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알데 새 대통령 풀뿌리 저항 직면

아르헨 시민 취임 첫날 퇴진 시위 … 지뢰밭 정국 돌파 회의적

지역내일 2002-01-02 (수정 2002-01-04 오후 3:38:00)
불과 2주만에 4명의 대통령이 물러나는 등 아르헨티나가 정국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가운데 1일 에두아르도 두알데 페론당 상원의원이 임시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시민들은 부패척결과 대선 실시 및 두알데 임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등 험로가 예고되고 있다.
두알데 임시대통령은 취임일성으로 “모든 역량을 동원해 새로운 아르헨티나를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두알데는 통화정책과 관련, 페소화와 달러화를 1대1로 바꾸는 태환제도는 사실상 폐기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선언해 조만간 페소화의 평가절하가 이뤄질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날 페론당의 내분으로 예정보다 늦게 소집된 연방의회에서 찬성 260표, 반대 21표의 압도적 표차로 새 임시대통령에 당선된 두알데는 “아르헨티나는 산산이 부서졌으나 미래는 있다”고 선언하면서 “새 국가를 건설한 뒤 앞으로 2년안에 새 정권에 튼튼한 국가를 넘겨주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두알데의 임기는 전임 페르난도 델라루아 대통령의 잔여임기가 끝나는 2003년 12월 10일까지다.
그러나 의사당 바깥에서는 ‘3월 대선과 새 정부 구성’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그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두알데가 우선 넘어야 할 산은 국민적 지지에 기반을 둔 정통성이다. 의사당 안에서는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아르헨 국민의 시각은 싸늘하다. 국민들의 눈에는 두알데는 독재자 메넴 전 대통령의 추종세력일 뿐이며 의회내에서의 그의 압도적인 지지는 부패한 정치인들의 야합으로 비쳐지고 있을 뿐이라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피폐한 민심 수습과 파산상태의 아르헨 경제를 복구할 새 경제모델의 제시는 두알데에게 주어진 또다른 부담이다.
두알데는 취임사에서 “아르헨 중산층을 무너뜨린 ‘부도덕한 경제모델’과 빠른시간 내에 결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생산과 고용, 국내시장을 되살리고 부의 재분배를 원활히 하는 새로운 경제모델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두알데의 이런 발언은 90년대 내내 아르헨을 비롯한 남미경제권을 지배한 미국주도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재검토를 비친 것이다. 그의 발언은 미국이 주창해온 ‘자유시장 정책’에 따라 국영기업의 민영화, 무역장벽 완화 등을 추진했으나 그 결과는 국가부도사태로 이어졌을 뿐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으며, 향후 보호무역주의 성향의 보수적 정책을 담아낼 새 경제 모델 구축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엔 아메리카 대륙 전체를 한 동아줄로 묶으려는 부시 행정부의 자유무역지대 구상이 타격을 받게 돼 경제복구 과정에서 IMF의 배후에서 사실상 돈줄을 쥐고 있는 미국의 협조를 얻기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그의 구상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두알데가 취임 직후 밝힌 예금동결조치 해제, 페소화의 제한적 평가절하 등도 위험요소가 적지 않다. 당장은 국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약 한달간 묶었던 예금인출을 다시 허용하겠지만, 이 경우 대규모 인출사태가 뒤따를 것이 자명하고 이렇게 되면 은행의 파산을 막기 위해 다시 예금인출을 막을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예상된다.
만신창이가 된 아르헨티나 경제는 앞길 곳곳에 지뢰가 매설돼 있어 어느 발자욱에서 뇌관이 터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페르난도 델라루아 전 대통령은 긴축재정을 표방하며 국민들에게 허리띠를 더욱 졸라맬 것을 강조했다가 유혈소요사태를 만나 퇴진했고, 아돌프 로드리게스 사 전 대통령은 제3통화인 아르헨티노 발행을 선언했다가 반발에 직면했다.
이런 복잡하고 난해한 정황 때문에 적지 않은 분석가들은 두알데 임시 대통령이 정치권의 압도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2년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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