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TF팀 구성, 올해 2조 이상 추가로 줄인다"
"경기활성화 우선, 계획 전면 수정해야" 반박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인 2014년말 채무 7조원 감축 계획이 경기부진으로 어려움에 부닥쳤다. 서울시는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올해 목표보다 더 많은 감축계획을 세워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반면 일부에서는 계획 자체를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 SH공사의 채무 2조원 추가 감축을 통해 당초 목표액인 18조6000억원 보다 2조원 더 줄인 채무 16조6000억원을 목표로 내세웠다. 2014년 한해 동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5조원을 감축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면서 내년 지방선거가 있어 올해 미리 성과를 내려는 박 시장의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시가 감축계획을 추진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서울시 채무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SH공사가 적극 나설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무리한 채무 감축계획을 요구하자 지난 5일 이종수 SH공사 사장이 사표를 제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부채 감축 계획이 경기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데다 서울시의 지원이 소극적이어서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의사표현이었다.
SH공사의 채무 감축계획의 핵심은 마곡지구의 산업단지와 주택 분양, 문정지구 택지 분양 등이다. 이들은 모두 부동산 경기에 밀접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의지만으로는 쉽지 않다.
SH공사 관계자는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하기는 어렵지만 현 상황에서 부채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이 있는데 시가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며 "마곡단지와 문정지구의 토지·주택 등 분양이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도시계획 절차의 간소화, 후분양제도의 완화, 분양가 할인 등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6개월 이상 걸리는 도시계획 절차를 2개월로 줄이고, 주택 건축 80% 공정이 진행됐을 때 분양하던 것을 60% 공정이 진행되면 분양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다. SH공사는 공정 20% 앞당겨 분양을 시작하면 올해 4000억~5000억원 추가 수입이 예상된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이 사장의 사표를 반려하면서 SH공사의 요구사항에 협조하기 위해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시는 행정1부시장을 팀장으로 하는 부채감축 TF팀을 구성, 운영한다. TF팀에는 기획조정실과 주택정책실, 도시계획국, SH공사 등 부채감축 관련 부서 간부들이 모두 포함됐다. 21일 첫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이런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절박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SH공사의 요구가 큰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걸림돌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 TF팀에서 적극 논의할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 관련 부서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계획을 다루는데 일부 지역만을 위해 절차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고, 후분양제를 완화하는 것도 제도의 취지가 흐려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일부 서울시의원들이 부채 감축 계획 자체를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형식 의원은 "박원순 시장이 부채감축 공약을 했지만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부채감축 기조를 전면 폐기해야 한다"며 "마곡·문정지구 분양이 되더라도 그 돈으로 부채를 갚는데 쓸 것이 아니라 경기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세훈 전 시장시절 부채가 많이 늘고 엉뚱한 사업에 투자한 것에 대해 비판한 것이지 부채가 많아서 위험하니 빨리 갚아야 된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민주통합당 한 시의원은 "박원순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올해 부채감축 성과를 무리하게 앞당기려 하고 있다"며 "경기가 어려울수록 공공기관이 적극 투자에 나서고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하는 만큼 부채감축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경기활성화 우선, 계획 전면 수정해야" 반박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인 2014년말 채무 7조원 감축 계획이 경기부진으로 어려움에 부닥쳤다. 서울시는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올해 목표보다 더 많은 감축계획을 세워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반면 일부에서는 계획 자체를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 SH공사의 채무 2조원 추가 감축을 통해 당초 목표액인 18조6000억원 보다 2조원 더 줄인 채무 16조6000억원을 목표로 내세웠다. 2014년 한해 동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5조원을 감축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면서 내년 지방선거가 있어 올해 미리 성과를 내려는 박 시장의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시가 감축계획을 추진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서울시 채무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SH공사가 적극 나설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무리한 채무 감축계획을 요구하자 지난 5일 이종수 SH공사 사장이 사표를 제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부채 감축 계획이 경기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데다 서울시의 지원이 소극적이어서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의사표현이었다.
SH공사의 채무 감축계획의 핵심은 마곡지구의 산업단지와 주택 분양, 문정지구 택지 분양 등이다. 이들은 모두 부동산 경기에 밀접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의지만으로는 쉽지 않다.
SH공사 관계자는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하기는 어렵지만 현 상황에서 부채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이 있는데 시가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며 "마곡단지와 문정지구의 토지·주택 등 분양이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도시계획 절차의 간소화, 후분양제도의 완화, 분양가 할인 등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6개월 이상 걸리는 도시계획 절차를 2개월로 줄이고, 주택 건축 80% 공정이 진행됐을 때 분양하던 것을 60% 공정이 진행되면 분양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다. SH공사는 공정 20% 앞당겨 분양을 시작하면 올해 4000억~5000억원 추가 수입이 예상된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이 사장의 사표를 반려하면서 SH공사의 요구사항에 협조하기 위해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시는 행정1부시장을 팀장으로 하는 부채감축 TF팀을 구성, 운영한다. TF팀에는 기획조정실과 주택정책실, 도시계획국, SH공사 등 부채감축 관련 부서 간부들이 모두 포함됐다. 21일 첫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이런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절박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SH공사의 요구가 큰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걸림돌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 TF팀에서 적극 논의할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 관련 부서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계획을 다루는데 일부 지역만을 위해 절차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고, 후분양제를 완화하는 것도 제도의 취지가 흐려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일부 서울시의원들이 부채 감축 계획 자체를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형식 의원은 "박원순 시장이 부채감축 공약을 했지만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부채감축 기조를 전면 폐기해야 한다"며 "마곡·문정지구 분양이 되더라도 그 돈으로 부채를 갚는데 쓸 것이 아니라 경기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세훈 전 시장시절 부채가 많이 늘고 엉뚱한 사업에 투자한 것에 대해 비판한 것이지 부채가 많아서 위험하니 빨리 갚아야 된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민주통합당 한 시의원은 "박원순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올해 부채감축 성과를 무리하게 앞당기려 하고 있다"며 "경기가 어려울수록 공공기관이 적극 투자에 나서고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하는 만큼 부채감축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