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웅 칼럼] 일본 일본 일본

지역내일 2012-11-28

본지 논설고문

1970년대 일본은 동쪽 바다에서 불쑥 솟아오르는 태양처럼 욱일 승천(旭日昇天)하는 나라였습니다. 미국 하와이 주의 주지사, 연방 상원의원이 일본계였고 하와이주의 주요기업, 빌딩등 부동산들이 속속 일본인들의 수중에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하와이를 일본이 통째로 사들이는 형국이었던 것입니다.

그무렵 미국의 스탠포드대에서 공부하고 있었던 필자는 이런 사태를 보고만 있는 미국을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당시 스탠포드대에는 세계적 일본문제 전문가 로버트 와드 교수가 있었습니다.

답답했던 필자는 와드 교수에게 왜 미국은 하와이를 영토화하는 일본을 방치하느냐고 물어봤었습니다. 그런데 와드교수의 답변은 의외로 담담했습니다. 일본은 '국민수준'이 일류국가가 될수 있는 나라가 아니니 신경을 쓸 필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뜻밖의 답변에 한편 놀라면서 그분의 대국적 시야에 놀랐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그로부터 십수년이 지나 이번에는 특파원으로 뉴욕에 가게 됐습니다. 그때는 일본이 하와이가 아니라 세계의 심장이라는 뉴욕까지 사들일 기세였습니다.

미국의 상징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일본수중에 넘어갔고 뉴요커의 자존심이라할 라디오 시티도 일본인이 사들였습니다. 미국영화계를 대표하는 MGM은 물론 미국 최고의 명문 골프장도 일본인의 소유가 됐던 것입니다.

그때 필자는 와드 교수에게 아직도 일본에 대한 평가에 변함이 없느냐고 묻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혹시 그때쯤 고인이 됐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연락이 되지 않았던게 다행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 혹시 다른 답변을 하게됐다면 노교수의 체면이 여간 난처하지 않았을까요. 그때 다른 견해를 고쳐 들을 수 없었기 때문에 와드 교수의 답변은 필자에게 명언으로 기리 남게된게 아닐까 해서입니다.

"일본은 국민수준이 안돼"

요즘 일본이 정상이 아닙니다. 20여년째 장기불황의 늪에 빠져있고 일본의 자존심이라 할 소니사까지 투자부적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한동안 세계 자동차시장을 휩쓸었던 도요타사는 계속되는 리콜사태로 또 다른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나쁜 일은 홀로 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요. 금세기 최악의 천재(天災)였던 작년의 동북지방 쓰나미 사태에, 원전사고까지 겹쳐 어지간한 사람이 아니면 제 정신이 아닐만도 하지요. 반면에 한국과 중국은 일본에 비교하면 잘나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의 우경화는 예상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 속도와 정도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동적 내셔널리즘을 공공연히 내세우는 정당들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태양의 당' '유신의 당', 당명만 들어도 섬뜩하지 않나요.

그런데 문제는 다음 총선에서 집권이 유력하다는 자민당까지 '막가파식' 극우적 선거공약을 내놓고 있는 일입니다. 극우정당들이 급성장하고 차기 집권이 유력시되는 자민당의 선거공약이 상식을 일탈하고 있는 현실이 암담할 뿐입니다. 바로 이런 현상은 표 때문입니다. 표때문이라는 말은 국민들이 우경화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전후 일본의 정치지도자들이 역사교육을 잘못시킨 결과가 부메랑이 돼 지금 일본의 정치를 왜곡시키고 정치인들을 옥죄고 있는 것입니다. 전후 일본정치 지도자들은 국민들에 침략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던 것입니다. 침략사를 모르고 자란 국민들은 한국의 '반일', 중국의 '배일'을 이해할수 없는 것이지요.

이런 상황이 정치인들의 운신의 폭을 제한하고 일본의 정치를 비현실적인 코너로 몰아넣고 있는 것입니다. 한 세기전 일본은 한반도와 중국을 제압할수 있는 군사강국 이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정치가 교육 잘못시켜 부메랑

일본의 우경화가 어디로 갈수 있을까요.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 할수 있을까요? 일본이 중국과 군사적으로 대결할수 있을까요? 일본의 우경화는 결국 스스로 고립의 길을 자초하고 국민들의 삶을 더욱 고단하게 만들 것입니다.

일본의 대표적 우익단체라 할수 있는 '잇스이카이'(一水會)의 고문인 스즈키 구니오씨는 최근 한 신문과의 언터뷰에서 "현재 (일본의)극우에는 천적이 없는 상태라 자칫 생태계가 파괴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극우는 사회의 일부분이어야지 사회전체가 그렇게되면 곤란하다"는 것이지요. 극우층 지도자가 어떻게 이런 우려까지 하게 됐을까요.

와드 교수의 일본코멘트가 '진리'가 되면 참으로 곤란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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