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부재의 시대] 근대 조선인들의 ‘대화’에 주목하다

지역내일 2012-10-12

소명출판/신지영 지음/3만8000원

신간 '부재의 시대 - 근대 계몽기 및 식민지기 조선의 연설·좌담회'의 저자 신지영은 듣는 것에 관심을 갖는 상당히 독특한 시도를 한다. 저자 말마따나 어떤 연구분야건 불룩 튀어나와 누구나 관심을 갖는 영역과 상대적으로 움푹 들어가서 보이지 않게 된 영역이 있다. 이 중 듣는 것, 대화의 텍스트는 움푹 들어간 부분에 속한다. 저자는 다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던 대화적 텍스트(연설, 토론회, 강연회, 좌담회, 이동연극, 대회 등)를 깊이 들여다본다.

요즘이야 연설이나 좌담회가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는 형식이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연설이나 좌담회가 조선에 유입된 것은 1800년대말 1900년대초였다. 일본·중국에서 연설이 계몽의 방법 중 하나로 도입됐듯, 당시 국권상실의 위기를 맞은 조선의 지식인들은 연설·토론을 새로운 정치체제와 주체성을 모색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았다. 미국유학파 서재필은 조선을 개혁하기 위한 방법으로 학교교육, 연설, 신문을 이용해야 한다고 봤다.

그러나 대중들에게 연설·토론은 낯선 것이었다. 1800년대말 광화문 종로 등지에서 개최된 가두연설회는 대중들에게 잔치가 열린 것으로 오해 받기도 했다. 사람들이 아예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아 싸움을 하는 시늉을 해 싸움구경 나온 사람들을 모으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게 우여곡절을 겪으면 확산된 연설·토론을 통해 대중들은 '민'과 '언권(언론의 자유)'에 대한 감각을 벼릴 수 있었다. 1898년 만민공동회에서는 계몽된 대중들이 총동원됐다. 기생, 아이, 천민들이 말하기 시작했고, 자기 재산을 털어 연대하기 시작했다. 계몽지식인들에 의해 시작된 만민공동회는 소수자들까지도 참여하고 발언하는 담론의 공간이 됐다.

근대 조선을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듯하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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