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마을이야기4-성남 태평4동 마을신문 ‘한울신문’ 이야기

지역내일 2012-09-02 (수정 2012-09-02 오후 5:52:54)


마을과 사람을 이어주는 가장 큰 신문






 성남이 개발되면서 가장 먼저 생긴 동네인 수정구 태평동. ‘근심 걱정 없는 태평한 지역을 만들자’는 뜻으로 동네의 명칭은 숯골이라는 자연 마을에서 유래했다.
과거 마을 계곡 주변으로 울창한 나무를 이용해 숯을 굽는 마을이 형성되면서 이 일대 모두를 탄리 또는 탄동이라 불렀단다.
이후 1970년대 수도권 정비 일환으로 광주대단지가 건설되면서 서울 지역 주민이 집단 이주했고 얼마 안가 성남출장소가 시로 승격되면서 새롭게 동을 만들어 지금의 태평동으로 불리게 되었다. 옛 성남시청이 위치한 동네이기도 한 태평동은 이후 시청사 이전과 더불어 상권이 조금씩 쇠하기도 했지만 성남의 첫 마을이라는 상징성으로 다양한 문화적 실험이 진행돼 오기도 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는 우리 동네 문화공동체 만들기 사업으로 성남문화재단에서 진행한 ‘예술 태평동에서 노닐다’가 진행됐었다. 또 태평4동의 ‘한울신문’, 영상뉴스 ‘꿈꾸는 아이들’과 기존의 예술 작품을 지역 작가가 다시 그려 골목길에 전시한 ‘골목 미술관’ 등 다양한 문화 예술 프로젝트가 꽃을 피웠었다.

한울신문, 지역을 잇는 첫 다리



그중 2012년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태평4동 마을신문인 ‘한울신문’은 무엇보다 마을 아이들이 주체가 되어 만든 신문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올해로 6년차 발행되고 있는 신문은 지역에서의 성과를 인정받아 성남문화재단의 문화예술지원금을 받아 당당히 진행되는 마을 사업.
작년엔 새로이 박지선(37ㆍ태평동) 강사가 투입돼 마을신문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회복, 태평4동 아이들과 함께 마을을 알리고 전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작년만 하더라도 신문이 4페이지에 불과했어요. 그러다가 아이들과 함께 지역에서 벌어지는 소소하지만 재미난 이야기, 소개하고픈 마을 사람들을 발굴하고 알린 성과가 인정돼 올해는 8페이지로 늘어난 명실상부한 마을신문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죠.” 그 역시 태평동 주민이기도 한 박 강사의 소개다.
10명으로 시작한 어린이 기자도 올해는 18명으로 충원했고 태평4동에 위치한 금빛 초등학교과 연계해 마을신문은 이제 마을의 자랑이자 긍지가 되고 있다.
“우리가 성남이라는 지역에 살고는 있지만 곳곳에서 벌어지는 작고 소소한 이야기나 사람들 이야기, 골목 이야기들은 잘 모르잖아요. 한울신문은 마을 사람들이 살아가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취재해 아이들의 시선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소소하지만 정감어린 마을 그리고 사람이야기
아이들의 눈높이로 바라본 마을은 구석구석 사람들이 살아가는 생동감 있는 이야기로 넘쳐난다. 그래서 신문은 소박하지만 정감어린 내용들로 채워진다. 옥상 텃밭을 실하게 가꾼 마을 아저씨가 소개되고 셋째를 임신한 동네 아줌마의 출산스토리도 취재대상이다.
아이들이 읽은 책을 소개하거나, 지역 미술관과 도서관을 탐방해 취재기도 올린다. 마을에 특별한 행사나 공연이 있어도 좋은 취재거리가 된다.
지난번 7월호에는 성남여중 펜싱부 김미진 언니를 인터뷰 했다는 윤예진(초등6년) 기자는 “올림픽과 더불어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서인지 취재 후 반응이 뜨거웠다”고 전한다.
그런가 하면 아동작가를 만나 강연도 듣고 작품에 대한 궁금증과 저마다 궁금했던 질문을 꼼꼼히 취재해 기사로 싣기도 했다.
신문의 꼭지 제목도 마을신문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우리 동네 사람들’, ‘우리 동네 가볼만한 곳’ 그리고 ‘우리 동네 보석 같은 곳’ 등이다.
아이들이 만든 신문이라고 학급 신문 정도로 우습게보면 오산. 한 달에 2천부나 발행되는 당당한(?) 부수를 자랑하며 주민 센터를 통해 마을 곳곳으로 전파되고 있다. 
주민 센터의 이색 강좌를 싣기도 하고 마을 작은 도서관에 들어온 신간도서 소개 등 자잘하지만 누군가에겐 요긴한 정보의 다채로운 마을 소식들을 담고 있어 주민들에게 꾀 유익한 신문으로 인정받고 있다.




