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스피리트여 영원하라, 프리버드 허지호 공동대표

지역내일 2012-08-17

홍대 인디신의 현재를 보다 입체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홍대 인디신과 연관된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지난 7월 31일에는 홍대 인디신의 상징적인 클럽인 '프리버드' 의 공동대표인 허지호 씨를 만났다.


클럽운영과 음악 활동을 병행하는 멀티플레이어

허지호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음악을 시작한 이래로 현재도 밴드활동을 하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그는 클럽운영과 뮤지션 활동을 병행하는 만큼, 서로 다르면서도 상호보완적인 두 영역에 대해 심도 있는 이해를 갖춘 인물이었다.

프리버드를 인수하게 된 이유를 묻자 허 대표는 "홍대 클럽 태동기인 1990년대 중반부터 신촌과 홍대 클럽의 무대에 서기 시작했었어요. 프리버드도 원래는 밴드로 무대에 서기 시작하면서 인연을 맺었죠. 당시에는 버드형(본명은 김한택 씨로 프리버드의 설립자)이 클럽 운영을 했는데, 2007년도에 버드형이 프리버드를 친한 친구에게 넘길 때 공동으로 인수하게 됐다"며 그간의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클럽 프리버드는 1995년 이래로 홍대 앞의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홍대 인디신을 대표하는 라이브 클럽이다. 자우림과 델리 스파이스 등이 이곳에서 음악 활동을 시작했고 '탑밴드'의 톡식이나 예리밴드 같은 인디신의 유명 밴드들도 프리버드의 무대를 거쳤다.

뮤지션은 음악적 색깔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인디음악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허 대표는 "글쎄요. 뮤지션이라면 자존심을 지키면서 음악적 색깔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홍대 인디신에서 활동하는 밴드들도 과거에 비해서는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밴드들이 줄고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미국이나 영국, 일본의 클럽들을 가보면, 평일에 자기일 하면서 주말에 음악하는 밴들도 많아요. 메이저 지향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거죠. 인디음악은 음악적 다양성이 핵심인 것 같다"며 자신의 인디관을 밝혔다.

뮤지션이 프리버드의 무대에 설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묻자 허 대표는 "프리버드 홈페이지 등으로 신청을 하면 일정을 조절해 오디션을 봐요." 기준이 뭔가를 묻자 "음악적 색깔, 개성"이라며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

인디 방식의 토털시스템의 구축

허 대표에게 받은 명함을 보자 프리버드 외에도 '어퍼뮤직'이란 로고가 박혀있어서 어퍼뮤직에 대한 설명을 부탁했다. 그러자 그는 "어퍼뮤직은 자체 레이블이고요. 밴드들의 음반제작을 클럽 운영과 별개로 하고 있어요. 그동안 공연부터 레코딩 음반 제작 등이 시스템화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했는데, 이젠 우리 방식의 시스템이 구축된 상태"라고 했다.

어퍼뮤직은 인디신에서 활동하는 밴드들의 음반을 그간 꾸준히 내왔는데, 1년에 2장 정도씩은 발매하는 편이라고 한다. 음반시장이 붕괴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에서 인디 뮤지션의 음반제작은 어찌보면 무모해보이기조차 했다.

허 대표는 "요즘은 저 예산으로 음반 제작이 가능하긴 한데, 사실 남들한테 사소하게 보여도, 한 장의 앨범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은 상당하거든요. 근데 이런 노력의 산물이 불법 음원으로 돌아다니거나 하면 상당히 힘 빠지죠" 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음악을 포함해 대중문화 전반에 걸친 문화적 인프라의 취약함을 또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나마 인디신에 도움이 됐던 문화콘텐츠진흥원의 인디 앨범 제작지원 프로그램도 예산이 없어져서 지원이 끊긴 상태라고 한다.

음악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지혜

허 대표는 예전부터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 음악을 평생하며 살 수 있을지'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한다. 이건 좋아하는 일과 생계문제의 해결이란 언뜻 보면 양립 불가능할 듯한 문제 앞에서 갈팡질팡하는 많은 사람의 고민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이런 실존적 문제 앞에서 부지런함으로 돌파구를 찾았다고 했다.

허 대표는 "일종의 변칙플레이라고 할 수도 있을 텐데요. 회사 생활을 하기도 하고 잠을 줄이면서 꽤 부지런히 살아온 것 같아요. 몸이 굉장히 힘들기도 했는데,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해결해 갈 수 있는지에 대한 생존의 지혜 같은 것을 터득하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같이 음악을 했던 친구들 중에 아직도 음악 활동을 하는 경우는 허 대표 본인이 유일하다고 했다.

그는 메이저가 아닌 이상은 어느 나라나 뮤지션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위해 별도의 일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일은 생활유지의 방편이기도 하고 어느 정도 긴장감을 유지하는데도 필요하다면서 뮤지션의 가장 큰 적으로 '나태함'을 꼽았다. 이제 음악 활동을 시작하는 젊은 뮤지션이라면 한 번쯤 되새겨볼 만한 음악 선배의 조언이다.

프리버드는 지켜내야 할 자존심 같은 곳

허 대표는 90년대 중반부터 신촌, 홍대의 라이브 클럽에서 밴드의 멤버로 무대에 선 경험에 비추어보면, 밴드로서 활동하는 여건은 다소 좋아진 편이라고 한다. 반면 홍대에서 라이브 클럽을 운영하는 것은 이전보다 더 힘들어진 편이라고 한다.

음악과 미술 등 예술적 분위기가 흘러넘치던 90년대에 비하면, 현재의 홍대 분위기는 여느 상업공간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한다. 실제로 프리버드가 위치한 클럽 주변에도 밤만 되면 삐끼들이 등장할 정도로 상업화의 극을 달리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대자본의 침투와 부동산업자들의 개입 탓에 임대료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서 홍대를 떠나는 문화인들도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란다.

허 대표는 "뮤지션 입장이기도 하기 때문에, 음악 활동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설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해야 한다는 책임감 같은 걸 많이 느껴요. 주중에는 클럽을 대관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운영은 맞춰가고 있어요. 수익은 클럽이 아니라 다른 쪽에 내는 편이죠. 어쨌든 프리버드는 록스피리트의 상징적인 공간 같은 곳이어서 힘든 일이 있어도 사수할 생각"이라며 의연한 표정을 지었다. 허 대표에게서 밴드 음악과 프리버드에 대한 강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프리버드 허지호 공동대표는?

홍대 인디신의 상징적 공간인 클럽 프리버드의 공동대표로 활동하면서 음반기획, 제작 등의 작업도 병행 중인 멀티플레이어다. 그러나 모든 활동의 중심은 여전히 밴드인 현역 뮤지션이기도 하다. <연예부 남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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