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강당에서는 웃음 가득찬 행사가 열렸다. IBK행복나눔재단(이사장 조준희)이 주관하는 행복네트워크 멘토링 4기 종결식. 6개월 동안의 멘토 멘티 활동을 공유하고, 서로의 노력을 칭찬해 주는 자리다.
초등학교 저학년생부터 대학생까지 200여명이 강당에 빼곡히 앉았다. 6개월 동안 한달에 2~3번 이상은 만나며 친해진 사이라 재잘재잘 수다가 이곳저곳에서 터졌다. 행사 막판에 멘티 그룹별로 준비한 공연을 선보이자 흥이 달아올랐다.
◆김경남 멘토, 변기윤 멘티 이야기 = 최우수 멘토멘티로 선정된 김경남 멘토(20)와 변기윤(16·가명) 멘티의 발표가 있었다. 수줍게 무대에 선 두 사람은 6개월 동안 어떻게 서로에게 도움을 줬는지 이야기했다.
"첫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서로가 좋아하는 게 뭔지 써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기윤이가 장래희망이 영화감독이라고 하더라고요. 기윤이가 직접 이름 붙인 리얼무비라는 노트를 만들어서 함께 영화 보고 감상도 쓰고, 계속 페이지를 채워가고 있어요. 기윤이가 학교에 핸드폰을 뺏긴 적이 있었는데 연락이 안 돼서 너무 답답했거든요. 그런데 기윤이가 학교 행정실까지 찾아와 제 번호를 알아내서 연락을 줬더라고요. 너무 고맙고 감동이 왔어요. 또 한번은 기윤이한테 햄버거를 사줬는데 집에 있는 동생하고 나눠 먹겠다고 안 먹더라고요. 저도 언니가 있지만 꼴보기 싫다고 할 때도 많은데 기윤이 마음이 너무 이뻤어요. 나보다 어린 아이인데 배울 점이 많구나 생각했어요."(김경남)
기중이는 멘토에게 편지를 썼다.
"김경남 선생님께. 영화 보러 갔을 때 선생님이 눈물을 흘리셔서 감수성이 풍부한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중학교 3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선생님과 함께 '스파르타식'으로 공부하고 점수가 23점이나 올라서 너무 좋았어요. 올해도 같이 멘토링하고 싶고 시험공부도 같이 해서 좋은 성적도 받았으면 좋겠어요."
◆"멘티 부모님들이 고맙다는 편지를 많이 보냅니다" = IBK행복나눔재단은 IBK기업은행이 2006년 4월 총 20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대기업에 비해 복지수준이 열악한 중소기업 근로자 가족의 복지를 향상시키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이에 맞게 중소기업 자녀들에게 질병치료비, 장학금 등을 지원하고, 경제교육, 멘토링 사업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치료비로 지원한 것만 968명에게 40억원, 장학금은 2959명에게 32억원을 후원했다.
멘토링 사업은 재단의 주된 사업 중 하나다. 재단이 장학금과 치료비를 지원해준 학생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나눔을 베풀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재단의 도움을 받은 친구들이 다 자라면 자기가 겪었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친구들에게 도움말도 주고 할 수 있잖아요. 지식도 나눌 수 있고. 정서적으로도 도움을 줄 수 있고. 병을 앓았던 친구라면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친구의 멘토가 돼서 치료에 대한 정보도 주고, 힘도 돼 주고. 2011년에 처음 사업 시작할 때 100명이었는데 소문이 퍼져서 계속 늘어나고 있어요. 지금은 멘토 멘티 합쳐서 200명 정도 되죠." 이유근 IBK행복나눔재단 상임이사의 말이다. 기업은행 지점장 출신인 이 이사는 4년째 재단 업무를 보고 있다.
이 이사 말대로 멘토링 사업이 3년째로 접어들고, 기수도 5기로 넘어갈 때쯤 되다 보니 소문도 꽤 퍼졌단다. 가장 최근 기수인 4기 멘토 멘티를 뽑을 때 경쟁률이 6대 1에 달하기도 했다. 멘토의 범위도 넓혀서 대학생, 일반인, 그리고 노인계층 멘토도 참여하고 있다.
외부에서 인정도 받았다. 2011년 12월에는 대통령 대상을, 지난해에는 재단이 국무총리상(나눔대상)을 탔다. 또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교육기부 1회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리가 멘토들에게 해주는 건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멘티를 연결해주고, 실비 지원해주는 정도거든요. 정말 돕고 싶다는 진심이 없으면 활동 못하죠. 진심이 통했는지 도움을 받은 멘티 부모님들이 고맙다는 편지를 많이 보내세요. 어떤 부모님은 멘토멘티 행사 있으면 같이 따라오기도 하시고. 멘티 중에 일본인 어머니 한 분이 계시는데 그 분이 아주 적극적으로 캠프에도 참여하시고 합니다. 인력만 좀 더 많아지면 멘토링 사업을 더 키워보고 싶어요."
◆참! 좋은 은행을 향해 = '참! 좋은 은행' 이라는 슬로건 아래 이뤄지는 IBK기업은행의 사회공헌은 IBK행복나눔재단 뿐 아니라 은행 차원에서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은행 직원들의 전문성을 활용해 중소기업 임직원들에 대한 고객서비스교육, 중소기업 컨설팅을 꾸준히 하고 있다. 특히 혁신리더 양성교육을 병행해 중소기업 스스로 혁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직원들로 구성된 IBK자원봉사단은 2004년에 조직된 후 지역사회에 활발한 자원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총 92개(2427명)의 봉사동호회가 사회복지관, 장애인시설, 사랑의 집 고치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저소득층의 재활을 위한 창업 및 운영자금을 소액대출하는 미소금융재단도 빼놓을 수 없다. 2009년 12월 설립한 IBK미소금융재단은 전국 21개 지부를 개점했다. 미용사 희망대출, 전통시장 상인대출, 용달사업자 대출과 같은 특화상품을 개발해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지원 폭을 강화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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