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형/서울 영등포구청장
2010년 통계청 인구주택 총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이상 인구 비율은 전체 인구의 11.3%를 차지한다. 2019년에는 14%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들이 길게는 100년 이상, 최소 40년 이상에 걸쳐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반해, 우리는 19년 만에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의학과 문명의 발달로 인간 수명이 길어지는 것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도 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고령사회가 진행됨에 따라 노동시장의 구조 변화, 노인문제와 노인문화, 사회복지 수요 증대, 그리고 노인 관련 산업 발달 등 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특히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노인문제다. 노인들은 크게 빈곤, 질병, 소외의 3중고를 겪고 있다.
노인사회 공동체 형성하는 사업 추진
빈곤과 질병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의료지원 확대와 연금, 노인 일자리 사업 등 다양한 복지정책을 통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소외나 고독은 제도나 시책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정서적인 문제다. 시민사회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노인사회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무상보육, 무상급식 등 복지예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지자체 재정이 대부분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는 우리나라에서 복지비 지출 증가는 지극히 당연한 추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근 불경기 등으로 인해 재원을 추가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고 예산을 절감하면서 노인복지의 효율성을 높이는 여러 가지 방안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영등포구가 추진하는 노인관련 사업들이 좋은 모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선 자원봉사자를 활용한 '노인전문상담사' 운영사업이다. 영등포구는 지난해 5월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노인상담 및 자살예방 교육을 10주간 실시하여 노인상담 전문가 195명을 양성했다.
이들은 심리적 어려움에 처한 노인들에게 우울증검사도 지원하고, 말벗 친구도 되어주며 일상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홀몸노인과 경로당 등 노인복지 시설을 직접 찾아다니며 전문적인 상담도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역 주민을 복지 자원으로 활용해 공공예산의 한계도 극복하고, 주민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더불어 민간 자원을 후원받아 노인상담센터를 개소하여 체계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독거노인을 돌보기 위한 '홀몸노인 함께살이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사회적 지지체계가 미흡한 독거노인들이 지역 사회 내에서 공동체를 형성해, 구성원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지역사회 내 고립과 단절을 예방하는 사업이다.
이는 전국 최초의 새로운 대도시형 노인보호체계로서, 보건복지부에서 독거노인 우수 관리모델로 인정받아 전국 지자체로 확대될 예정이다.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을 고민하고 실행해 나가야 할 때
11월부터는 곧 노년기에 접어들 베이비 붐 세대가 자립적이고 활동적인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시니어교육센터를 개설해 운영 할 예정이다.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가 경제·사회적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년기에 진입하기 전부터 미리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중앙정부에서 모두 해결해 주기를 바라고 부족한 예산만을 탓하고 있을 수도 없다. 퇴직 제도와 연금 구조를 개선하고 관련법을 만드는 것은 중앙정부의 몫이지만, 지역 문제의 최접점에 있는 지자체가 주민, 기업 등 지역 자원을 적극 활용해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을 고민하고 실행해 나가야 할 때다.
고령화는 전 세계적 현상이고, 고령사회 진입을 피할 수는 없다. 어떻게 대비하냐에 따라 고령사회는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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