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폭염대비 독거노인 가구별 방문
가가호호 찾아가 건의사항 듣는 현장소통
"날이 이렇게 더운데 견딜 만하세요? 비가 올 때 물이 집안으로 들어오지는 않습니까?" "몸을 움직이려고 매일 복지관에 다녀요." "건강관리도 철저히 하시고 혈압도 안정적이세요."
서울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린 지난 1일 오후 5시 서초구 방배3동의 지하방. 진익철 서초구청장이 차상위계층인 정복순(80) 할머니가 혼자 사는 집을 찾았다. 지난달 말부터 폭염 관련 안전사고 등에 대비해 냉방시설이 열악한 독거노인 가구를 방문, 실태점검에 나선 참이다. 권영현 보건소장이 동행해 간단한 건강검진을 하고 강영순 방배3동 부녀회장이 부녀회에서 준비한 수박을 대접했다.
정 할머니에 앞서서 일행은 인근 주복연(74) 할머니 집을 찾아 어려운 사정을 들었고 두 집을 오가는 중에는 지난해 수해 현장을 들러 복구상황을 살폈다. 구청장 답변은 한결같았다. 진 구청장은 "혹여 문제가 생기면 동장에게 연락을 하시라"며 "반응이 느리다 싶으면 여기 이 번호로 전화를 하면 된다"고 자신의 명함을 건넸다.
골목에서 복지관에서 마주친 주민들은 난생 처음 구청장이나 구 간부들을 개별로 만난다고 어려워하면서도 요구사항을 털어놨다. 빌라 반지하에 사는 주 할머니는 "항상 어두컴컴한 지하에서만 살아왔다"며 "햇볕이 들어오는 방에서 살고 싶다"고 호소했다. 또다른 반지하 거주주민은 대문에 물막이판을 설치했지만 도로가 경사져 비가 오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간부들이 현장에서 문제를 듣고 점검하기 때문에 대처는 빠르다. 구는 주 할머니를 위해 SH공사에서 제공하는 매입형 임대주택을 알아보기로 했고 도로보다 낮은 주택에 사는 주민들을 위해 도로를 가로지르는 넓은 빗물받이를 설치하기로 했다. 공사용 대형차가 지나느라 꺼진 도로와 빗물받이는 즉각 교체할 방침이다.
이날 일정은 구에서 지정한 지역 내 무더위쉼터인 방배노인종합복지관에 들러 이용자들 반응을 확인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더위에 지친 홀몸노인들은 물론 영양소를 고루 갖춘 식단 때문에 방문하는 주민들, 젖먹이를 위한 공간을 찾아온 젊은 엄마까지 무더위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곳이다.
이현숙 관장은 "시간당 30여명, 하루 평균 200여명이 이용한다"며 "날이 더워지면서 낮시간대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찾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청장을 비롯한 서초구 간부들이 개별방문을 하는 건 드문 일이 아니다. 지난해 연말부터 18개 동장을 중심으로 간부들이 각 가정을 찾아가 주민들이 불편해하는 점을 살피는 '가가호호 방문'(Door to Door Visit)을 진행해오고 있다. 간부들만으로 문제 해결이 어렵겠다 싶은 가정에는 구청장이 방문한다. 폭염 안전대책을 살핀 이번 방문도 그 일환이다.

<서초구가 폭염에="" 대비해="" 홀몸노인="" 가정을="" 방문하고="" 무더위쉼터를="" 점검했다.="" 진익철(가운데)="" 구청장이="" 지난="" 1일="" 무더위쉼터="" 중="" 한곳인="" 방배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아="" 주민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서초구="" 제공="">
가가호호 방문은 평소 행정에 참여할 기회가 적은 주민들까지 폭넓게 만날 수 있도록 계절별 계층별 마을별 맞춤형으로 진행하고 있다. 연말연초에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나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중심으로, 가정의 달에는 100세 이상 노인과 효부·효자가정 다문화가정을, 장마철을 전후해서는 상습 침수가구를 찾았다.
간부들이 일반 가정을 찾는 일이 드물어 처음에는 문전박대도 당했다.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린 결과 8개월만에 1만4000세대를 방문, 1900건에 달하는 건의사항을 즉시 처리하는 성과를 거뒀다. 소년소녀가장 학생들에게는 장학금과 후원자를 연계했고 홀몸노인에게는 의료비와 방문건강관리를 연계했다.
서초구는 최근 방문 대상을 가정이 아닌 점포까지 확대했다. 가정방문때 '거리가 지저분하다'는 의견이 많아 상가 주인들을 만나 '점포 앞 청소'를 함께 하자고 설득하는 중이다. 6월 말 강남역 주변을 시작으로 양재1동 양재종합시장, 방배동 카페골목, 서초3동 교대역 먹자골목까지 벌써 여러 거리가 깨끗해졌다.
진익철 구청장은 "현장에서 듣고 해결이 가능한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해 바로 확인해주니 작은 노력이지만 주민들은 안되는 일이라도 감동한다"며 "현장이 없는 소통은 자칫 말장난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일 구청장과 함께 현장을 찾은 강영순 방배3동 부녀회장은 "말은 쉽지만 (구청장을) 쫓아가기 힘들 정도"라며 "한두번 생생만 내는 게 아니고 꾸준히 현장을 찾으니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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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호호 찾아가 건의사항 듣는 현장소통
"날이 이렇게 더운데 견딜 만하세요? 비가 올 때 물이 집안으로 들어오지는 않습니까?" "몸을 움직이려고 매일 복지관에 다녀요." "건강관리도 철저히 하시고 혈압도 안정적이세요."
