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논란·몸싸움·물병 투척 … 쇄신 바라는 민심과 '거꾸로'
지난 4월 12일. 서울 신촌의 한 음식점이 문을 닫았다. 식당 문에 이런 글이 붙었다. "너무 충격을 받아서 오늘 하루 쉽니다."
야권, 특히 민주통합당을 꾸준히 지지해 온 유권자들이 4·11 총선 후에 얼마나 실망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당시 민주통합당은 "국민께 큰 죄를 지었다"며 "앞으로 뼈를 깎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사과했다. 민주당에 한번만 더 기회를 주면, 정권교체를 통해 국민에게 보답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2012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부터, 민주당은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이렇게 가면 대선 후보 선출 이후 누릴 수 있는 '컨벤션 효과'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내부에서부터 나온다.

<아수라장 경선장 민주통합당 18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전·세종·충남 순회경선이 열린 9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이해찬 대표가 인사말을 하던 중 한 후보의 지지자들과 진행요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날 이 대표의 인사말 때 지지자들이 행사장을 난입하거나 계란과 물통 등을 던지는 등의 소동이 벌어졌다. 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민주당이 유권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고질적 행태는 '폭력'이다.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중요한 경선 현장에 신발이 날아다니고, 폭언이 쏟아지고 있다. 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경선에서는 계란투척과 주먹다짐 사태까지 발생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민주당의 이런 모습이 최근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한국노총 및 '시민통합당' (혁신과 통합)과 손을 잡는 야권통합 과정에서, 당원들이 전당대회 현장에서 고성으로 노래를 부르고 심지어 오물을 투척하는 '후진 행태'를 이미 보였다.
이렇다보니 민주당에서 아무리 좋은 '공약'을 내놓아도, '행태'가 이를 덮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대다수 의원들이 법안 마련에 공을 들이고 대선 주자들이 국민에게 고개를 숙이면 뭐하냐"며 "폭력 사태 한번으로 민주당은 국민 눈에 '구태'로 낙인을 찍힌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정당정치와 대중정치 사이에서 헷갈리는 모습도 '준비 부족'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경선에서 이른바 당원의 마음(당심)과 일반 유권자의 관심을 동시에 잡기 위해 현장투표 및 모바일투표를 병행했다.
하지만 잇따른 오류로 인해 불공정 논란에 휩싸였다. 누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든, 과정의 신뢰성을 떨어뜨려 1위 후보의 통합능력을 빼앗고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
특히 민주당이 안철수 원장과의 비교에서 강점으로 내세우는 '정당의 조직력과 힘'을 축소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지도부가 후보와 선관위, 국민들 앞에 책임지고 수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일부 실무진만 몰아세우니 누가 '민주당'의 실력을 믿겠냐"고 비판했다.
한편 이와 대조적으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지난 주말 '소통' 행보에 다시 속도를 붙이고 있다.
또 2030세대와의 소통을 위한 파격적 방안을 잇따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전대 이후 박 후보에게 돌아간 '컨벤션 효과'를, 앞으로 '지지층 확장'으로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또 안철수 교수도 여전히 여론조사에서 잠재적 야권 주자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민주당이 '컨벤션 효과'를 얻는다고 해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그나마도 제대로 못한다는 비판이 가열되는 이유이다.
민주당 한 3선 의원은 "유권자의 쇄신 욕구와 경선이 거꾸로 가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지 않으면 민심은 여권과 장외로 쏠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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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2일. 서울 신촌의 한 음식점이 문을 닫았다. 식당 문에 이런 글이 붙었다. "너무 충격을 받아서 오늘 하루 쉽니다."
야권, 특히 민주통합당을 꾸준히 지지해 온 유권자들이 4·11 총선 후에 얼마나 실망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당시 민주통합당은 "국민께 큰 죄를 지었다"며 "앞으로 뼈를 깎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사과했다. 민주당에 한번만 더 기회를 주면, 정권교체를 통해 국민에게 보답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2012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부터, 민주당은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이렇게 가면 대선 후보 선출 이후 누릴 수 있는 '컨벤션 효과'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내부에서부터 나온다.

<아수라장 경선장 민주통합당 18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전·세종·충남 순회경선이 열린 9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이해찬 대표가 인사말을 하던 중 한 후보의 지지자들과 진행요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날 이 대표의 인사말 때 지지자들이 행사장을 난입하거나 계란과 물통 등을 던지는 등의 소동이 벌어졌다. 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민주당이 유권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고질적 행태는 '폭력'이다.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중요한 경선 현장에 신발이 날아다니고, 폭언이 쏟아지고 있다. 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경선에서는 계란투척과 주먹다짐 사태까지 발생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민주당의 이런 모습이 최근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한국노총 및 '시민통합당' (혁신과 통합)과 손을 잡는 야권통합 과정에서, 당원들이 전당대회 현장에서 고성으로 노래를 부르고 심지어 오물을 투척하는 '후진 행태'를 이미 보였다.
이렇다보니 민주당에서 아무리 좋은 '공약'을 내놓아도, '행태'가 이를 덮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대다수 의원들이 법안 마련에 공을 들이고 대선 주자들이 국민에게 고개를 숙이면 뭐하냐"며 "폭력 사태 한번으로 민주당은 국민 눈에 '구태'로 낙인을 찍힌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정당정치와 대중정치 사이에서 헷갈리는 모습도 '준비 부족'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경선에서 이른바 당원의 마음(당심)과 일반 유권자의 관심을 동시에 잡기 위해 현장투표 및 모바일투표를 병행했다.
하지만 잇따른 오류로 인해 불공정 논란에 휩싸였다. 누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든, 과정의 신뢰성을 떨어뜨려 1위 후보의 통합능력을 빼앗고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
특히 민주당이 안철수 원장과의 비교에서 강점으로 내세우는 '정당의 조직력과 힘'을 축소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지도부가 후보와 선관위, 국민들 앞에 책임지고 수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일부 실무진만 몰아세우니 누가 '민주당'의 실력을 믿겠냐"고 비판했다.
한편 이와 대조적으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지난 주말 '소통' 행보에 다시 속도를 붙이고 있다.
또 2030세대와의 소통을 위한 파격적 방안을 잇따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전대 이후 박 후보에게 돌아간 '컨벤션 효과'를, 앞으로 '지지층 확장'으로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또 안철수 교수도 여전히 여론조사에서 잠재적 야권 주자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민주당이 '컨벤션 효과'를 얻는다고 해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그나마도 제대로 못한다는 비판이 가열되는 이유이다.
민주당 한 3선 의원은 "유권자의 쇄신 욕구와 경선이 거꾸로 가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지 않으면 민심은 여권과 장외로 쏠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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