 긋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명박 정권에서의 각종 문제를 '반면교사'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후보들도 새로운 조직 구축과 선거운동을 고민하고 있다. 일례로 문재인 후보는 역발상 선거캠프를 구축하고 있다.
'선거운동원들이 식당에 지지자를 불러 모으는 방식' 이 아니라, 거꾸로 '지지자들이 캠프로 찾아오는 방법'이다. 4·11 총선 과정에서 도입했던 '문이 열린 캠프'가 그것으로, 사무실에 작은 의자와 책상을 마련해 놓고 방문객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차를 마시면서 대화하는 방법이다. 이 과정에 필요한 것은, 정수기의 물, 종이컵, 녹차 티백이나 커피믹스 정도다.
문 후보는 또 대선 출마선언문 작성 과정에서부터 지지자들이 참여하는 방식을 시도했다.
손학규 후보는 최근 '인터넷 소통'과 '정책 토론'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 참여 정책 토론을 유도하는 '위키폴리시'를 개설했고, 전국 순회 활동에서도 '젊은 직장인과의 정책 간담회'에 집중하고 있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격렬한 토론과 치열한 대화가 가능한 방식을 고민해 선택한 셈이다.
앞서 손 후보는 민주당 대표 시절에도 유난히 '재래시장에서의 알뜰한 밥 모임'을 강조했는데, 이로 인해 한 측근은 전국 시장의 모든 순대국을 먹어봤다고 한다.
김두관 후보는 최근 '앱'을 통한 홍보에 속도를 내고, 정세균 후보는 뉴미디어를 활용해 젊은 대중과의 접촉을 넓히고 있다.
박준영 후보도 국회에서의 기자회견, 농민과 대화를 통해 '알뜰한 선거'를 시도중이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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