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주 전북지사가 15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그는 "10구단 유치를 염원 했던 도민께 송구스럽다"고 했다. 유치 실패에 따른 세간의 비판을 염두에 둔 표현이다.
전북도가 10구단 유치활동을 시작하자 '김 지사 3선용 카드 아니냐'는 시선도 적잖았다. 본인은 정색하지만 사실 선출직 단체장이란 면에선 3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만 생각했다면 굳이 10% 가능성에 불과한, 대형 리스크를 가진 사업을 선택했을까.
김 지사에겐 지난해부터 도정 핵심방향으로 정한 '삶의 질 향상'의 상징이 필요했을 것이다. 전북은 지난해 '삶의 질 향상'을 내걸고 동네 작은 영화관, 목욕탕, 운동장을 만들고 있다.
주민들이 스포츠·문화를 통해 힐링(치유)과 여유를 누리게 하자는 취지다. 10구단이란 대표상품이 도정의 지향점을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자치단체는 '기념비'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세금을 쓰는 입장에서 정량평가가 가능한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주민도 마찬가지다. 느리고 여유있게 살고 있으면서도 슬로시티 자체보다 국제기관의 인증서를 요구한다.
그런데 이같은 풍토라면 같은 실패가 반복될 공산이 크다. KT가 전북의 동참제의를 거절하고 수원의 손을 잡은 이유가 하루아침에 해소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방법을 달리할 수는 없을까. 10구단 없이도 야구를 가장 재미있게 즐기는 지역으로 만들어가면 성공한 것 아닌가. 생활인 주말리그가 가장 활성화 된 지역으로 만들어가면 전북도의 목표는 달성되는 것 아닌가. 소극장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람들이 넘쳐나야 '소리문화의 전당' 같은 대규모 공연장에도 사람이 북적일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사업에 기념비를 세울 필요는 없다. 주민도 '유치에 실패했다'고 질책만 할 것이 아니라 "도전하되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보자"고 전략을 수정할 때가 됐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