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강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두 가지 상반된 목소리가 들린다. 한편에서는 전력생산원가가 상승해 전력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서민들의 '전력요금 폭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 와중에 최근 정부는 평균 4%의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했다. 대폭적인 인상을 주장하는 측의 입장에서는 미흡하겠지만 지난 2~3년 사이 몇 차례 인상되어왔음을 감안하면 사용자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싸다. 대략 미국의 70%, 유럽이나 일본의 50% 수준에 불과하다. 그 동안 물가안정의 보루로 여겨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 온 결과다.
값싼 전기는 누구에게나 혜택이지만 이로 인해 낭비요인이 발생하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 전력의 편의성을 자발적으로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생산비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전력가격은 소비를 부추겨 결국 국민 모두의 큰 짐이 될 수 있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따로 하더라도 가격구조에 시장상황을 반영해 가는 것은 불가피하다.
과거 두 차례 오일쇼크가 있은 후 80년대부터는 줄 곳 에너지가격이 안정되어 왔다. 석유가 나지 않는 우리나라가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 자체가 국제적인 자원가격의 안정에 힘입은 바 크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자원가격은 급등하더니 급기야 2008년 중반에는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육박했다.
이후 전 세계적 불황에도 불구하고 현재 유가는 100달러 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경제가 살아남과 동시에 유가가 다시 뜀박질 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당장 아니더라도 석유를 포함한 화석자원은 미래 어느 시점에 고갈될 수 밖에 없는 유한자원이다.
이에 각국이 태양열이나 풍력과 같은 대체에너지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그 한계가 존재한다. 발전단가가 석탄발전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에 정부 보조금 없이는 개발되기 힘든 상황이다.
유럽에서조차 2020년까지 20%를 목표로 할 만큼 아직 전력생산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위치는 제한적이다.
전력공급의 또 하나의 축인 원자력마저 일본의 후쿠시마사태 이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이래저래 값싼 에너지의 시대는 저물어 가고 있다.
가격을 제외하고라도 에너지를 줄여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기후변화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지지부진한 국제적 기후변화방지 협상장에서도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강력한 규제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미국민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재선출된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강력한 정책적 대응을 천명했다.
인류는 산업화 이후 길들여진 '탄소중독'에서 벗어나 이제 저탄소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전기가 없이는 하루도 유지될 수 없는 것이 현대사회다. 너무 중요해서 그 중요성을 못 느끼는 공기처럼 전기의 소중함을 평소 잊고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기요금 걱정 없이 펑펑 써대던 시대는 이제 종말을 고하고 있고 다시 올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이제 값비싼 에너지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식상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에너지절약을 생활화해야 한다. 특히 미래세대인 자녀들에게 절약의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
올 겨울 불어 닥친 강추위만큼이나 전력공급 부족이 사회적인 문제로 크게 불거졌다. 공급위주의 에너지정책이 한계에 온 것이다.
수요를 줄이지 않으면 전력부족 위기는 언제든지 다시 올 수 있다. 금번의 전력위기가 단기적인 문제로 치부되기 보다는 전국민이 에너지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혹시라도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올지 모를 저탄소사회에 미리 대비하고 미리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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