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마리엘지점 대표지점장 포함 150여명 옮겨 … 메트라이프생명, AIA상대로 150억 손해배상 요구
생명보험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메트라이프생명의 140여개 지점 가운데 최고 실적을 자랑하던 서울 강남의 마리엘지점 설계사들이 대거 AIA생명으로 옮겨 간 것이다. 마리엘은 MDRT(백만달러원탁회의) 회원을 무려 56명이나 보유한 지점으로 전국지점 평가에서 4년 연속 챔피언에 올랐다. 그만큼 실적과 설계사 정착률이 높다는 의미이다.
마리엘이 이같은 성과를 낸 데는, 독특한 설계사 구조가 한몫했다. 마리엘은 전역 장교가 전체 설계사 250여명의 30%를 넘을 정도로 매년 전역장교 취업박람회에 참가해 장교들을 채용해왔다. 성공한 선배 장교가 후배 장교를 이끌어주는 분위기가 마리엘의 강점이었다.
그런데 이게 화근이 됐다. 대표지점장 2명을 포함해 150여명의 설계사가 AIA생명으로 옮긴데는, 전역 장교로 맺어진 관계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설계사 이탈에 발끈한 메트라이프생명은 아시아태평양 본부가 나서 AIA생명을 상대를 지난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15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설계사 양성에 드는 비용과 영업 손실액을 감안한 금액이다.
메트라이프생명 측은 "지점장에게 연봉의 2.5배에 달하는 보너스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며 지점을 통째로 빼내간 것은 AIA생명이 처음일 것"이라며"지난 3월부터 AIA생명이 설계사들을 상대로 조직적인 유인 캠페인을 펼쳐 영업에 막대한 방해를 받았다"고 밝혔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중도에 소송을 취하하지 않고 끝까지 시시비비를 가린다는 방침이다. 설계사 스카우트를 둘러싼 갈등을 처음으로 법적 판단을 통해 정리하겠다는 것 말고도 동요하는 조직을 단속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말 7220여명에 달했던 설계사는 올 5월말 현재 6810여명으로 400명 가까이 줄었다. 24개 생보사 중 변동폭이 가장 컸다.
◆AIA생명, 소장 검토 후 공식 대응 계획 = AIA생명은 소장을 받아본 후 검토를 거쳐 공식적인 대응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설계사 스카우트는 항상 있어왔던 일인데, 굳이 소송까지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나타냈다.
AIA생명 관계자는 "메트라이프도 2010년초에 6200명이었던 설계사가 1년만에 1000명이 늘어 7200명을 넘어섰던 것으로 안다"며 "개인사업자인 설계사들은 조건에 따라 옮기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어 AIA에 있었던 사람이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조직적이고 공격적인 스카우트를 했다는 것도 일축했다. 지난 2008년 5000여명에 달했던 설계사가 세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2000명 가까이 감소했다 다시 회복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 실제 지난해말 2800명이었던 설계사는 올 7월말 현재 3300명으로 500명 증가했다. 신한생명이 8580명에서 9410명으로 키운 것에 비하면 몸집을 그리 불리지 않은 것이다.
금융당국과 생보업계는 두 외국계 보험사의 싸움을 근심어린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초 14만7000명까지 감소했던 설계사수가 지난해말을 기점으로 15만7000명까지 증가한 시점에서, 소송을 계기로 설계사 스카우트가 생보업계의 모집질서를 어지럽히는 과열경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설계사의 전직을 막을 수는 없지만, 도를 넘는 스카웃이 보험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스카웃 경쟁이 치열해지면, 10년 전처럼 지점장이 설계사 이탈을 막기 위해 칼까지 들고 싸우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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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메트라이프생명의 140여개 지점 가운데 최고 실적을 자랑하던 서울 강남의 마리엘지점 설계사들이 대거 AIA생명으로 옮겨 간 것이다. 마리엘은 MDRT(백만달러원탁회의) 회원을 무려 56명이나 보유한 지점으로 전국지점 평가에서 4년 연속 챔피언에 올랐다. 그만큼 실적과 설계사 정착률이 높다는 의미이다.
마리엘이 이같은 성과를 낸 데는, 독특한 설계사 구조가 한몫했다. 마리엘은 전역 장교가 전체 설계사 250여명의 30%를 넘을 정도로 매년 전역장교 취업박람회에 참가해 장교들을 채용해왔다. 성공한 선배 장교가 후배 장교를 이끌어주는 분위기가 마리엘의 강점이었다.
그런데 이게 화근이 됐다. 대표지점장 2명을 포함해 150여명의 설계사가 AIA생명으로 옮긴데는, 전역 장교로 맺어진 관계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설계사 이탈에 발끈한 메트라이프생명은 아시아태평양 본부가 나서 AIA생명을 상대를 지난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15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설계사 양성에 드는 비용과 영업 손실액을 감안한 금액이다.
메트라이프생명 측은 "지점장에게 연봉의 2.5배에 달하는 보너스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며 지점을 통째로 빼내간 것은 AIA생명이 처음일 것"이라며"지난 3월부터 AIA생명이 설계사들을 상대로 조직적인 유인 캠페인을 펼쳐 영업에 막대한 방해를 받았다"고 밝혔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중도에 소송을 취하하지 않고 끝까지 시시비비를 가린다는 방침이다. 설계사 스카우트를 둘러싼 갈등을 처음으로 법적 판단을 통해 정리하겠다는 것 말고도 동요하는 조직을 단속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말 7220여명에 달했던 설계사는 올 5월말 현재 6810여명으로 400명 가까이 줄었다. 24개 생보사 중 변동폭이 가장 컸다.
◆AIA생명, 소장 검토 후 공식 대응 계획 = AIA생명은 소장을 받아본 후 검토를 거쳐 공식적인 대응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설계사 스카우트는 항상 있어왔던 일인데, 굳이 소송까지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나타냈다.
AIA생명 관계자는 "메트라이프도 2010년초에 6200명이었던 설계사가 1년만에 1000명이 늘어 7200명을 넘어섰던 것으로 안다"며 "개인사업자인 설계사들은 조건에 따라 옮기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어 AIA에 있었던 사람이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조직적이고 공격적인 스카우트를 했다는 것도 일축했다. 지난 2008년 5000여명에 달했던 설계사가 세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2000명 가까이 감소했다 다시 회복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 실제 지난해말 2800명이었던 설계사는 올 7월말 현재 3300명으로 500명 증가했다. 신한생명이 8580명에서 9410명으로 키운 것에 비하면 몸집을 그리 불리지 않은 것이다.
금융당국과 생보업계는 두 외국계 보험사의 싸움을 근심어린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초 14만7000명까지 감소했던 설계사수가 지난해말을 기점으로 15만7000명까지 증가한 시점에서, 소송을 계기로 설계사 스카우트가 생보업계의 모집질서를 어지럽히는 과열경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설계사의 전직을 막을 수는 없지만, 도를 넘는 스카웃이 보험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스카웃 경쟁이 치열해지면, 10년 전처럼 지점장이 설계사 이탈을 막기 위해 칼까지 들고 싸우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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