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입러시

지역내일 2002-01-10
대학 편입학 ‘러시’
학벌·취업난 극복 위해 … 두자리 수 경쟁률 많아

서울 소재 S대 국문학과에 다니는 정지영(가명·23)씨.
그는 현재의 대학교에 다니기 전에 충청도에 소재한 대학교에 다녔다. 그가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는 편입학을 통해 들어왔다. 정씨는 “현재 학교에 만족한다”고 말한다.
서울의 또 다른 S대에 다니고 있는 박윤영(가명·24)씨. 그의 경우도 정씨와 비슷하다. 대학입시를 통과한 후 최초 입학한 대학에 대해 불만을 갖고 현재의 대학으로 적을 옮겼다.
예전에 비해 대학의 수가 많아지고 전문대생의 4년제 대학으로의 편입이 자유로워지면서 편입을 고려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자신이 다니고 있는 대학보다 좀 더 인지도 있는 학교를 찾아 편입학을 선택하거나 취업난을 극복하기 위해 취업 유망학과를 위해 다시 대학으로 향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대부분 10대1을 웃돌 뿐 아니라 최고 8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학과도 등장하고 있어 편입학이 ‘제2의 입시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실제로 연세대에 이어 10일 두 번째로 마감한 대학인 이화여대의 경우 △학사편입 8.81대 1 △일반편입 11.67대 1로 평균 10대 1을 웃도는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사범계열의 경우 20~30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초등교육과의 경우는 △학사 86.8대 1 △일반72대 1을 기록했다.
현재 3회째 편입학을 준비하고 있는 고미선(가명·23)씨는 “지난해에 비해 편입생이 늘어난 것 같다”며 “주변 친구들 10명 중 5명 꼴로 준비하는 편”이라며 대학생의 편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영 편입사 정남순 실장도 “최근 들어 학원생수가 10~15% 늘어났다”며 “취업난을 고려해 취업이 잘되는 학과를 선택하거나 소위 명문대 중심으로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며 최근의 편입학 열풍을 설명했다.

◇ 편입학도 재수생 등장 = 강원도 S대 법학과에 다니는 고미선(가명·23)씨는 현재 고려대 법학과로 편입을 준비하고 있다. 고 씨가 편입학에 도전하고 있는 것은 이번이 3번째. 그가 이번에 원서접수한 대학은 서울 소재의 소위 주요대 들이다.
서울 외곽 S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다니는 이수영(가명·25)씨도 두 번의 낙방 후에 현재의 학교에 입학했다. 이 씨는 원래 전문대 사진학과를 졸업했다. 전문대 졸업 후 좀 더 배워 사진 전문가가 되기 위해 같은 대학 같은 학과를 고집하다 두 번 실패한 후 현재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했다. 이 씨는 “사진과 관련된 학과를 고집하다가 신문방송학과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김영 편입사 정 실장은 “편입학을 고려하는 학생들이 늘다보니 최근 들어서는 편입학 재수생들이 늘어나는 게 새로운 추세”라며 “특히 명문대 입학을 위해 계속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 왜 편입으로 몰리나 = 지방 고교 출신이 박윤영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 중위권 대학에 진학했으나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러나 재수보다는 처음부터 편입을 선택하기로 마음먹고 합격한 대학에 진학했다. 박 씨는 “전 과목을 공부하는 대입보다 몇 개의 과목만 공부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편입학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씨의 경우 외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편입을 고려하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로 △학벌을 찾아 편입하거나 △전문대 졸업자가 취직 후 느끼는 현실적인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서 △취업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이수영 씨는 전문대 재학 시절 사진에 관해 배우면서 사진 분야는 특히 학벌과 인맥이 많이 작용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진학과로 유명한 서울의 C대학에 두 차례나 편입학 지원을 했다.
편입학에서 세 차례의 고배를 마신 후에도 여전히 명문대를 고집하고 있는 고미선씨도 마찬가지다. 그가 계속 편입을 고집하고 있는 이유에 “아직은 학벌 중심의 사회다”라고 잘라 말했다. 전문대학 전산학과를 졸업한 후 유통회사에 다니다가 서울의 K대학으로 편입한 이중호(가명·28)씨는 취업 이후 느끼게 되는 차별이 편입학을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이유다.
이 씨는 “공부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거나 4년제 대학을 가고 싶어 했던 것은 아니었다”며 “취업을 준비하면서 4년제대 졸업자만 선발하는 기업들도 많았고 어렵사리 취직한 회사에서도 전문대졸업자와 4년제대 졸업자 사이의 급여 책정 등이 다른 것이 불만이었다”며 편입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2002학년도 1학기 이화여대 편입학 경쟁률을 살펴보면 학사편입의 경우 일반편입과 달리 순수학문의 경쟁률이 낮은 반면 취업과 연결되는 학과의 경쟁률이 높았다. 학과별로 살펴보면 △불문 0.57대1 △독문 0.29대1 △통계학0.6대1 등인 것에 반해 △초등교육 886.8대1 △특수교육 18대1 △영어교육 13.17대 1 △수학교육 14.5대 1을 기록했다.
이같은 경쟁률 분포는 4년제 졸업자들도 극심한 취업난 때문에 취업과 연관되는 학과로 다시 편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될 수 있다.
◇ 대학들 학생 만족도 채우는 노력 필요 = 학벌이 취업 등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때 대학생들은 좋은 대학을 찾아 떠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대학들은 교육부의 ‘대학설립준칙주의’이후 설립이 쉬워진 탓에 교육 여건과 환경 등이 미비해도 개교하는 사례들이 많아졌고 이에 따라 학생들의 만족도도 낮아졌다는 지적이 있다.
한 교육관계자는 “요즘 사회에서 좋은 대학을 찾아 떠나는 학생들만을 탓할 수는 없다”며 “대학 설립 기준을 좀 더 강화해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학벌보다는 실력이 중심이 되는 등 사회적 인식이 성숙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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