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국 발행인
글로벌 경제위기의 파고가 다가온다. 5년 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시작한 세계경제 위기는 남유럽 재정위기를 거쳐 선진국 전체의 재정금융위기로 번졌다. 그러나보니 그 파고가 전 지구촌으로 확대되는 조짐이다.
이제는 중국경제에 기대어 우리경제가 회복되기도 어렵게 되었다. 우리경제 스스로 이 위기를 넘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15년 전에 IMF 외환위기가 있었다. 준비 없이 갑자기 위기가 닥쳐 수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했다. 정부도 기업도 가계도 모두 뼈아픈 고통을 겪었다.
우리나라 역사상 위기를 극복한 성웅을 들라면 이순신 장군을 빼놓을 수 없다. 이순신 장군의 필사즉생(必死卽生)은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를 갖고 결단을 할 때만 즉생(卽生), '바로 산다'는 뜻이다.
아파트값 하락 따른 가계부채 위기 코앞에 닥쳐
아파트값 하락에 따른 가계부채의 위기가 바로 코앞에 닥쳤다. 이미 저축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로 주택건설업은 고사 직전이고 여기에 양극화와 중산층 붕괴로 아파트 값이 하락하면서 한국경제의 위기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당연히 소비가 위축되니 투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고, 성장도 4%에서 3% 이하로 추락하고 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주택담보가계대출을 연장하라고 연일 지시하고 있지만 임기 말에 그 말을 그대로 따를 금융기관이 얼마나 되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수출과 투자가 부진하고 성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는 비상적 대책이 필요하다"며 "정부대책이 행동으로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질책했지만 허공의 메아리일 따름이다. 유비무환의 자세 없이 괜찮다 괜찮다 하다가 갑자기 위기가 닥쳐오니 허둥대는 꼴이다.
2005~2007년 수도권에서부터 불기 시작한 아파트 붐에 너도나도 아파트를 샀다. 중산층이라면 수도권에서는 2억(34평형 시가 4억대), 비수도권에선 1억원(34평형 2억대) 정도의 은행빚을 졌다.
2억원의 대출이자가 6%라고 한다면 1200만원. 월 100만원이 이자로 나가고 원금까지 갚으려면 최소 200만원 이상을 지출해야 한다. 특히 수도권은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면서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매년 6% 이자에 하락폭 3%라고 하면 연 9%의 경제적 손실을 보는 셈이다. 이런 불만이 지난 지방자치제 선거와 총선에서 나타났다.
물론 부동산 문제는 이명박정부의 정책실패만은 아니다. 이미 참여정부 때부터 시작되었다. 2만달러 소득의 우리나라 서울 아파트 가격이 4만달러 소득의 미국 뉴욕 아파트 가격과 같다. 우리나라 아파트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급락하면 경제위기가 올 것이다. 세심하게 연착륙시키는 정부정책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사실 참여정부 최대의 실책은 부동산 붐에 따른 주택가격 급등이었다. 특히 저축은행 PF가 불을 지핀 토지가격 급등은 경제학적으로는 지주에게 막대한 부를 몰아주는 잘못된 정책이었다.
이명박정부는 이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했어야 했다. 그런데 초기 3년간 그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잘못을 범했다. 4년차에 와서 갑자기 저축은행을 죽이고 난리를 치니 부동산 경기가 몰락 직전에 놓인 것이다.
임진왜란을 앞두고 선조와 원균 등은 자만했다. 그렇지만 이순신 장군은 현실을 냉철히 보면서 위기가 닥쳐올 것을 예감하고 유비무환의 자세로 준비해서 한산도 등에서 큰 승리를 얻었다. 그래서 우리는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다.
내수와 수출의 병행발전이 해답
가계부채로 인한 내수침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우리 경제 문제 해결의 핵심이다. 답은 간단하다. 양극화를 줄여 중산층을 늘리고 괜찮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면 된다. 양극화를 줄인 우리의 역사적 경험은 6월 항쟁을 뒤이은 7·8월 노동자 대투쟁이다. 노동자들의 임금 등 근로조건이 개선되면서 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비정규직을 줄이고 월급을 올리고 정년을 늘리고 젊은이들의 창업을 정부가 적극 도와주는 길이 최선이다. 그것이 내수를 통한 성장의 해법이다.
내수 없이 투자 없고, 투자 없이 성장 없다. 수출 지향적인 정책에서 내수와 수출의 병행발전 쪽으로 항로를 바꾸어야 한다. 그것이 유일한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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