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양성에 최우선 … 지난해 발전사 중 최고 매출 기록
"발전소 현장을 포함해 우리 남부발전 정문을 출입하는 중소 협력업체 사장이 수백명 됩니다. 이분들이 안계시면 발전설비가 불안정해집니다. 굉장히 중요한 분들이죠. 그래서 직원들에게 회사 정문을 오가는 분들을 항상 웃게 해드리라고 강조합니다."
이상호 한국남부발전 사장의 말이다.
이 사장은 "협력업체에게 적정한 이윤을 보장해줘야 한다"며 "극단적으로 가격 조금 깎았다가 짝퉁 부품을 쓰면 어떻게 되겠는가. 협력업체가 잘돼야 남부발전도 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1979년 한국전력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전력산업에 종사해온 이상호 사장. 2011년 10월 사장으로 취임해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매출액이 6조9000억원을 넘었다. 발전사 중 최고 아닌가
2001년 한전에서 분사할 당시 매출액이 1조6000억원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감회가 남다르다.
매출액은 전력판매량이라고 보면 되는데, 그만큼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남부발전은 발전그룹사 최저 고장 정지율을 비롯 전력판매·열효율·발전소 이용률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안정적 전력공급이 최우선이라는 경영방침 하에 전 직원이 혼연일체가 돼 이뤄낸 값진 결과다.
■최근 들어 발전회사들의 해외사업 진출 소식을 접하곤 한다. 남부발전의 해외사업은 타 발전사와 어떤 차이점이 있나
2012년 해외에서 올린 매출은 130억원 정도였다. 그동안 발전운영기술, 신규설비 확충,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에 치중하다보니 해외사업 출발이 좀 늦었다. 사장 취임 이후 국내사업은 어느 정도 형태를 갖췄다고 판단해 지난해부터 해외로 눈을 돌렸다.
그 결과 올해에는 인도 구자라트 발전소 및 칠레 구리광산 발전소 건설사업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칠레, 인도, 베트남, 터키 등 4개국을 거점국가로 선정해 해외사무소를 개설했는데, 올해도 도미니카, 몽고, 중국 등으로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어떤 사업을 추진하나
중국은 매년 신설되는 발전기 용량이 8000만kW쯤으로, 우리나라 연간 총 발전량과 맞먹는 규모다. 대부분 화력발전소다. 화력발전소는 환경오염을 예방하기 위해 탈질촉매제를 설치하는데, 일반적으로 수명이 3년이다.
그런데 한국의 중소기업이 탈질촉매제를 재생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그래서 국내 K사와 중국 산서성의 발전소에 납품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토대로 중국 전역에 확대 보급하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발전회사들이 해외사업에 적극 나서면 한국기업끼리 불필요한 경쟁이 발생하진 않나
다른 발전사가 먼저 추진하는 지역(사업)이 있으면 후발주자가 그 지역은 넘보지 않는 것이 불문율처럼 돼 있다. 국내 기업끼리 충돌해서야 되겠나.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한 윤곽이 드러났다. 민간기업들의 발전사업 진출이 눈에 띄게 늘었는데
국내 전력산업 발전을 위해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경쟁체제는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만 전력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질 좋은 전기를 값싸게 공급해야하는데, 민간기업이 대거 진출함으로써 공익성이 훼손될까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아무래도 이익을 중심으로 경영하면 효율이 떨어지고, 전기가격도 올라가지 않겠나. 민간기업의 발전설비량은 20%(현재 15%)쯤이 적당하다고 본다.
■지난해 여름에 이어 올 겨울철 전력수급 위기가 반복돼 왔다. 우리나라의 적정 예비율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
예비율이 너무 적으면 전력공급 중단이 우려되고, 반대로 너무 많으면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국가재원의 낭비 및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된다. 우리나라 발전설비 규모가 8000만kW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임을 고려하면 전력설비 예비율은 12~13%가 적정하다.
■인재양성에 대한 의지가 남다른 것으로 아는데
우리 회사의 전 직원이 2000여명인데, 이중 박사학위를 소지한 사람이 5명밖에 없다. 솔직히 기술력을 전제로 하는 발전회사로서 너무 적다. 그래서 인재개발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했고, 인재개발실을 신설했다.
지속경영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을 키우는 일 아닌가. 앞으로 최소 50명의 박사급 인력을 확보할 것이다. 회사 기여도가 높고, 공부에 대한 열정이 많은 직원들을 회사가 적극적으로 키우고, 내부에서 경영자가 배출되는 토대를 만들겠다.
■회사 로비에 신문고가 있던데 의미는
그 옆에는 '면담, 회의 후 식사제안 등을 하신다면 남부발전에 오실 자격이 없습니다'는 문구도 있다. 협력회사에 밥 얻어먹지 말라는 얘기다.
이런 노력으로 국가권익위원회가 실시한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2010년, 2012년 두차례 1위를 차지했다.
동반성장 페어행사에서도 대·중소기업 협력부문 최우수기관으로 뽑혔다. 청렴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남부발전 최초로 내부 출신 최고경영자에 올랐는데, 그동안 일하면서 가장 보람됐던 일과 제일 힘에 겨웠던 때는
남부발전은 창사 당시 가장 열악한 조건에서 출발했다. 폐지예정인 영월·영남·부산화력발전소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직원들이 혼연일체돼 발전회사 중 최대 매출액을 올리는 회사로 거듭났다.
