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컴퓨터·스마트폰 있을수도" … 발표시점도 구설수
국정원 여직원 대선 여론 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미진한 수사결과를 가지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해 오히려 의혹을 키우고 있다.
16일 밤 11시 경찰은 "국정원 여직원으로 부터 임의 제출 받은 컴퓨터와 노트북의 하드디스크를 조사한 결과 대선후보에 대한 비방 지지 게시글이나 댓글을 게재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이 직원의 개인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복원·조사했지만 정작 인터넷 댓글을 달았는지 실질적인 조사는 하지 않은 채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안 전문가들은 인터넷에 댓글을 달았는지 확인해 보려면 포털사이트를 조사하는게 기본인데 이번 경찰 수사는 10%도 진행되지 않았는데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광석 서울 수서경찰서장이 17일 중간수사결과 브리핑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서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한 IT 전문가는 "인터넷 접속 또는 댓글 작성 후 남는 IP주소는 하드디스크가 아닌 포털사 서버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며 "댓글을 확인하려면 당연히 포털사의 도움을 받아야 확실하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안수사 전문가는 "해당 여직원이 정교하게 자신의 접속기록을 삭제했을 경우 아무리 유능한 보안전문가라도 복원하기는 쉽지 않다"며 "포털사이트 수사가 기본"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하드디스크 복원을 통해 여직원의 ID·닉네임이 각각 20개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정작 해당 ID와 닉네임으로 작성된 글이 인터넷에 있는지 단순검색조차 하지 않았다.
경찰의 오피스텔 현장 대처도 부실했다는 지적이다. 당시 경찰은 여직원과 국정원으로부터 하드디스크 2대를 임의제출 형태로 넘겨 받았다. 하지만 오피스텔에 이 두대의 컴퓨터 이외에 다른 컴퓨터가 있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김 현(민주당) 의원은 "김씨의 컴퓨터 이외에 김씨의 스마트폰 사용 여부도 경찰은 확인하지 않았다"며 "수사결과가 이렇게 미진한데 김씨가 댓글을 달지 않았다고 발표한 건 명백하게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이 16일 밤 11시쯤 이례적으로 수사 중간 과정에 긴급 보도자료를 낸 점 등은 경찰의 선거 개입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이 시간은 박근혜·문재인 두 대선후보가 해당 사건을 놓고 공방을 벌인 마지막 TV토론 직후이기도 하다.
최근 사직한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정확한 수사를 위해서는 단순히 하드디스크가 아닌 포털사이트의 서버를 확인해야 한다"며 "수사 결과 발표 시기나 정황을 볼 때 경찰의 수사는 평소와 굉장히 다른 면이 많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경찰이 수사 결과 보도자료를 내는 경우 보통 출입기자단과 시점을 상의해서 내는 것이 관례화 되어 있다. 하지만 경찰은 이날 이런 절차없이 전격적으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은 "선거가 목전이기 때문에 시급하게 수사를 진행했고 오히려 수사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면 이게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해 전격 보도자료를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재걸 정석용 기자 claritas@naeil.com
[관련기사]
- 선거에 등장한 국가기관 부동층 표심 자극 가능성
- 선거막판에 서해 NLL 다시 등장
- 검찰, NLL대화록 대선 후 열람할 듯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국정원 여직원 대선 여론 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미진한 수사결과를 가지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해 오히려 의혹을 키우고 있다.
16일 밤 11시 경찰은 "국정원 여직원으로 부터 임의 제출 받은 컴퓨터와 노트북의 하드디스크를 조사한 결과 대선후보에 대한 비방 지지 게시글이나 댓글을 게재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이 직원의 개인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복원·조사했지만 정작 인터넷 댓글을 달았는지 실질적인 조사는 하지 않은 채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안 전문가들은 인터넷에 댓글을 달았는지 확인해 보려면 포털사이트를 조사하는게 기본인데 이번 경찰 수사는 10%도 진행되지 않았는데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광석 서울 수서경찰서장이 17일 중간수사결과 브리핑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서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한 IT 전문가는 "인터넷 접속 또는 댓글 작성 후 남는 IP주소는 하드디스크가 아닌 포털사 서버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며 "댓글을 확인하려면 당연히 포털사의 도움을 받아야 확실하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안수사 전문가는 "해당 여직원이 정교하게 자신의 접속기록을 삭제했을 경우 아무리 유능한 보안전문가라도 복원하기는 쉽지 않다"며 "포털사이트 수사가 기본"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하드디스크 복원을 통해 여직원의 ID·닉네임이 각각 20개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정작 해당 ID와 닉네임으로 작성된 글이 인터넷에 있는지 단순검색조차 하지 않았다.
경찰의 오피스텔 현장 대처도 부실했다는 지적이다. 당시 경찰은 여직원과 국정원으로부터 하드디스크 2대를 임의제출 형태로 넘겨 받았다. 하지만 오피스텔에 이 두대의 컴퓨터 이외에 다른 컴퓨터가 있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김 현(민주당) 의원은 "김씨의 컴퓨터 이외에 김씨의 스마트폰 사용 여부도 경찰은 확인하지 않았다"며 "수사결과가 이렇게 미진한데 김씨가 댓글을 달지 않았다고 발표한 건 명백하게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이 16일 밤 11시쯤 이례적으로 수사 중간 과정에 긴급 보도자료를 낸 점 등은 경찰의 선거 개입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이 시간은 박근혜·문재인 두 대선후보가 해당 사건을 놓고 공방을 벌인 마지막 TV토론 직후이기도 하다.
최근 사직한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정확한 수사를 위해서는 단순히 하드디스크가 아닌 포털사이트의 서버를 확인해야 한다"며 "수사 결과 발표 시기나 정황을 볼 때 경찰의 수사는 평소와 굉장히 다른 면이 많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경찰이 수사 결과 보도자료를 내는 경우 보통 출입기자단과 시점을 상의해서 내는 것이 관례화 되어 있다. 하지만 경찰은 이날 이런 절차없이 전격적으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은 "선거가 목전이기 때문에 시급하게 수사를 진행했고 오히려 수사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면 이게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해 전격 보도자료를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재걸 정석용 기자 claritas@naeil.com
[관련기사]
- 선거에 등장한 국가기관 부동층 표심 자극 가능성
- 선거막판에 서해 NLL 다시 등장
- 검찰, NLL대화록 대선 후 열람할 듯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