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요 많은 수도권에 발전소 짓자

지역내일 2012-08-29

김성진/한국중부발전(주) 관리본부장

어느 시인이 말한 것처럼 '백일(白日)이 불사신같이 작열하는' 무더위로 점철된 여름이었다.

아스팔트는 후끈 달아올라 연신 아지랑이를 피워 올리고, 바다에서는 심각한 적조가 발생했고 강에서는 녹조가 생겨나 식수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밤에도 식지 않은 열기로 인해 한강 시민공원은 부채를 부쳐대는 시민들로 넘쳐났고, 에어컨 실외기 역시 밤낮없이 팬을 돌려대느라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절전 경고가 발령되었다.

전력예비율이 몇 퍼센트 밑으로 떨어졌으니 냉방기기 가동을 멈추고 필요 없는 조명과 전기기기의 전원을 꺼주길 바란다는 안내가 연신 들려왔다.

수요관리론 한계, 매듭은 공급 증대로 풀어야

사무실마다 냉방기기는 가동을 멈췄고 심지어 조명을 끈 상태로 근무를 하는 사무실의 풍경도 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정부는 200여 곳의 공장들의 생산을 멈추고 블랙아웃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곤 했다.

전국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발전소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매일이 비상이었다. 한전을 비롯해 정부당국, 그리고 산업현장 아니 전국민이 폭증하는 전기수요를 관리하느라 여념이 없었고, 그 고통을 고스란히 분담해야 했다.

발전소는 정비기간을 조정하면서까지 전력예비율을 끌어올리느라 고심했고, 산업현장과 공공기관들은 절전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면서도 냉방기기 가동을 자제해야 했다.

문제는 이러한 수요급증과 전력 부족난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특히 이상고온 현상이 매년 반복되어 우리나라의 기후가 점차 아열대로 바뀌는 상황이다. 대국민 홍보와 전기요금 인상 등을 통한 수요 억제만으로는 근본적으로 전력 부족난을 해소하기가 매우 어렵다. 또한 기업에 돈을 주고 전기에 대한 수요관리를 하는 것도 임시방편일 뿐이다.

따라서 문제의 매듭은 공급 증대로부터 풀어나가야 바람직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에너지 과소비에 대한 수요관리도 놓치지 말아야 하겠지만 발전소를 짓고 전력 생산을 늘려 수요에 맞는 공급을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발전소 건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팽배해 있는 까닭에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공급 증대로 이어지기까지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전체 전력 소비량의 35~40%를 차지하는 수도권에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발전소 건설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단적인 예로, 서울에는 발전소가 당인리발전소라 불리던 서울화력 단 한곳뿐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 이외의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끌어오려다 보니 송전과정에서 상당한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증가될 공급은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 지역에서 실현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그게 어렵다면 적어도 공공의 이익 차원에서 발전소 건설에 대한 저항요인을 줄여나가야 한다.

발전소들, 올 여름 미뤄둔 예방정비 기다려

공급증가 없이는 항상 제2의 9·15 정전사태에 대한 부담을 안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매년 여름마다 되풀이되는 전력난이 눈에 보이는 상황이다. 이 상태라면 내년 여름에도 산업체 공장들은 가동·정지를 되풀이해야 할 것이고, 사무실의 에어컨도 전기를 아끼느라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근래 며칠은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기운이 든다. 덕분에 전력난은 한숨 돌린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작년 겨울의 혹한을 떠올리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지난 겨울 난방용 전기 소비량 또한 연일 피크를 경신하는 기록을 세웠다. 게다가 발전소들은 올 여름 미뤄둔 예방정비를 기다리고 있다. 부족한 공급에 올 겨울 또 다시 모진 전력난에 시달릴까 벌써부터 두려움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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