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폭력의 근본예방책은 인성교육

지역내일 2012-09-19

안양옥/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사례1> 지난 해 3월 대구동문고에 부임한 이유환 교장은 매일 아침 7시30분부터 등교하는 학생에게 고개를 숙여 먼저 인사를 한다. 부임하는 학교마다 '먼저 인사하기 운동'을 펼치는 이 교장은 "인사는 교사와 학생의 친밀감과 수업집중도를 높여 성적향상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교장이 등교시간에 맞춰 학생들을 마중 나가 고개 숙여 인사를 하자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학생들이 나중에는 큰 소리로 답례하고, 학교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사례2> 충남 서산에 위치한 인지초등학교는 인사 잘하기로 유명하다. 학생들에게 늘 먼저 인사를 한다는 김수원 교장은 "인사 잘하기 대회가 있다면 우리 아이들이 세계에서 일등일 것"이라고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굳이 두 분 학교장이 몸소 실천하는 인성교육을 소개한 이유는 현재 우리 사회에 나타나는 사회악의 근본 처방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경쟁과 입시위주에서 인성 중심 교육으로

"애가 볼까 두렵다"라는 탄식이 절로 나올 정도로 인면수심의 강력범죄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사회는 교실이다"라는 1985년 교육주간 주제처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고픈 것은 교육자의 마음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은 스마트폰, 인터넷 등 정보 접근성이 어른들보다 훨씬 뛰어난 청소년들에게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내 아이는 아니다"라는 자기자녀 중심적 시각에서만 이러한 사회악을 바라본다면 독버섯처럼 퍼져가는 현상을 결코 막을 수 없다. 범정부 차원의 강력 범죄 대책이 마련, 발표되고 있지만 처벌 강화 등 사후대책에 치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올바른 처방이 절실하다.

강력 범죄 피의자들의 공통점은 어려운 가정환경과 성장과정 등 개인적 내면의 원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 원인을 개인 차원에서만 접근하면 근본적 해결이 어렵고, 그로 인한 피해는 바로 우리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점에서 사회적 공동책임이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불안과 혼란의 사회상은 결국 교육의 힘이 절실함을 일깨워준다. 우리 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강력 범죄는 인간 본성이 타고나서부터 선하냐, 악하냐의 오랜 논쟁인 맹자(孟子)의 성선설(性善說)과 순자(荀子)의 성악설(性惡說)을 떠올리게 한다.

'사람의 본성은 착하다'는 믿음으로 30년 가까이 학생교육에 매진하고 있지만, 일련의 비인간적, 비윤리적 흉악범죄를 접하다보면 순자가 주창한 "인간의 도덕적 수양(修養)의 중요성" 또한 간과할 수 없음을 느끼게 된다.

사람들에게 수양을 권하여 도덕적 완성을 이루고자 하는 순자의 가르침이 오히려 이 시대에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교육의 패러다임을 양적 팽창보다 질적 확대를, 경쟁과 입시위주에서 인성 중심 교육으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결론을 갖게 한다.

가정과 지역사회의 참여와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이달 초 교총 등 213개 시민·민간단체가 함께 개최한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인실련) 총회와 비전선포식에서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상임회장인 현고 스님은 "지금껏 우리 교육이 잘해왔지만 세상이 변한 만큼 과거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경쟁이라는 '싸움닭'을 만드는 교육이 아니라 '관계중심의 문화'로 돌아가는 노력, 즉 인성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어두운 우리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해법도 제시한 것으로 깊이 새겨야 할 말이다.

인성교육은 단지 학교 교실과 교과서에만 이루어지지지 않는다. 가정과 지역사회의 적극적 참여와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위기상황은 인성교육이 교육의 최우선 가치가 되고, 이를 실천할 때 자연히 사라지게 된다는 사회적 믿음과 실천을 호소한다. 황우연 서예가의 "어진 것을 회복해 나라를 밝힌다(仁回明國)"는 휘호를 난세에 사는 우리 가슴에 새겼으면 하는 바람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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