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통령, 40대 참모와 '눈높이 소통'
2000년대 초 인기를 끌었던 미국 드라마 '웨스트윙'은 미 대통령과 참모들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웨스트윙'에서 미 대통령은 자신의 집무실인 오벌오피스나 젊은 참모들 사무실을 찾아 수시로 논쟁을 벌인다. 주제나 형식에 아무런 꺼리낌이 없다. 때론 조언을 구하고 때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40대 참모들은 때론 수세적으로 답하지만, 때론 공세적으로 쓴소리를 퍼붓는다. 미 대통령은 쏟아지는 보고서 대신 젊은 참모들과의 '눈높이 소통'을 통해 국정운영의 정답을 찾아나갔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지켜보는 많은 이들은 그의 리더십을 '제왕적'이라고 표현한다. 박 후보가 최종 결제하기 전까지 어떤 정책과 입장, 일정도 외부에 발표하지 못한다. 오전 11시로 예정된 정책발표 문안을 10분전까지 선대위 핵심부조차 모를 정도다. 박 후보가 마지막까지 '컨펌'(확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일정도 하루 전 오후 늦게야 공개한다. 역시 박 후보가 막판까지 손질하기 때문이다.
박 후보가 한마디하면 곧바로 결론이 된다.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 제한은 안된다"고 못박자, 이를 반박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당내에서 "후보가 정했으면 따를 것이지, 쓸데없이 분란만 일으킨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선대위에서 박 후보에게 수많은 보고서를 올리고, 집행을 하지만 정작 박 후보가 보고서를 읽었는지 읽었다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들어본 참모는 드물다. 중간 전달자인 '보좌진 4인방'의 간접적인 반응만 들을 뿐이다. 박 후보를 수년째 보좌했지만 독대는 커녕 진지한 토론 한번 해본적 없다는 참모가 수두룩하다.
박 후보는 40대인 '보좌진 4인방'의 보고는 받지만, 선대위에 포진한 40대 참모들과 눈높이를 맞춘 소통을 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지난 11일 한달만에 선대위 회의에 참석, 본부장급 중진들을 앉혀놓고 훈계조 연설만 했다. "나부터 지방에서 숙박하면서 뛸테니 당신들도 열심히 뛰라"는 식이었다.
5년전 이명박캠프에 참여했던 전직의원은 "이 후보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40대 참모에게 질문을 던지고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끝장토론을 벌이곤 했다"고 전했다. 그는 "박 후보는 토론보단 극히 제한된 보좌진을 통해 보고받고 지시하는 제왕적 스타일"이라며 "40대 참모들과의 격의없는 눈높이 토론을 통해 브레인 스토밍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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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 인기를 끌었던 미국 드라마 '웨스트윙'은 미 대통령과 참모들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웨스트윙'에서 미 대통령은 자신의 집무실인 오벌오피스나 젊은 참모들 사무실을 찾아 수시로 논쟁을 벌인다. 주제나 형식에 아무런 꺼리낌이 없다. 때론 조언을 구하고 때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40대 참모들은 때론 수세적으로 답하지만, 때론 공세적으로 쓴소리를 퍼붓는다. 미 대통령은 쏟아지는 보고서 대신 젊은 참모들과의 '눈높이 소통'을 통해 국정운영의 정답을 찾아나갔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지켜보는 많은 이들은 그의 리더십을 '제왕적'이라고 표현한다. 박 후보가 최종 결제하기 전까지 어떤 정책과 입장, 일정도 외부에 발표하지 못한다. 오전 11시로 예정된 정책발표 문안을 10분전까지 선대위 핵심부조차 모를 정도다. 박 후보가 마지막까지 '컨펌'(확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일정도 하루 전 오후 늦게야 공개한다. 역시 박 후보가 막판까지 손질하기 때문이다.
박 후보가 한마디하면 곧바로 결론이 된다.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 제한은 안된다"고 못박자, 이를 반박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당내에서 "후보가 정했으면 따를 것이지, 쓸데없이 분란만 일으킨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선대위에서 박 후보에게 수많은 보고서를 올리고, 집행을 하지만 정작 박 후보가 보고서를 읽었는지 읽었다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들어본 참모는 드물다. 중간 전달자인 '보좌진 4인방'의 간접적인 반응만 들을 뿐이다. 박 후보를 수년째 보좌했지만 독대는 커녕 진지한 토론 한번 해본적 없다는 참모가 수두룩하다.
박 후보는 40대인 '보좌진 4인방'의 보고는 받지만, 선대위에 포진한 40대 참모들과 눈높이를 맞춘 소통을 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지난 11일 한달만에 선대위 회의에 참석, 본부장급 중진들을 앉혀놓고 훈계조 연설만 했다. "나부터 지방에서 숙박하면서 뛸테니 당신들도 열심히 뛰라"는 식이었다.
5년전 이명박캠프에 참여했던 전직의원은 "이 후보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40대 참모에게 질문을 던지고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끝장토론을 벌이곤 했다"고 전했다. 그는 "박 후보는 토론보단 극히 제한된 보좌진을 통해 보고받고 지시하는 제왕적 스타일"이라며 "40대 참모들과의 격의없는 눈높이 토론을 통해 브레인 스토밍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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