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 격전지를 가다 ①부산·울산·경남] ‘철수’ 빠진 PK … 박근혜 ‘대세’냐, 문재인 ‘약진’이냐

지역내일 2012-12-12 (수정 2012-12-12 오후 2:26:43)
50대이상 "그래도 새누리" 20·30대 "이번엔 바꿔야"
부동층 된 '비여비야 안철수 지지자' 문 놓고 고심
새누리 "문 30%로 저지해야" 민주 "문 40% 넘어야"

안철수 전 후보가 사퇴하기 전 부산·울산·경남(PK) 민심은 완전히 '디비졌다'(뒤집혔다). 10월초 안철수-문재인 두 후보의 지지율 합계가 46%에 달했다. 박근혜 후보(45%)를 앞지르는 수치였다.

PK가 '영원한 여도(與道)'에서 '반란의 진앙지'로 탈바꿈할지 전국적 관심이 쏠렸다. 실제 여야에선 PK표심에 따라 전국 승패가 엇갈릴 수 있다고 봤다. PK유권자는 616만명. 투표율 70%를 가정하면 투표자는 431만명이다. 투표자 10%가 움직이면 43만표가 이동하는 셈이다. 박-문 두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친다고 보면 43만표는 판을 뒤집기에 충분한 규모다.

이 때문에 박 후보는 PK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65%를 얻으면서 문 후보 지지율을 30%로 막는 완승을 거두겠다"는 의지다. 안 전 후보가 사퇴하면서 야풍도 어느정도 가라앉았다고 본다. 선거를 1주일 앞두면서는 완승의 자신감이 한층 강해진 모습이다.

반면 문 후보는 PK에서 대역전극의 단초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10년전 노무현 후보(29%)가 얻은 표를 웃도는 40%대를 얻어 오차범위내 격차를 뒤집겠다는 구상이다.




◆도시는 문재인, 농촌은 박근혜 = 기자들이 11일 만나본 민심은 연령대에 따라 확연히 엇갈렸다. 40대 중반이상 중장년층에선 박근혜 선호도가 뚜렷한 편이었다.

"부산민심이 바뀌었다 어쨌다 하는데 내가 아는 사람들 누구한테 물어봐도 다 박근혜 찍는다는데. 기자들만 문재인 어쩌구 하는거 아닌가"(김익선씨·65·무직) "내 주변에는 다 박근혜를 지지한다. 나온 사람들 중에 그나마 박근혜가 낫다고 한다. 안정적이고 믿을 수 있다는 거다"(이 모씨·45·미용실운영) 전통적인 친여 정서와 박 후보 개인에 대한 선호가 뒤섞여 우세한 여론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40대초반 이하 젊은층에선 "바꾸자"는 분위기가 상당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찍었던 내 친구들이 요즘은 전부 문재인으로 돌아섰다. 야권지지층이 말은 안해도 이번에 꼭 투표할 분위기다"(김 모씨·42·식당운영) "다 바꿔야한다. 이명박정부에서 식당 하나 해먹기도 너무 힘들었다. 언론에서 사람들이 투표에 관심없다고 하는데, 그건 기자들하고 말하기 귀찮아서 그런거다. 야당 지지자들이 이번엔 꼭 투표할거다"(김 모씨·42·재래시장 자영업) 이명박정부에 대한 심판론과 피폐해진 부산경제에 대한 불만이 젊은층을 야당 지지로 몰아간다는 느낌이었다.

여기까지 민심은 박 후보의 숫적우위로 볼만하다. 40대중반이상 중장년층이 숫적으로 훨씬 많고 투표율도 높을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문 후보측의 40%대 돌파 목표는 '불가능한 꿈'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 변수는 안철수에 호감을 가진 비여비야(非與非野)성향 부동층이라는 분석이다.

"이명박정권의 도덕적 해이와 정통성 부재 때문에 젊은층은 새누리당에 대한 반발이 크지만 그렇다고 민주당과 문재인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안철수씨에 대해선 호감이 강한데, 사퇴하는 바람에…. 젊은 사람들은 투표해봤자 박근혜 될거라고 생각해 투표를 잘 안한다"(손원일씨·38·회사원) "주변에서 투표 하겠다는 말은 잘 안나온다. 친구들도 망설이고 있다. 망설이는 친구들 대다수는 새누리당은 싫고, 문재인씨는 잘 모르겠고 그런 식이다. 안철수씨라면 모르겠지만"(김 모씨·21·대학생) 2030대에 광범위하게 포진된 "여도 싫고 야도 싫다" "안철수에겐 관심 있다"는 부동층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박-문 두 후보의 최종성적표가 영향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역별 지지성향도 편차를 보이고 있다. 박 후보는 부산 수영구 연제구 등을 중심으로 한 부산내륙과 경남 농촌지역에서 절대 우위를 보인다. 문 후보는 상대적으로 '낙동강벨트'로 불리는 부산 사상구 사하구 등과 경남 김해 창원 등 도시지역에서 약진 중이다.

◆"37% 놓고 공방 치열할 것" = 최근 이뤄진 여론조사와 전문가 의견도 뚜렷한 결론을 내기 어려운 분위기다. 11일 이뤄진 리서치앤리서치 조사를 보면 박 후보(54.3%)가 문 후보(30.0%)를 압도하고 있다. 문 후보는 30%에 겨우 걸치면서 목표치에 훨씬 미달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앞서 실시된 한국갤럽과 KSOI조사에선 문 후보가 각각 39%와 39.9%를 얻어 약진하기도 했다. 40% 돌파 가능성을 남겨놓은 것이다.

디오피니언 엄경영 부소장은 문 후보의 40% 돌파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엄 부소장은 "최근 박 후보가 우위를 점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2030대에서 투표참여 의지가 높아지고 있고, 안철수효과가 생각보다 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투표율만 높아지면 40% 가까운 득표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명지대 신율(정치외교학) 교수는 문풍은 찻잔 속 태풍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신 교수는 "안 전 후보가 사퇴하면서 PK 대선은 결국 새누리 대 민주 구도가 됐다"며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당선된 것도 무소속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PK유권자들의 비여비야 현상, 즉 문 후보가 약진하기 어려운 상황을 지적한 대목이다. 신 교수는 "문 후보는 30%초반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중립적이다. 윤 실장은 "PK에선 무조건적인 새누리당 지지성향이 약화되는, 즉 영남벨트에서 이탈현상이 강화되는 흐름이지만 이게 민주당 브랜드에 대한 수용으로까지는 나가지 않고 있다"며 "비새누리, 비민주 성향이면서 안철수를 지지했던 유권자층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문 후보가 37%를 넘느냐 못 넘느냐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차염진 전예현 기자,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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