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평] 분단 67년이 주는 역사적 교훈

지역내일 2012-11-01

추잉지우(崔應九)/베이징대 교수

지난 67년 남북한의 역사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남북의 많은 사람들은 외세 때문에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미국 때문에, 남한은 중국 때문에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기저에 무력 통일과 흡수 통일이라는 유령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세계를 제패하고 있는 미국은 빠른 속도로 굴기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와 태평양에서 판을 다시 짜고 있다. 판을 다시 짜는 첫번째는 일본과 한국과 동맹관계를 더 강화하는 것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일본과 한국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미국의 생각이다. 나아가 일본과 한국을 대 중국견제전략에 최대한 이용하려 한다. 일본과 한국은 역으로 미국을 중국 견제에 이용한다.

이 점에서는 일본과 한국의 생각은 미국과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이 갖고 있는 지정학적 전략적 중요성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의 국가이익이 지정학적으로 한반도에서 교차하기 때문에 그들의 힘을 빌려 통일을 한다는 것은 공중누각과 같다. 그리고 대국들의 힘을 빌려 이룩한 통일은 남북 국민이 바라는 진정한 통일이 아닐 수도 있다.

지난 67년은 우리에게 시사한 바가 많다. 우선 남북통일은 남북 국민들이 자주적으로 스스로 원해서 이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통일은 남과 북 국민들 이익을 위한 것인 만큼 그들이 바라지 않는 통일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통일은 평화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남과 북은 통일을 위하여 많은 대가를 지불했다. 3년 동안 전쟁으로 인해 수백만명이 살상되었고 경제는 뿌리째 뽑혀나갔으며 온 국민의 생활은 도탄에 빠졌다.

중국 부상 후 변화된 정세와 통일

지난 수십년간의 대결은 남북통일의 기초가 되는 양쪽 국민들의 감정을 첨예하게 대립시켰고 외세에게 이용당할 기초를 만들었으며 지나친 군비 확충으로 인해 북한 국민들의 생활은 심지어 굶어 죽는 형편에까지 이르렀다.

전쟁과 대결은 통일의 지름길이 아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북한은 머지 않아 붕괴된다고 생각한다. 북한에서 급변 사태가 발생할 때 '작계 5029'와 같은 방법으로 북한을 접수해 통일을 이루려고 한다.

이 때 중국 간섭만을 막으면 통일은 문제없는 것이라고 생각해 중국에 대한 설득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북한을 모르기 때문이거나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

하루아침에 남한이 북한을 흡수하는 방식은 현실적이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북한은 국민의식이나 조직체계로 보아서 쉽게 급변사태가 일어날 나라가 아니며 쉽게 붕괴될 나라도 아니다. 환상을 버리고 서로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해야 한다.

남북한이 통일로 가는 길은 대화와 협력의 길밖에 없다. 대화와 협력은 통일로 가는 첫 걸음이며 통일의 관문이다. 대화와 협력이 다시 시작되고 그러한 정책이 오래 지속될 때만 한반도가 안정을 다시 찾을 것이고 통일의 분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할 것이며 동북아를 주도하는 세력이 될 것이다.

대화와 협력 정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남북관계에서 정경분리의 원칙을 인정하고 쌍방이 그를 이행해 나가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이다. 중국 대륙과 타이완과 관계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타이완과 대륙 간의 관계도 남북관계에 못지않게 심각했다. 하지만 어떠한 상황에도 심지어 대만이 독립을 하겠다는 상황에도 양안(兩岸)의 경제관계는 계속 발전했다. 이는 양안 국민들의 반목을 해소하는 데 있어서 정치적인 화해를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중국과 타이완의 정경분리 참고해야

남북한은 친 형제와 같다. 형제관계를 잘 처리하려면 우선 형의 생각이 깊고 넓어야 한다. 높이 올라서서 전략적인 긴 안목으로 넓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문제가 풀린다.

차관형식으로 식량을 지원한 돈 몇 푼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한반도에 평화가 올 수도 있고 그 기초 위에서 러시아 북한 한국을 잇는 가스관도 통할 수 있으며 한국경제가 북한을 통해 중국대륙, 나아가 유럽으로 까지 뻗칠 수 있음을 헤아려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체제 위협을 받지 않고 여유 있게 생활 할 때가 와야 그보다 더 좋은 체제를 생각하고 그를 선택하게 된다. 남북 모두 지난 67년의 긴 역사가 남긴 교훈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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