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에서 만난 사람│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고영진 회장(경남교육감)] “40년 이상된 노후학교 13.9% 달해”

지역내일 2012-12-11 (수정 2012-12-11 오후 1:34:20)
"지방교육재정 축소가 아니라 확대해야"
학교 비정규직 처우개선 공동 추진

지난 5일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서울 여의도에서 '지방교육재정포럼'를 열었다. 시도교육감협의회 차원에서 교육예산을 주제로 연 첫 포럼이다. 누리과정 도입, 개축 대상 노후학교 급증, 무상급식 확대, 비정규직 처우개선 등 늘어나는 재정수요로 인한 시도교육청과 교육감들의 절박감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사였다. 본지는 시도교육감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고영진 경남교육감을 만나 이번 포럼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들어보았다.

■ 인구 감소로 학생 수 줄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일부에서 초·중등 교육예산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주장은 학생 수 감소가 교육비 감소로 이어진다는 단순한 계산에서 나온 발상이다. 현재 내국세의 20.27% 수준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을 줄이자는 것이다. 이는 초·중·고교의 교육여건을 현재 수준에 묶어두자는 것과 같은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교육여건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미래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교육에 희망을 걸기 위해서는 교육여건이 최소한 경쟁국들과 비숫한 수준은 되어야 한다. 학급당 학생 수, 교사 1인당 학생 수 등 대부분의 지표가 경쟁국들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각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특히 학생 수가 줄어드는 시점에 교육예산을 투입한다면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과거지향적이고 현상고착적 사고로 교육문제를 바라 봐서는 국가의 미래도 없다.

또한 누리과정 도입으로 현실적으로도 예산수요는 증가했다. 현재까지 누리과정을 위한 추가경비 지원은 없다. 국가적 차원에서 실시하는 정책이라 수용했지만 시도교육청 예산만으로 부담하기에는 힘겨운 부분이 있다.

■ 지난 5일 열린 '지방교육재정포럼'의 목적은 무엇인가.

시도교육감협의회 차원에서 개최한 교육재정 주제의 첫 포럼이다. 이는 교육발전을 위한 지방교육재정 확충이 절박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날 포럼을 통해 각계 계층과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고, 이를 바탕으로 재정확충 방안을 마련해 차기 정부에 제시할 계획이다.

■ 재정확충이 절박하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1970년 이전 건축되어 40년 이상 사용한 노후교사가 있는 학교가 전국적으로 1642교나 된다. 전체 초중고교의 13.9%에 달한다. 문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노후교사 숫자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시도교육청의 재정여건상 노후 교사 개축비용을 전액 부담하기 어렵다. 지진 발생 등 자연재해에 대한 안전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지방교육재정 확충이 시급하다. 교과부에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개정을 건의했다.

■ 학교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비정규직 문제는 두가지로 분리해서 보아야 한다. 하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다. 또 다른 하나는 비정규직에 대한 고용계약 주체를 학교장에서 교육감으로 변경하는 문제다. 먼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 문제는 교육감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예산확보 문제 등 국가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다. 고용계약 주체 변경은 사법부 판단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든 결말이 난다. 현재 11개 교육청이 합동으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 비정규직 처우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경남교육청뿐 아니라 전체 시도교육청이 인식하고 있다. 예산 등 고려해야 할 문제들이 많아 교육감협의회 차원에서 용역을 발주해 개선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 다문화교육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

2013년도부터 국가적으로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대폭 보강된다. 이에 맞춰 우리 교육청은 다문화교육원을 내년 상반기 중으로 설립할 계획이다. 다문화교육원에서는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에 대한 교육도 이뤄진다. 교육방식도 숙박교육을 비롯해 다양하게 마련할 생각이다.

■ 지난 11월 대전서 열린 교육감협의회에서 지방자치 독립성을 강조하는 성명서를 채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성명서 채택 배경에 대해 말해달라.

전국 시·도지사협의회가 지난 10월 '교육자치와 지방자치의 일원화'를 국회와 정부에 촉구했다. 교육을 정당이나 정치권력에 예속시키는 것은 헌법 제31조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헌법정신에 위배된다.

교육자치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비교육적인 발상을 철회하라는 요구였다. 교육자치와 지방자치는 수레바퀴의 양쪽으로 상호 연계·협력해야 할 독립된 주체이지 통합 대상이 될 수 없다.

■ 이와 함께 학생체육대회 개최 건의문도 채택했는데.

전국체육대회에 전체 출전하는 선수의 약 44%가 고등학생들이다. 시·도간 종합순위 경쟁으로 인한 실적위주 훈련으로 학생 선수들이 수업을 받지 못하는 등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교육과학기술부 등 관련 부처에 학생체육대회 신설을 요청했다. 학생들의 신체 및 정신발달 정도에 맞춘 학생체육대회를 통해 순위경쟁에서 벗어난 명실상부한 스포츠 축제를 열어야 한다.

■ 지난 7월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 취임 이후 전국적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전국 시·도교육감 협의회를 대표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청 상호간의 정보 교류와 협력 증진을 통한 교육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으로서 가장 관심을 갖고 강조하고 있는 사항은 무엇인가.

먼저 유·초·중등 교육관련 대표기관으로서의 위상 정립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지방교육자치의 건전한 육성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 전국 시·도교육청의 공통된 현안 문제 해결위해 노력할 것이다. 특히 소득 격차로 인한 교육격차, 수도권과 지방간의 교육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 시도교육감협의회가 가장 관심을 갖고 해결방안 마련에 나선 현안은 무엇인가.

교수학습 질적 향상을 위한 교원 정원 증원을 위해 국회와 정부 관련부처 방문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이슈화 되고 있는 누리과정 도입, 무상급식, 노후 교육시설 개축 등에 따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율 상향조정 등 지방교육재정 확충을 위한 연구 용역도 추진하고 있다. 또 비정규직 문제도 관심사이다.

■ 교육정책에 대한 시·도교육감들의 견해가 일치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는가.

교육 현안에 대해 사전 실무협의회를 거쳐 시·도교육청 간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가급적 대화와 토론을 통해 모든 시·도교육청이 수용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 도출을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

그럼에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시·도교육감협의회 규약에 의해 의결한다.

■ 시·도교육감협의회의 발전방안은.

교육현안에 대한 각계 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교육정책에 반영함으로써 교육발전을 위한 초석을 마련해 나갈 생각이다. 특히 지방교육자치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명실상부한 협의·조정 기구로 격상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 경남지역의 성취도평가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는데.

초등학교는 전국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우수한데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갈 수록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중 하나가 지리적 여건이다. 경남지역은 창원지역을 제외하면 인근 대도시에 비해 교육여건에서 경쟁력이 높지 않다. 이로 인해 상당수 우수학생들이 부산, 대구, 울산 등 대도시로 유출되고 있다. 이유가 어떻든 결과론적으로 종합적인 학생지도에서 문제점이 노출 된 것이다. 겨울방학때 관련 T/F를 구성해 해결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방안이 마련되면 내년 1학기부터 학교 현장에서 추진할 생각이다.

고영진 교육감은
진주고등학교 졸업(1965년 2월)/ 경남대 영어교육과 졸업(1980년 2월)/동아대 교육학 박사(1996년 2월)/교사·교감·교장(1980~2003년)/13대 경남교육감(2003년 12월~ 2007년 12월)/한국국제대 총장(2008년 3월~2010년 2월)/15대 경남교육감(2010년 7월~현재)
차염진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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