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개운동에 자리한 ‘곰양복점’의 김재만(66) 대표는 별명이 곰이다. 40년째 양복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데다 아침운동도 매일 2~3시간을 거르지 않고 하고 있어 주위에서 붙여준 별명이다. 미련스러워 보일 정도로 성실하다는 얘기다.
먹고 살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호황도 누려보고 자식들 교육하고 지금껏 잘 살아온 것으로 만족한다는 김 대표.“기성복이 생기면서 불경기가 찾아 왔지만, 사는 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죠. 꾸준히 찾는 분들을 생각하며 이 나이가 되어도 즐겁게 일해요”라며 웃는다.
혼자서 양복을 만들다 보니 신사복 한 벌에 1주일 이상 걸리지만 김 대표는 여전히 손으로 바느질하는 옛날 방법을 고수하며 수제 양복을 만든다. 덕분에 곰양복점은 전국에 몇 안 남은 수제양복점 중의 하나다.
김 대표는 “수제 양복은 원하는 스타일로 자유로운 디자인이 가능해요. 사이즈도 얼마든지 크건 작건 상관없고요. 그래서 기성복을 못 입는 분들이 많이 찾으십니다”라고 설명한다.
지나던 사람들이 ‘옛날 집이네?’ 하면서 들어와 신기한 듯 구경만 하고 가도 즐겁다는 김 대표.
“돈벌이가 아닌 장인정신이 있어야 해요. 그렇지 않다면 저도 버티지 못했을 겁니다.”
김 대표 특유의 편안하고 밝은 미소가 편리함을 추구하는 디지털세상 속에서 느리지만 정겨운 아날로그세상을 지켜주는 힘인 듯싶다.
임유리 리포터 vivian8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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