반면 2011년 9월 발생한 불시 정전사태는 평생을 헌신한 전력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나는 스스로 공직자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살았다. 공직자는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선우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발전소 현장을 포함해 우리 남부발전 정문을 출입하는 중소 협력업체 사장이 수백명 됩니다. 이분들이 안계시면 발전설비가 불안정해집니다. 굉장히 중요한 분들이죠. 그래서 직원들에게 회사 정문을 오가는 분들을 항상 웃게 해드리라고 강조합니다."
이상호 한국남부발전 사장의 말이다.
이 사장은 "협력업체에게 적정한 이윤을 보장해줘야 한다"며 "극단적으로 가격 조금 깎았다가 짝퉁 부품을 쓰면 어떻게 되겠는가. 협력업체가 잘돼야 남부발전도 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1979년 한국전력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전력산업에 종사해온 이상호 사장. 2011년 10월 사장으로 취임해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매출액이 6조9000억원을 넘었다. 발전사 중 최고 아닌가
2001년 한전에서 분사할 당시 매출액이 1조6000억원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감회가 남다르다.
매출액은 전력판매량이라고 보면 되는데, 그만큼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남부발전은 발전그룹사 최저 고장 정지율을 비롯 전력판매·열효율·발전소 이용률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안정적 전력공급이 최우선이라는 경영방침 하에 전 직원이 혼연일체가 돼 이뤄낸 값진 결과다.
■최근 들어 발전회사들의 해외사업 진출 소식을 접하곤 한다. 남부발전의 해외사업은 타 발전사와 어떤 차이점이 있나
2012년 해외에서 올린 매출은 130억원 정도였다. 그동안 발전운영기술, 신규설비 확충,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에 치중하다보니 해외사업 출발이 좀 늦었다. 사장 취임 이후 국내사업은 어느 정도 형태를 갖췄다고 판단해 지난해부터 해외로 눈을 돌렸다.
그 결과 올해에는 인도 구자라트 발전소 및 칠레 구리광산 발전소 건설사업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칠레, 인도, 베트남, 터키 등 4개국을 거점국가로 선정해 해외사무소를 개설했는데, 올해도 도미니카, 몽고, 중국 등으로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어떤 사업을 추진하나
중국은 매년 신설되는 발전기 용량이 8000만kW쯤으로, 우리나라 연간 총 발전량과 맞먹는 규모다. 대부분 화력발전소다. 화력발전소는 환경오염을 예방하기 위해 탈질촉매제를 설치하는데, 일반적으로 수명이 3년이다.
그런데 한국의 중소기업이 탈질촉매제를 재생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그래서 국내 K사와 중국 산서성의 발전소에 납품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토대로 중국 전역에 확대 보급하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발전회사들이 해외사업에 적극 나서면 한국기업끼리 불필요한 경쟁이 발생하진 않나
다른 발전사가 먼저 추진하는 지역(사업)이 있으면 후발주자가 그 지역은 넘보지 않는 것이 불문율처럼 돼 있다. 국내 기업끼리 충돌해서야 되겠나.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한 윤곽이 드러났다. 민간기업들의 발전사업 진출이 눈에 띄게 늘었는데
국내 전력산업 발전을 위해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경쟁체제는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만 전력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질 좋은 전기를 값싸게 공급해야하는데, 민간기업이 대거 진출함으로써 공익성이 훼손될까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아무래도 이익을 중심으로 경영하면 효율이 떨어지고, 전기가격도 올라가지 않겠나. 민간기업의 발전설비량은 20%(현재 15%)쯤이 적당하다고 본다.
■지난해 여름에 이어 올 겨울철 전력수급 위기가 반복돼 왔다. 우리나라의 적정 예비율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
예비율이 너무 적으면 전력공급 중단이 우려되고, 반대로 너무 많으면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국가재원의 낭비 및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된다. 우리나라 발전설비 규모가 8000만kW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임을 고려하면 전력설비 예비율은 12~13%가 적정하다.
■인재양성에 대한 의지가 남다른 것으로 아는데
우리 회사의 전 직원이 2000여명인데, 이중 박사학위를 소지한 사람이 5명밖에 없다. 솔직히 기술력을 전제로 하는 발전회사로서 너무 적다. 그래서 인재개발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했고, 인재개발실을 신설했다.
지속경영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을 키우는 일 아닌가. 앞으로 최소 50명의 박사급 인력을 확보할 것이다. 회사 기여도가 높고, 공부에 대한 열정이 많은 직원들을 회사가 적극적으로 키우고, 내부에서 경영자가 배출되는 토대를 만들겠다.
■회사 로비에 신문고가 있던데 의미는
그 옆에는 '면담, 회의 후 식사제안 등을 하신다면 남부발전에 오실 자격이 없습니다'는 문구도 있다. 협력회사에 밥 얻어먹지 말라는 얘기다.
이런 노력으로 국가권익위원회가 실시한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2010년, 2012년 두차례 1위를 차지했다.
동반성장 페어행사에서도 대·중소기업 협력부문 최우수기관으로 뽑혔다. 청렴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남부발전 최초로 내부 출신 최고경영자에 올랐는데, 그동안 일하면서 가장 보람됐던 일과 제일 힘에 겨웠던 때는
남부발전은 창사 당시 가장 열악한 조건에서 출발했다. 폐지예정인 영월·영남·부산화력발전소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직원들이 혼연일체돼 발전회사 중 최대 매출액을 올리는 회사로 거듭났다.
반면 2011년 9월 발생한 불시 정전사태는 평생을 헌신한 전력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나는 스스로 공직자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살았다. 공직자는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선우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