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마약 ‘스마트폰 중독’ ⑤] “셧다운제 실효성 논란은 그만”… “스마트폰게임에도 적용해야”

지역내일 2012-11-15
청소년 대상 스마트폰게임 중독 예방 교육 확대 … 사회적비용, 게임업계도 함께 책임져야

스마트폰게임 중독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애니팡 캔디팡 등 각종 스마트폰게임들이 청소년들의 일상을 점령한지 오래다.

아이들은 집에서는 물론, 학교와 길거리에서도 스마트폰게임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하지만 충성도가 높은 만큼 폐해도 만만치 않다. 스마트폰게임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해 하는 등 금단 증세에 시달려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은 스마트폰게임에 셧다운제(청소년인터넷게임건전이용제도)를 적용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이들이 건강한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도록 최소한의 사회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셧다운제란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심야시간에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내일신문은 13일 광화문 본사에서 스마트폰게임 중독의 심각성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셧다운제의 실효성 문제에 대해 논의할 단계는 이미 지났다"라며 "스마트폰게임 중독 문제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와 게임업계, 학교 등 다방면에서 힘을 합쳐야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좌담회에는 이영선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상담교수, 이형초 한국중독심리학회 이사, 유홍식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부) 교수, 전종수 한국정보화진흥원 단장(가나다 순)이 참여했다.


<전종수 한국정보화진흥원="" 단장=""> <이형초 한국중독심리학회="" 이사=""> <이영선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교수=""> <유홍식 중앙대학교="" 교수=""> <장병호 내일신문="" 정책팀장="">

장병호 내일신문 정책팀장 : 내일신문은 청소년보호 관점에서 게임중독 문제를 꾸준히 다루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증하면서, 온라인PC게임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게임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실정이다. 청소년들의 스마트폰게임 중독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

유홍식 중앙대학교 교수: 스마트폰은 손 안의 PC다. 다시 말해 아이들 손 안에 재미있는 게임기가 들려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접근성이 높아 아이들이 스마트폰게임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확률이 높다. 스마트폰게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자체에도 중독을 유발시키는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형초 한국중독심리학회 이사 : 컴퓨터와 달리 스마트폰은 일상생활과 분리가 되지 않는다. 온라인PC게임의 경우 물리적인 통제가 가능하다. 부모가 인터넷을 끊는다든가, 컴퓨터 자체를 다른 공간으로 옮기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경우 '모바일'이라는 특성상 와이파이가 되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이나 인터넷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 결국 아이 스스로 통제를 해야 한다는 소리다.

이영선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상담교수 : 문제는 아이들이 중독이라고 인식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을 많이 써서 내성이나 금단 등 여러 문제들이 생겨도, 컴퓨터와 달리 늘 가지고 다니는 필수품인데 '이게 왜 중독이지'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아이들한테는 스마트폰으로 이뤄지는 세계에 본인이 속하는지가 중요하다. 온라인상의 친구관계가 현실세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소리다.

전종수 한국정보화진흥원 단장 : 스마트폰게임 중독은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 연구가 많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중독 문제로 보고 대처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게임에 국한돼 중독 문제를 연구해서는 안 된다. 최근 스마트폰게임 중에서도 소셜 네트워크 게임(SNG)이 인기다. SNG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기반으로 게임 사용자간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에 따라 게임이 진행된다. SNG의 경우 SNS가 중독을 일으켰는지, 게임 자체가 중독을 일으켰는지 모호하다.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서 스마트폰게임 중독을 다룰 필요가 있다.

장병호: 스마트폰게임에 셧다운제를 적용하는 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청소년단체나 시민단체, 학부모 등은 셧다운제 적용에 찬성하지만, 게임 업계는 산업 논리를 앞세워 반대한다. 셧다운제를 스마트폰게임에 확대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형초: 청소년들이 내성과 금단 문제 등을 겪는다면 당연히 셧다운제에 스마트폰게임을 포함시켜야 한다. 특히 SNG는 사람들과 관계를 좋게 하기 위한 게임이라 생각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SNG에 빠지면서 랭킹에 집착하고, 결국 중독 위험에 노출되는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영선: 중독의 문제는 개인이 아닌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 국가통제가 아닌 게임중독으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노력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상담현장에서 느끼는 청소년들의 스마트폰게임 중독 문제는 심각하다. 이불 속에서 아이가 스마트폰으로 몰래 게임을 해도, 부모는 알 길이 없다. 자기 조절 능력이 약한 아이가 부모 통제를 벗어나기 때문에 중독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진다. 중독에 따른 피해는 연령이 내려갈수록 더하다.

전종수: 최근 셧다운제 실효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 논쟁은 무의미하다고 본다. 셧다운제의 실효성보다는 스마트폰게임에 어떻게 적용을 했을 때 효율성이 있는지 고민을 해야 한다.

유홍식: 셧다운제 실효성 논란은 의도를 가진 행위라고 생각한다. 실효성 문제를 건들이면서, 셧다운제 자체를 없애려는 의도가 다분히 내포돼 있다. 유선이든 무선이든 인터넷을 통해서 제공되는 게임은 모두 셧다운제 적용 대상이다. 그런데 여기에 2년마다 적절성을 평가한다는 문구가 하나 들어가 있는 거다. 스마트폰게임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합의해 2년간 적용을 유예했다. 최근 스마트폰게임을 셧다운제에 넣을지를 판단하는 평가기준만 확정됐을 뿐인데, 벌써부터 공격의 목소리가 높다.

셧다운제는 굉장히 어렵게 만들어진 제도다. 5~6년 시간을 끄는 동안 게임중독으로 아이들이 죽어가고, 수많은 가정이 파괴됐다. 실효성을 운운할게 아니라, 제도가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각 분야에서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장병호: 스마트폰게임 중독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해 어떤 대응책이 필요한가.

유홍식: 스마트폰게임 중독에 대한 다각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여성가족부의 셧다운제 평가기준에 따른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평가 척도에 대해 문제를 삼는 건 말도 안 된다. 게다가 스마트폰게임 평가 기준은 스마트폰게임을 오래하게 만드는 기술적 특성을 평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스마트폰게임 자체가 중독을 일으키느냐 아니냐를 평가하는 게 아니다.

이형초: 스마트폰게임 중독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방 교육이 필수다. 인터넷이 도입될 당시만 해도 엄마들이 선진 IT기기를 사용하면 아이들이 똑똑해지고, 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착각을 했다.

인터넷중독에 빠진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이런 인식이 잘못됐다는 걸 알리는 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투여됐다. 잘못된 절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초기부터 아이들이 스마트폰게임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해야 한다.

이영선: 학교 현장에서는 예방 교육 확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스마트폰 때문에 수업이 제대로 진행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스마트폰게임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길 때까지는 집이나 학교에서 규제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예 청소년용 스마트폰을 따로 만드는 건 어떨까.

전종수: 스마트폰게임 중독을 둘러싼 가장 큰 문제는 찬반이론으로 갈려진 사회적 분위기다. 스마트폰게임 중독 문제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연구가 필수다. 이는 게임 업계도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대부분의 게임중독은 습관화에서 유발된다. 유아동 시기에 게임중독에 걸린 적이 있다면, 성인이 돼서도 동일한 문제에 직면할 확률이 높다. 스마트폰게임 중독 예방 연구와 정책을 연령별 세분화할 필요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은 정부뿐만 아니라 게임업계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

정리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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