기획회의 거쳐 취재, 기사작성 등 마을 아이들이 주체
18명의 어린이 기자들과 박지선 강사가 매주 토요일마나 만나 신문발행 전 과정을 함께 한다. 첫 주 토요일엔 지면기획을 하면서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 아이들과 머리를 맞대고 상의한다.
이후 각자 파트를 정하고 2~3주 동안은 취재 대상을 만나거나 탐방을 진행한다. 토요일마다 주중에 진행된 사항들을 점검하고 기사수정도 하면서 신문의 골격을 갖춰나간다.
그리고 마지막 주에는 마무리 점검을 통해 신문을 발행하게 된다. 여느 신문사의 신문발행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는 한울 신문.
“우리 아이들이 직접 발로 뛰어 취재하고 기사 작성해 만든 신문입니다. 저는 옆에서 다만 코칭만 해줄 뿐이죠. 손안에 들어가는 작은 디지털 카메라도 아이들의 취재 필수품이 된지 오래죠.”
신문을 만들기 전 사전 교육을 거친 학생들이지만 막상 취재원을 만나면 어떻게 질문해야 하고 어떤 순서로 인터뷰해야 할 지 막막해 하기도 한단다. 그런데 한 두 번씩 그런 경험을 거친 아이들은 제법 능숙하게 취재도 하고, 또 기사작성도 훌륭히 해내곤 한다. 아이들이 발전하면서 재기발랄한 아이디어가 터져 나올 때, 그리고 매달 신문이 발행됐을 때의 뿌듯함은 한울신문을 쑥쑥 자라게 하는 자양분이 된다.
여기에 태평4동 주민센터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울신문이 탄생하는 회사이자 아이들에게 사랑방 같은 완소공간을 제공하기 때문.




작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마을이야기
지난 여름방학 땐 미술관이나 박물관, 지역의 체험 장소 등으로 견학을 다녔다. 좀 더 넓은 세상을 만나고 배우고 경험을 쌓기 위한 충전기간인 셈.
“작년 한해 아이들과 같이 공부도 하고 신문을 만들다 보니 함께 호흡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매달 신문이 하나하나 만들어 질 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돼  보람을 느끼죠.”
내가 사는 동네가 결국 세상과 연결돼 있음을 아는 순간, 집과 학교에서 벗어나 골목, 더 나아가 마을과 이웃마을, 그리고 점점 시선이 넓어지게 된다는 박 강사.
“그전에는 박물관에 가도 그냥 스치듯 지나가기 일쑤였던 아이들이 기사를 쓰려니까 조금 더 자세히 보게 된다고 해요. 마찬가지로 우리 동네에서 일어나는 작지만 정감어린 이야기들을 발굴하면서 주변을 살펴보는 따뜻한 시선들이 키워지더라고요.”
요즘 아이들답지 않게 예의바르고 적극적인 18명의 기자들이 박 강사는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다들 학원도 가야하고 어른보다 바쁘잖아요. 그런데 신문 만들기가 학원보다 더 좋은 경험이 될 거라 믿어주시는 어머니들 덕분에 아이들 눈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마을주민들이 보여주는 신문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 깊을수록 한울신문 팀도 책임감을 더해간다.
“앞으로는 태평동 뿐 아니라 수정구, 더 나아가 성남시 전체 어린이가 참여하는 마을신문 프로젝트로 키워갈 계획을 잡고 있어요. 아이들과 함께 마을을 넘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을 하나씩 천천히 옮겨 갈 겁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임에도 주민센터에 모여 기사작성과 수정을 거듭하는 진지한 눈빛의 한울 기자단. 오늘도 신문을 통해 마을과 세상을 잇는 작업에 누구보다 열심히 진지하게 열중하고 있었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한울신문을 만드는 열혈기자단
“동네 소식이 궁금하세요? 우리가 알려드릴께요”







태평4동 마을신문인 한울신문은 마을의 거점역할을 하는 금빛 초등학교의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다.

마을에 몇 안 되는 공공기관이다 보니 학교와 지역사회, 주민센터는 누구보다 긴밀히 연결돼 있다.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생기자를 모집하고 관심 있는 친구들이 지원을 해 교육을 받게 된다. 5~6학년 친구들을 대상으로 원하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구조.
억지로 등 떠밀려 하는 활동이 아닌,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아이들은 누구보다 자발적이고 또 의욕을 내비친다.
“마을의 다둥이 가족을 만나 취재하고 또 태평동의 보석 같은 곳으로 주민센터 옥상 쉼터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 사람들이 재미있게 봤다고 말씀해 주실 때 기뻤어요.”
한울신문 편집장 윤예진(초6)기자의 야무진 소감이다.
신문 기사를 잘 쓰기 위해 매주 토요일마다 모여서 글쓰기 공부도 하고 책도 많이 읽는 활동이 선생님이 꿈인 예진이에겐 매우 만족스런 경험들.
“마음대로 기사가 써지지 않을 때, 마감날짜에 맞춰서 기사도 고치고 수정하는 일이 힘들긴 하지만 보람도 있고 가족들이 모두 좋아해 주셔서 저도 즐거워요.”
그런가하면 변호사가 꿈인 김민선(초5)기자는 이번 달 신문에 게재할 여수엑스포 탐방기를 정리하느라 분주하다.
준혁(초6)이는 5학년부터 활동한 베테랑 기자. 책 읽고 글쓰기를 좋아해 지금 하는 일이 즐겁고 공부가 많이 된단다. 아나운서가 꿈인 수경(초5)이는 초등 3학년부터 지역에서 기자단 활동을 해온 선임기자다. 얼마 전 ‘꺼벙이 억수’의 윤수천 작가를 만나 취재했던 내용을 전하는 눈빛이 맑게 빛난다. 아이들이 내뿜는 생동 에너지로 이번 달 한울신문도 역시 기대 만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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