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블피쉬에서 롤러코스터로
홍대 라이브 공연장 '롤러코스터'의 김성근 대표는 흥미로운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오버그라운드로 진출한 인기그룹 '럼블피쉬'의 리더로 데뷔 앨범인 'Swing Attack'의 전곡을 작곡한 실력파 뮤지션이다.
그런 그가 홍대 인근에 라이브 공연장을 열고 운영을 한 지도 3년이 됐다고 한다. 김 대표의 근황과 라이브 공연장을 운영하는 이유 등이 궁금해서 지난 8월 31일 '롤러코스터'에서 김 대표를 만나보았다.

홍대 인디신의 작은 섬 '롤러코스터'
'롤러코스터'는 40평 정도의 작은 공연장이다. 이곳은 홍대 클럽들이 밀집해 있는 클럽거리 쪽이 아니라 홍대입구 사거리 건너편인 서교동주민센터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대로변 하나를 두고 홍대 인근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여서 라이브 공연장을 쉽게 떠올리기는 어려웠다.
이곳에 자리 잡게 된 이유를 묻자 김 대표는 "홍대 주변부터 샅샅이 살펴봤지만, 마땅한 자리가 없어서 이곳까지 왔어요. 이곳도 공연에 최적화된 건 아닌데, 이젠 어느 정도 세팅은 된 것 같다"며 공연장을 소개했다.
아담하지만 정감있는 느낌의 공연장인데, 스탠딩으로 100여 명 정도의 관객이 입장 가능한 규모였다. 그는 "아무래도 홍대 쪽과 좀 떨어져 있다 보니, 홍대 클럽들이 연합해서 진행하는 서울라이브뮤직페스타 같은 행사에도 매번 참가는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라이브 공연은 음악의 원점을 직시하게 만든다
밴드 리더에서 갑자기 라이브공연장 운영자로 변신한 이유를 묻자 김 대표는 "럼블피쉬를 탈퇴하고 작곡에 중심을 두면서 게임 음악 작곡을 했어요. 지인이 라이브 공연을 해서 라이브 클럽에 가보게 됐는데, 공연을 보면서 뮤지션들이 편하게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다"며 그간의 근황을 들려주었다. 그는 무대에 서는 젊은 밴드들을 보면서 상당히 강한 에너지를 받는다며 즐거워했다.
김 대표는 섭외를 비롯해 공연장의 운영을 거의 전담해서 하는 중이다. 직접 운영하면서 생긴 큰 변화가 뭐냐는 질문에 그는 "크게 두 가지인 거 같아요. 하나는 다시 음악을 열심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 아무래도 공연장을 운영하다 보니 공연을 보면서 자극을 많이 받아요. 다른 하나는 음악을 받아들이는 관점의 변화 같은 걸 느껴요. 예전에는 조금은 어렵고 뭔가 있어 보이는 음악을 많이 생각했는데, 요새는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것도 참 좋구나 하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든다고 했다. 그는 '옐로우 칩'이란 밴드를 만들고 음악 활동을 시작한 지가 반년 정도 됐다며 웃었다.
뮤지션은 내 삶의 원점
그에게 음악에 입문한 특별한 동기가 있느냐고 하자 김 대표는 "고등학교 때 일렉트릭 기타 치는 친구들 따라서 싸구려 기타를 샀죠. 너무 헐해서 감전도 당하고 그러면서 음악에 대한 관심이 구체화 됐어요. 대학 입학하고 교내 밴드에 가서 보컬하고 싶다고 하니까 기타 치라고 해서 안 들어가고 미디동아리에 들어갔어요. 그러다 군대 갔다 와서 학교 그만두고 재즈아카데미에서 본격적으로 음악공부를 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재즈아카데미 시절에 기타를 배우면서 작곡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했다고 한다. 원래 기타연주자보다는 곡을 직접 만드는 뮤지션이 되고 싶었단다. 김 대표는 "프로작곡가가 되겠다고 하면 순수한 마음으로만 접근할 수 없고, 어떻게 해야 대중음악으로 더 잘될 수 있을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며 이때가 창작을 위한 기초를 다졌던 시기였다고 덧붙였다.
화려한 수상과 그룹 활동의 중단이란 아픔
김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가 재능뿐만 아니라 상복도 많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가 주도적으로 활동한 그룹 '시너지'가 2000년 강변가요제에서 대상을 받는 등 남다른 수상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강변가요제 당시 그는 '시너지'에서 작곡, 작사, 기타를 담당하면서 뮤지션으로서 숨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기도 했다.
시너지 해산 후 그는 2003년에 '럼블피쉬'를 결성한다. '럼블피쉬' 또한 K락 챔피언쉽 대상, SBS넷가요제 대상을 수상하며 음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고 오버그라운드의 기획사와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인디신에서 음악 활동을 하다 오버그라운드로 활동영역을 확대한 당시로써는 다소 이례적인 행보였다.
2집 활동 후 그는 '럼블피쉬'에서 탈퇴한다. 기획사와의 갈등이 큰 이유였다. 김 대표는 "기획사 쪽에서 2집 타이틀 곡을 상의 없이 다른 작곡가에게 받는 등 몇 가지 문제가 있었죠. 도저히 맞춰갈 수 없어서 탈퇴했고, 그 이후에는 작곡 쪽에 비중을 두기 시작했다"며 상황 설명을 했다.
'롤러코스터'는 프렌드쉽이 넘치는 공연장이고 싶다
공연장을 운영하는 특별한 방식이 있는지 김 대표에게 묻자 "그동안에 자체 진행을 다양하게 해봤어요. 대표적인 건 럭키루키란 타이틀의 공연인데, DMZ란 레이블과 2년 정도 공동기획을 같이 해왔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어요. 이 레이블에 예리밴드나 아이씨사이다 같은 인디신의 유명밴드들이 있어서, 공연하면 관객들이 꽤 오죠. DMZ와 처음부터 같이 기획해본 경험이 참 좋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롤러코스터'의 '럭키루키' 공연은 몇 년째 입장료는 만원이고 한번 공연하면 5, 6팀 정도가 무대에 선다고 한다.
앞으로 '롤러코스터'를 어떻게 운영을 한 것인지 묻자 그는 "계속 마음에 드는 밴드들을 찾아서 프렌드쉽을 가지고 같이 상의하면서 만들어가려고 해요. 밴드마다 나름대로 개성이 있어서, 그런 점을 어떻게 하면 잘 살릴 수 있는지 서로 이야기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도 나오고 하는데, 이렇게 하나 둘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미있는 것 같다"며 속내를 털어놓았다.
오버그라운드 활동을 거쳐 홍대 인디신의 한 모퉁이에서 신진밴드들과 머리를 맞대고 즐거워하는 김 대표의 모습을 보자 왠지 유쾌했다. '롤러코스터'란 이름처럼 새로운 음악적 실험이 넘쳐나는 활력있는 모습이었다.

'롤러코스터'의 김성근 대표는?
그룹 '시너지'와 '럼블피쉬'의 멤버로 홍대인디신과 오버그라운드 무대에서 다채롭게 활동했던 실력파 뮤지션. 현재 홍대의 라이브 공연장인 '롤러코스터'를 운영하면서 작곡, 밴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연예부 남도현="" 기자="">연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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