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맵/크리스토퍼 메이어·줄리아 커비 지음/오수원 옮김/2만원
이 책을 읽으려면 일단 진화경제학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야 한다. 진화경제학이란 생물들이 진화하듯 경제도 진화한다고 보는 학문이다. 진화하는 이유는 경제주체인 인간과 기술의 바탕인 지식이 진화하고 변화하기 때문으로 본다.
기존의 경제학이 사람은 합리적 동물로, 효율 극대화를 추구한다고 전제하면서 인간의 변화를 인정하지 않았다면 진화경제학은 인간의 지식, 믿음, 감정 등 때문에 진화하고 변화하는 동물이라고 본다.
변화하는 동물인 인간이 경제주체인 탓에 경제도 진화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저자는 현재 자본주의도 진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비단 미국발 경제위기 후 터져나온 자본주의에 대한 대중의 불신 때문만은 아니다. 이미 자본주의 지형 자체가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본주의는 안 변할래야 안 변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현대 자본주의의 총아인 지적재산권을 보자. 지적재산권의 미래는 이미 바뀌어 가고 있다. 중국 때문이다.
중국은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짝퉁들이 판치는 나라다. 삼성과 특허전쟁을 치르고 있는 애플은 중국에 대해선 시비를 걸지 않는다. 중국이 자본주의의 중심으로 부상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후 지적재산권의 중심이 될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묻는다. 중국이 세계적으로 가치 있는 지적재산을 창출하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 중국은 지적 재산의 강국이라는 힘을 이용해 지적재산권법을 없애 버릴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중국만 자본주의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회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되는 모든 논란이 자본주의의 진화에 힘을 보탠다.
자본축적만이 최대 목적이었던 기업들의 변화를 보라. 자본주의의 가장 큰 가치 중 하나인 금전적 이득, 그리고 유용한 도구인 경쟁은 쇠퇴하고 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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