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장기침체속 새벽인력시장] “오늘도 빈손 … 다른 기술 배웠으면”

지역내일 2012-10-10
노동자들, 고용장관에 하소연 … 외국인력, 체불임금에 깊은 시름

10일 오전 5시서울 양천구 신정네거리 새벽인력시장. 갑자기 비가 뿌리기 시작하자, 건설일용노동자 120여명은 하나같이 표정이 어두워졌다. 철근공 이희갑(54·경기 시흥)씨는 일자리를 얻으러 새벽 3시반에 집을 나섰다. 그는 벌써 다가올 겨울을 걱정했다.

이씨는 "요즘처럼 일감이 없는 걸 보면 올 겨울은 유난히 추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평소에도 인력 절반은 '데마찌(작업대기)'다. 그런데 비까지 오다니 …"라며 말을 맺지 못했다. 이날 동이 틀 때까지 일감을 얻은 노동자는 고작 30여명뿐이었다.


<10일 새벽="" 서울="" 신정동네거리="" 인력시장에="" 나온="" 200여명의="" 건설일용직="" 노동자들은="" 새벽부터="" 뿌린="" 비로="" 대부분="" 일감을="" 얻지="" 못했다.="" 사진은="" 노동자들과="" 대화하는=""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사진="" 고용노동부="" 제공="">

이날 새벽인력시장을 방문한 고용노동부 이채필 장관에게 일자리를 얻지 못한 노동자들의 하소연이 쏟아졌다. "일감이 줄어들어 먹고 살기도 힘듭니다. 겨울철에 기능훈련을 받아서 건설숙련공이 될 수 있는 길을 정부가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유 모씨·63·서울 신정동) "건설현장에서 일감을 계속 찾을 수 없다면, 다른 직종에 취업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가 기회를 만들어 주세요."(안 모씨·52·서울 신월동) 노동자들은 "이곳에 나오는 사람중 체불임금을 당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곳 새벽인력시장을 이용하는 건설일용직은 하루 200~300여명이다. 주로 철근과 비계 등 건설분야의 기능인력 위주로 빌라 다세대 단독주택 등 소규모 건설현장의 일감을 찾는다. 하지만 요즘 이들이 일거리를 얻어 작업현장으로 가는 경우는 운이 좋을 때다. 최근 중소건설사 부도 등으로 건설경기가 나빠진 후 일감과 수입이 급격히 줄었다. 더구나 해외동포와 외국인력의 건설업 취업이 늘어 일자리 얻기는 더 힘들어졌다. 정부통계를 보면 지난 7월 건설업에 합법적으로 취업한 외국인은 3만7000명이다. 하지만 건설산업연구원이 추산하는 건설업 인력은 16만명에 이른다. 나머지 12만3000명은 불법체류자라는 의미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일감을 얻지 못한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취업지원 패키지를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며 "건설현장에서 필요한 기초안전·보건교육을 고용센터의 프로그램과 연계해 고용안정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건설일용직의 경우 소속이 없고 이동이 잦아 취업지원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렵다"며 "이들에게 맞는 고용안정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동절기 건설일용직 고용안정대책'이 논의됐다. 대책안을 보면 정부는 취업대상자를 확보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에 의무화된 기초안전·보건교육을 무료로 실시하고, 이들에게 하루 2만원의 수당을 지급한다. 또 교육 참여자들에게는 '취업 하이패스 티켓'을 주고 고용센터 우선상담과 즉시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부는 또 예산 110억원을 투입해 고용센터 취업지원패키지를 확대하고 1만명에 대해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우선제공키로 했다. 이와 함께 건설기능향상훈련을 추가로 실시키로 했다. 특히 건설근로경력이 있는 홈리스를 대상으로 자립촉진사업을 실시키로 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건설업 내국인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일반 외국인력 도입규모는 3년간 동결키로 했다"며 "건설업 취업등록제 준수 여부와 불법체류자 고용여부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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