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저성장 시대, 누가 살아남을까

지역내일 2012-10-11

안찬수 편집위원

국제통화기금(IMF)를 비롯 국내외 대부분 경제연구기관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줄줄이 2%대로 끌어내렸다.

이럴 경우 MB정부 5년간 성장률 평균은 3%에 턱걸이하거나 2%대로 추락한다는 의미다. 1960년대 국가주도 경제개발이 시작된 이래 역사상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역대 몇 번의 경제위기 때도 이처럼 성장률이 낮지는 않았다. 단군 이래 최대 위기라는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부터 2002년까지 5년간 성장률 평균은 5%였고, 2003년 카드대란 이후 5년간 성장률 평균은 4.3%였다. 1990년대 이전 최대 위기였던 2차 오일쇼크를 전후해서도 5%대의 평균 성장률을 유지했다.

더구나 3%대의 성장률은 우리나라 경제역사상 매우 드물다. 1970년 이후 3%대 이하 성장률을 기록한 해는 2차 오일쇼크 직후인 1980년 -1.5%,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5.7%, 2001년 3.8%, 카드사태 때인 2003년 3.1%, 미국 월가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한 2008년 2.3%, 그 직후인 2009년 0.3%, 유로존 재정위기 때인 2011년 3.6%가 전부다. 40년 동안 7번에 그쳤을 만큼 드문 사례다. 그런데 MB정부 들어서는 경제성장률이 3%대를 기록한 것이 3번이나 된다. 이 또한 역사상 신기록이다.

MB정부 5년간 구간성장률 3% 그쳐

5년간의 구간 성장률이 3%대에 그친다는 것은 사실상 충격적인 '저성장 쇼크'다. 문제는 이런 저성장이 일시적인 것으로 그치지 않고 이제부터 시작이며, 장기간에 걸쳐 계속되는 '구조적 저성장'으로 고착될 위험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머리를 스친다.

한국은행이 국내총생산(GDP)갭률을 최초로 공개했다. GDP갭률이 마이너스면 실제 경제활동이 잠재GDP에도 못 미치는 불황 상황임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이나 KDI가 추산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3.7~3.8%다.

그런데 올해 2분기 GDP갭률이 -0.4%를 기록했고 3,4분기에도 각각 -0.2%를 기록하며 마이너스에 머물 것으로 예측됐다. 한은은 이런 GDP갭률의 마이너스 행진이 2013년 4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5년 정도 이런 저성장이 이어진다면 우리 경제에 어떤 사태가 벌어질까. 경제 3주체 중 가계에서는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집값 하락으로 어려움에 처한 집 가진 빚쟁이, '하우스푸어'들의 파산사태가 줄을 잇게 될 것이다. 기업들에게는 최근 웅진그룹 사태가 예고편이다. 경쟁력이 하락하고 자금난에 몰린 한계기업들이 줄줄이 쓰러지는 사태가 올 수밖에 없다.

지난 6월 말 현재 경제 3주체의 금융부채는 총 3542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중 기업부문이 1900조원(공기업 포함), 개인부문(비영리단체 포함)이 1200조원, 일반정부가 470조원 규모다. 개인부문의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63.7%로 사상 최악을 나타내 이미 위기가 시작됐다.

문제는 기업부문이다. IMF 외환위기를 거치며 우리나라 기업들은 한 차례 구조조정을 거쳤다. 30대 그룹 중 절반이 망하고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조흥·상업·제일·한일 등 유수의 은행들이 망하거나 흡수 합병됐다. 그런 지 15년도 안 돼 다시 기업부문에 군살이 끼고 비계 덩어리가 자라나기 시작했다.

가계든 기업이든 유비무환! 준비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4월 발표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 공기업을 제외한 총수가 있는 30대그룹 중 부채비율이 높은 3개만 골라내보면 1위 대한전선 952%, 2위 동양그룹 872%, 3위 동부그룹 502%다.

부채비율로만 평가하기는 부족하니 간단한 회계기법을 사용해 1년내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인 유동비율(6월말 기준)을 구해보면 동양 46.5%, 동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동부CNI 56.8%, 대한전선 78.1%, STX 68.0%다.

물론 기업들이 하루아침에 망하진 않는다. 그러나 가랑비에 옷 젖듯 저성장 시대 이익을 못 내고 부채가 늘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일반정부와 공기업 빚을 합해 우리나라 국가채무도 1000조원 시대다. 유럽재정 위기가 보여주듯 정부가 공적자금으로 기업이나 은행 빚을 갚아주는 때는 이미 지났다. 장기 저성장 시대, 가계든 기업이든 유비무환! 스스로 준비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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