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미얀마’ 투자는 신중히

지역내일 2012-11-14
23년 만에 외국인투자법 개정, 개방 속도 … 통신·전기·도로 인프라 취약

글로벌 기업들이 미얀마(옛 버마)로 골드러시(Gold rush) 하고 있다. 수십년간 쇄국정책을 펴오다 최근 개방을 선언하면서 '기회의 땅'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미얀마의 부상은 풍부한 지하자원, 값싼 인건비 등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데 있다. 하지만 인프라 부족, 높은 토지 임대료, 정부정책의 불확실성은 애로요인으로 꼽힌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을 통한 경제제재 해제 여부와 중국의 견제 수위도 핵심 변수다.

◆양곤시대 호텔가격 1박에 200~250불 = 미얀마의 경제수도 양곤. 지난 6~9일 체류하는 동안 도로엔 차들이 빼곡했다. 다만 '저렇게 낡은 차를 어떻게 타고 다니지?'라는 생각이 들 만큼 오래된 차들이 대부분이었다.

'일본 중고차들은 모두 미얀마로 온다'는 말이 있을 만큼 일본 브랜드 차량이 많았고, 한국 현대차의 베라크루즈도 제법 눈에 띄었다.

박철호 코트라 양곤무역관장은 "그동안 법으로 금지해 왔던 개인의 자동차 수입을 올 3월 개정하면서 6~8만대의 차량이 해외에서 들어왔다"고 소개했다.


<미얀마 최초의="" 대규모="" 한국상품="" 전시회인="" '양곤="" 한국상품전'이="" 11월="" 8~11일="" 코트라="" 주관으로="" 미얀마=""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사진="" 코트라="" 제공="">

대신 미얀마를 찾는 외국인이 늘면서 물가는 치솟고 있다. 내년 1분기까지 빈방이 거의 없는 양곤시내 호텔가격은 1박에 100달러하던 것이 200~250달러로, 외국인아파트의 월임대로는 2000달러에서 6000달러로 각각 올랐다.

김창규 미얀마포스코 법인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에서 미얀마를 찾는 국회의원, 정부관료, 기업인들이 급증했다"며 "요즘은 내가 법인장인지, 컨설턴트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는 올해 미얀마에 투자사절단을 파견했다.

올 4월에는 지식경제부가 미얀마 지원협의회를 구성하면서 기업체 15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41개사(94%)가 진출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1999년 미얀마에 진출했다가 2005년 철수했던 CJ는 올초 법인을 다시 설립했다. CJ는 극장 건립을 비롯해 사료공장, 물류사업 등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현지공장 건립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고, 롯데는 롯데리아 개점을 서두르고 있다.

◆원유 가스 철 보석 등 에너지자원 풍부 = 2011년 테인 셰인 대통령 취임 이후 과감한 개혁·개방정책을 펴고 있는 미얀마는 23년만에 외국인투자법을 개정했다. 이 법안은 지난 2일 대통령이 서명함으로써 시행을 앞두고 있다.

새로운 법에 따르면 법인세 면제기간이 3년에서 5년으로 늘어나고, 토지임대 기간은 기본 30년에 최대 15년까지 연장할 수 있었으나 기본 50년에 20년 이상 연장이 가능하다. 과실송금(果實送金)도 허용한다. 과실송금이란 외국기업이 현지에서 번 이익을 본국으로 보내는 것으로, 외국인투자 촉진을 위한 필수제도다.

풍부한 에너지자원도 미얀마의 미래를 밝게 하는 요소다. 원유 매장량은 5000만배럴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천연가스 생산량은 2015년 이후 현재보다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석유·가스전 개발과 관련해 미얀마정부는 총 98개의 광구로 구분,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공개입찰을 실시하고 있다.

동, 아연, 주석, 텅스텐, 니켈, 철, 석탄, 보석류 등 다양하고 풍부한 광물자원도 보유하고 있다. 광업 분야가 미얀마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농·임산물에 이어 3번째로 많지만, 기술력 부족으로 아직 생산량은 소량이다.

◆기업체 기숙사 불허, 통근버스 추가 부담 = 하지만 미얀마 진출을 위해서는 숨겨진 비용이 곳곳에 있다.

박철호 코트라 양곤무역관장은 "미얀마 신 민간정부의 민주화 및 개혁조치 이후 투자여건이 현저히 개선됐다"며 "하지만 정치적 불안정성이 여전히 잔존하는데다, 통신·전기·도로 등 인프라가 열악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우기(5월~10월)에는 수력발전이 활발히 가동되기 때문에 전기 사정이 괜찮지만 건기에는 하루의 12시간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때문에 기업들은 자체 발전기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또 하동완 재미얀마 한인상공회의소 회장(태평양물산 미안마법인장)은 "기숙사를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출퇴근 차를 운영하거나 편법으로 공장인근에 조그만 집을 임대해 숙소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소요사태를 우려해 국민들이 한곳에 모이는 것을 원천봉쇄한 탓이다. 태평양법인은 이에 통근버스 28대를 운영하며, 월 2만달러를 지출한다.

인건비도 많이 뛰었다. 하 회장은 "근로자 임금은 최근 2~3년간 20~30%씩 뛰었다"면서 "현재 일반 근로자는 100달러, 반장급은 200달러쯤 줘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얀마 진출을 원하는 기업은 투자 아이템이 수출용이어야 한다"며 "미얀마 내수시장을 겨냥해 들어오는 기업은 허가 자체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서적 유대감 통해 틈새 공략" = 김창규 미얀마포스코 법인장은 "에너지 의존형, 대형 제조업의 경우 열악한 전기·항만·철도·도로 사정으로 신중하고, 중장기적인 접근을 해야한다"며 "건설업과 서비스업은 단기전망이 좋지만 미얀마 정부의 자국 업체와의 차별여부 등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춘섭 재미얀마 한인회장(해피쿡 대표)은 "미얀마에 TV방송이 4개 있는데, 이중 3곳에서 피크타임에 한국드라마를 방영할 정도로 한류바람이 거세다"며 "한국의 노무자로 일하는 게 소원인 서민들도 제법 많다"고 소개했다.

이어 "중국은 양으로, 일본은 질로 미얀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한국은 한류를 활용한 정서적 유대감으로 틈새시장을 만들면 된다"고 강조했다.

양곤(미얀마)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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