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성공해야 한다

지역내일 2012-11-23

김홍국/하림그룹 회장

세계 식품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세계 인구가 늘어나는 데다 소득이 높아지면서 식품다양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구의 한편에서는 식량이 남아돌고 지구의 또 한편에서는 식량이 모자라기 때문에 글로벌 교역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도 구조적으로 식량이 모자라는 지역이다. 거주인구에 비해 경작지가 부족하고 식품산업 발전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탓이다.

이러한 상황을 글로벌 식품기업들이 놓칠 리 없다. 끊임없이 규모를 키우고 새로운 제품들을 개발하며 세계 각국의 식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자국의 생산기반이 취약한 데도 세계 최고수준의 맨파워와 육종~생산~가공~판매에 이르는 가치사슬 전분야의 R&D 능력, 최첨단 물류 시스템 등을 보유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칼로리 자급률 50% 이하, 지난해 곡물자급률 23%

2011년 농산업(agri-business) 부문 무역수지 흑자 320억달러를 달성한 네덜란드 농식품산업의 경쟁력은 이들 기업들이 클러스터를 이루고 있는 푸드밸리(Food Valley)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의 키워드는 혁신이다. 2012 Food Valley Expo에서 최고상을 받은 회사는 보통 10~50년이 소요되는 감자품종 개량기간을 3~5년으로 단축하는 기술을 개발한 회사였다. 네덜란드는 화훼의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감자 부문(육종·생산·가공제품)에서도 EU 1위다.

이러한 회사들은 부단히 기술을 개발하고 있을 뿐 아니라 푸드밸리의 엔진이라 할 수 있는 와게닝겐 대학의 감자센터(Potato Center)가 이들에게 유전자 개량 등의 첨단기술을 제공하며 긴밀히 협력한다. 이처럼 식품 선진국들은 글로벌 식품시장의 패권을 잃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우리나라 농식품산업은 어떤가? 분투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생산기반도 취약하고 제품개발 및 가공 등 제품,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시장의 요구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

글로벌 시장의 전투병이라 할 수 있는 기업들의 경쟁력이 뒤떨어지다 보니 안방시장을 글로벌 식품기업들에게 내주며 식품주권을 잃고 있다. 칼로리 자급률이 50% 이하이고 지난해 곡물자급률 23%, 농림수식품 무역적자 255억달러라는 수치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식품기업들의 식품식민지로 전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식품주권을 앞장서 지켜야 할 업계 관계자로서 부끄럽고 자책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 식품산업계에는 기회다. 일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은 물론이고 중국과 일본, 극동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식품을 필요로 하는 시장이 우리 주변에 큼지막하게 자리잡고 있다. 좋은 시장만큼 좋은 사업 기회도 없다.

식품주권 지켜내는 기술과 전략 만들어내야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지는 자명하다. 생산기반이 취약한 만큼 식품 원자재로는 경쟁할 수 없다. 기초연구와 실용 R&D를 발전시켜 제품 개발력을 높이고 첨단 IT를 활용한 물류시스템의 고도화로 동북아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글로벌시장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규모도 키워야 한다. 세계 1위 식품기업인 네슬레의 2011년 매출액은 90조원이 넘는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는 것을 나쁘게만 생각하는 정서도 바뀌어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국가식품클러스터(Foodpolis)를 조성하여 식품연구소와 기업들을 집적화하는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 할 것이다. 네덜란드 푸드밸리와 같은 경쟁력을 단기간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푸드폴리스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이곳에서 우리나라의 식품주권을 지켜내는 힘과 기술과 전략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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