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석효 한국도로공사 사장] “눈높이 낮추니 국민 민원 보이더라”

지역내일 2012-12-13 (수정 2012-12-13 오후 3:07:23)
졸음쉼터·알뜰주유소 설치 … 고객감동경영, 기관평가 1위

지난 7일 강추위 속에 전국에 폭설이 쏟아졌다. 하지만 고속도로는 눈사태로 마비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소통이 원활했다. 교통흐름이 원만하다는 소식에 장석효 도로공사 사장은 노조를 비롯한 전 직원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자못 여유가 있어 보였다. 취임 1년 6개월 동안 그가 국민을 위해 실시했다는 '맞춤형 고객서비스 정책'을 짚어본다.

장 사장이 꺼낸 첫마디는 '고객에 맞춰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라며, 졸음쉼터와 알뜰주유소 설치 배경을 설명했다.

◆모든 정책, 고객중심으로 설계 = 장 사장은 취임 후 '빠른길, 안전하고 쾌적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기본에 충실하자는 정책을 제시했다. '길을 열어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는 장 사장의 철학은 고객맞춤 경영으로 이어졌다.

달리다가 졸리면 참지 말고 가까운 곳에 주차하고 잠깐이라도 휴식을 취하자는 뜻에서 졸음쉼터를 만들었다. 운전자의 눈높이에 맞춰 고안해낸 아이디어였다.

철저한 현장중심의 사고에서 나온 졸음쉼터는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지만 운전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장 사장은 "사망사고 중 30% 이상이 졸음운전 때문에 발생한다"며 "졸리면 당장 쉬어야 하는데 휴게소는 평균 27km간격이고, 먼 곳은 50km에 이르는 곳도 있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고속도로에 있는 졸음쉼터는 110곳. 내년까지 202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졸음쉼터 설치로 지난해에 비해 졸음운전 사고가 28%나 줄었다.

알뜰주유소 역시 '고속도로 주유소는 비싸다'는 고객들의 고정관념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정부는 국민들의 유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모색했다. 하지만, 도로공사의 알뜰주유소 정책만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응이 좋아지자 고속도로 주유소 169곳 중 155곳이 알뜰주유소로 전환했다.

특히, 알뜰주유소는 한국석유관리원의 품질보증 프로그램에 가입, 철저한 품질 관리로 정품과 정량의 기름을 안심하고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민 호응도 좋아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30% 가까이 증가했고, 국토해양부 우수사례(BP)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장석효(가운데) 사장이 노조위원장과 함께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해 위로하고 있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제공


◆고속도로 최고 서비스는 '안전' = 고속도로는 빠르게 달리는 것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게 장 사장의 철학이다. 올들어 10월까지 전방주시태만으로 112명(39%), 졸음운전으로 90명(31%)이 사망했다. 2차사고로 인한 사망사고도 50명이나 됐다. 다양한 시설물 설치 등으로 사고는 줄었으나, 사망자는 늘고 있는 추세다. "안전운전을 위한 법적 조치와 운전자의 의식전환이 절실하다"고 장 사장은 강조했다. 이와 관련, 주요 사망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DMB 시청이나 전화통화, 문자발송 등에 대한 법적조치의 근거를 마련했다. 운전중 DMB를 조작하거나 시청할 경우 처벌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내년 3월부터 최대 7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한다.

졸음사고 예방을 위해 졸음쉼터나 예방알리미, 돌출형 차선설치를 해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돌발상황 자동감지 시스템과 고속도로 상황 제보안내 스마트폰 앱·고속도로 교통정보 앱도 개발했다.

◆흑자경영 개선 몸부림 = 도공의 2011년말 부채는 24조원으로 공기업 중 네번째다. 2005~2011년까지 정부방침에 따라 경기활성화 등을 위해 6조원을 추가 투자한 것이 부채 증가요인으로 작용했다. 물가안정 등 서민부담 경감을 위한 공공요금 동결기조에 따른 통행요금 조정은 늦춰졌다. 장애인, 경차, 출퇴근 할인 등 감면 통행료는 급증했으나, 보전이 되지 않았다.

이에 도공은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도공의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동남아와 남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남미 페루의 경우 고속도로 건설뿐만 아니라, 유지관리까지 맡아 운영하는 종합시스템을 계약단계부터 추진하고 있다.

최근 변모한 한국의 휴게소를 벤치마킹하려는 해외업체도 늘고 있다. 도로공사는 중국 길림성 주변 400km에 달하는 고속도로에 휴게소 10개를 설치했고, 중국정부가 최고의 휴게소로 평가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유지관리 효율성을 높여 운영비용을 줄이고 건설투자 규모도 적정수준으로 조정하고 있다.

◆고객 감동경영, 성과로 이어져 = 고객감동을 위한 장 사장의 고민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공기업의 가치는 철저히 국민속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그는 청렴 마일리지, 개인 윤리수준 통합지표 등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의 소리 포털'과 '고객 의견을 듣고 심의하는 심의위원회' 등 고객중심경영을 도입해 공기업 최초로 인증까지 받았다.

장 사장의 강력한 윤리경영 의지는 정부경영평가에서 기관장 1위, 기관평가 2위라는 성적을 거뒀다. 직원들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고객만족도 중심의 경영은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공기업 최초로 공정거래위회로부터 고객만족경영 인증을 받았다.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에서 '교량점검용 붐장치'가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도공은 2008년 헌혈뱅크를 구축, 적십자사에 국내기업 최초로 헌혈버스를 기증했다. 직원들과 휴게소를 방문한 고객들이 기증한 헌혈증을 희귀난치병 어린이 치료에 쓰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감사의 표시로 '적십자 회원 유공장 명예대장'을 수여했다. 도공은 구세군과 함께 4개국 203명을 치료해 해외에서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장 사장은 "사람과 문화를 연결해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길을 만들겠다"며 "뉴스에서 고속도로 사망사고 소식이 사라질 때까지 눈높이를 낮춘 서비스정책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석효 사장은 = 경기 고양 출신으로 1974년 서울대를 졸업하고 기술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2006년 행정2부시장으로 퇴임할 때까지 31년간 서울시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재직 중 도로국장, 지하철건설본부장, 건설안전관리본부장 등 건설 관련된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청계천 복원공사를 진두지휘해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의 신임을 얻었다. 지난해 6월 한국도로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전호성 김병국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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