서울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린 지난 1일 오후 5시 서초구 방배3동의 지하방. 진익철 서초구청장이 차상위계층인 정복순(80) 할머니가 혼자 사는 집을 찾았다. 지난달 말부터 폭염 관련 안전사고 등에 대비해 냉방시설이 열악한 독거노인 가구를 방문, 실태점검에 나선 참이다. 권영현 보건소장이 동행해 간단한 건강검진을 하고 강영순 방배3동 부녀회장이 부녀회에서 준비한 수박을 대접했다.
정 할머니에 앞서서 일행은 인근 주복연(74) 할머니 집을 찾아 어려운 사정을 들었고 두 집을 오가는 중에는 지난해 수해 현장을 들러 복구상황을 살폈다. 구청장 답변은 한결같았다. 진 구청장은 "혹여 문제가 생기면 동장에게 연락을 하시라"며 "반응이 느리다 싶으면 여기 이 번호로 전화를 하면 된다"고 자신의 명함을 건넸다.
골목에서 복지관에서 마주친 주민들은 난생 처음 구청장이나 구 간부들을 개별로 만난다고 어려워하면서도 요구사항을 털어놨다. 빌라 반지하에 사는 주 할머니는 "항상 어두컴컴한 지하에서만 살아왔다"며 "햇볕이 들어오는 방에서 살고 싶다"고 호소했다. 또다른 반지하 거주주민은 대문에 물막이판을 설치했지만 도로가 경사져 비가 오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간부들이 현장에서 문제를 듣고 점검하기 때문에 대처는 빠르다. 구는 주 할머니를 위해 SH공사에서 제공하는 매입형 임대주택을 알아보기로 했고 도로보다 낮은 주택에 사는 주민들을 위해 도로를 가로지르는 넓은 빗물받이를 설치하기로 했다. 공사용 대형차가 지나느라 꺼진 도로와 빗물받이는 즉각 교체할 방침이다.
이날 일정은 구에서 지정한 지역 내 무더위쉼터인 방배노인종합복지관에 들러 이용자들 반응을 확인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더위에 지친 홀몸노인들은 물론 영양소를 고루 갖춘 식단 때문에 방문하는 주민들, 젖먹이를 위한 공간을 찾아온 젊은 엄마까지 무더위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곳이다.
이현숙 관장은 "시간당 30여명, 하루 평균 200여명이 이용한다"며 "날이 더워지면서 낮시간대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찾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청장을 비롯한 서초구 간부들이 개별방문을 하는 건 드문 일이 아니다. 지난해 연말부터 18개 동장을 중심으로 간부들이 각 가정을 찾아가 주민들이 불편해하는 점을 살피는 '가가호호 방문'(Door to Door Visit)을 진행해오고 있다. 간부들만으로 문제 해결이 어렵겠다 싶은 가정에는 구청장이 방문한다. 폭염 안전대책을 살핀 이번 방문도 그 일환이다.

<서초구가 폭염에="" 대비해="" 홀몸노인="" 가정을="" 방문하고="" 무더위쉼터를="" 점검했다.="" 진익철(가운데)="" 구청장이="" 지난="" 1일="" 무더위쉼터="" 중="" 한곳인="" 방배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아="" 주민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서초구="" 제공="">
가가호호 방문은 평소 행정에 참여할 기회가 적은 주민들까지 폭넓게 만날 수 있도록 계절별 계층별 마을별 맞춤형으로 진행하고 있다. 연말연초에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나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중심으로, 가정의 달에는 100세 이상 노인과 효부·효자가정 다문화가정을, 장마철을 전후해서는 상습 침수가구를 찾았다.
간부들이 일반 가정을 찾는 일이 드물어 처음에는 문전박대도 당했다.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린 결과 8개월만에 1만4000세대를 방문, 1900건에 달하는 건의사항을 즉시 처리하는 성과를 거뒀다. 소년소녀가장 학생들에게는 장학금과 후원자를 연계했고 홀몸노인에게는 의료비와 방문건강관리를 연계했다.
서초구는 최근 방문 대상을 가정이 아닌 점포까지 확대했다. 가정방문때 '거리가 지저분하다'는 의견이 많아 상가 주인들을 만나 '점포 앞 청소'를 함께 하자고 설득하는 중이다. 6월 말 강남역 주변을 시작으로 양재1동 양재종합시장, 방배동 카페골목, 서초3동 교대역 먹자골목까지 벌써 여러 거리가 깨끗해졌다.
진익철 구청장은 "현장에서 듣고 해결이 가능한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해 바로 확인해주니 작은 노력이지만 주민들은 안되는 일이라도 감동한다"며 "현장이 없는 소통은 자칫 말장난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일 구청장과 함께 현장을 찾은 강영순 방배3동 부녀회장은 "말은 쉽지만 (구청장을) 쫓아가기 힘들 정도"라며 "한두번 생생만 내는 게 아니고 꾸준히 현장을 찾으니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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