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8일째 '박근혜 인수위' … 당선인 입만 쳐다보는 '실세 없는 참모진' , 논란 자초
14일 출범 8일째를 맞은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한 중간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계파색깔을 빼고 실무형으로 출발한 것은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갈수록 '불통' 논란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정희 시대의 권위주의 정치가 연상된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인수위측은 펄쩍 뛴다. 인수위 관계자는 "설익은 정보가 전달돼 국민들에게 혼선을 주는 것을 막고, 최종 결정된 정책을 제대로 알리겠다는 것이 박근혜 당선인의 취지"라고 말했다. 정책을 최종 결정하기까지 보안을 지키겠다는 말이다.
인수위의 이런 설명에도 불통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결정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국민이나 언론은 관여하지 말라'는 권위주의적 사고가 자리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치색 배제엔 후한 점수 = 지난 6일 인수위 출범 당시만 해도 여론은 호의적이었다.
박 당선인은 "새로운 정책을 만들기보다는,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인수위 구성에서도 정치색깔을 배제했다. 인수위원 대부분을 전문가로 임명하고, 소수 측근들만 비서실에 앉혔다. 당선인 스스로도 외부일정을 최소화하며 인선작업에 몰두했다.
역대 대통령 당선인들이 직접 진두지휘를 하며 현직 대통령과 충돌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논공행상하던 외부 자문위원을 대폭 줄여 군살을 빼고, 명함 없는 인수위를 내세운 것도 신선한 시도로 받아들여졌다.
◆보안 강조하다 '불통' 이미지 자초 = 그러나 박 당선인의 '실무형 인수위'는 출범 일주일도 못돼 과도한 '비밀주의'와 정보 통제에 치중하면서 불통 논란에 직면했다. 5년 전 이명박 인수위가 '점령군' 이미지로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면, 박근혜 인수위는 불통 행보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지난 6일 첫 전체회의에서 "(보안이 지켜지지 않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령에 따라 응분의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수위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린 셈이다.
인수위는 한발 더 나아가 업무 보고에 대해 '노(No) 브리핑'을 선언했다. 역대 어느 인수위에서 볼 수 없던 일이다.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인수위는 비공개 발표 하루 만에 "공개할 부분은 공개하겠다"고 번복했다.
◆당선인에 직언 못하는 참모진 = 인수위의 이런 행보에는 '정책 혼선만은 막겠다'는 박 당선인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제때 직언을 하지 못하고 박 당선인의 입만 쳐다보는 '참모진'도 불통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실세형 2인자를 두지 않는 박 당선인의 정치철학과도 무관치 않은 대목이다.
새누리당 한 재선의원은 "인수위에는 박 당선인 외에는 전체 업무를 총괄지휘할 2인자가 없는 상태"라면서 "참모진 모두 제 할 일만 하면서 당선인 입만 쳐다보고 있으니, 사고가 생겨도 수습할 방법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필요할 때 쓴 소리도 마다 않는 참모진은 성공한 대통령의 전제조건"이라면서 "박 당선인 스스로 인수위 과정에서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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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출범 8일째를 맞은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한 중간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계파색깔을 빼고 실무형으로 출발한 것은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갈수록 '불통' 논란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정희 시대의 권위주의 정치가 연상된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인수위측은 펄쩍 뛴다. 인수위 관계자는 "설익은 정보가 전달돼 국민들에게 혼선을 주는 것을 막고, 최종 결정된 정책을 제대로 알리겠다는 것이 박근혜 당선인의 취지"라고 말했다. 정책을 최종 결정하기까지 보안을 지키겠다는 말이다.
인수위의 이런 설명에도 불통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결정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국민이나 언론은 관여하지 말라'는 권위주의적 사고가 자리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치색 배제엔 후한 점수 = 지난 6일 인수위 출범 당시만 해도 여론은 호의적이었다.
박 당선인은 "새로운 정책을 만들기보다는,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인수위 구성에서도 정치색깔을 배제했다. 인수위원 대부분을 전문가로 임명하고, 소수 측근들만 비서실에 앉혔다. 당선인 스스로도 외부일정을 최소화하며 인선작업에 몰두했다.
역대 대통령 당선인들이 직접 진두지휘를 하며 현직 대통령과 충돌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논공행상하던 외부 자문위원을 대폭 줄여 군살을 빼고, 명함 없는 인수위를 내세운 것도 신선한 시도로 받아들여졌다.
◆보안 강조하다 '불통' 이미지 자초 = 그러나 박 당선인의 '실무형 인수위'는 출범 일주일도 못돼 과도한 '비밀주의'와 정보 통제에 치중하면서 불통 논란에 직면했다. 5년 전 이명박 인수위가 '점령군' 이미지로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면, 박근혜 인수위는 불통 행보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지난 6일 첫 전체회의에서 "(보안이 지켜지지 않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령에 따라 응분의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수위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린 셈이다.
인수위는 한발 더 나아가 업무 보고에 대해 '노(No) 브리핑'을 선언했다. 역대 어느 인수위에서 볼 수 없던 일이다.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인수위는 비공개 발표 하루 만에 "공개할 부분은 공개하겠다"고 번복했다.
◆당선인에 직언 못하는 참모진 = 인수위의 이런 행보에는 '정책 혼선만은 막겠다'는 박 당선인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제때 직언을 하지 못하고 박 당선인의 입만 쳐다보는 '참모진'도 불통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실세형 2인자를 두지 않는 박 당선인의 정치철학과도 무관치 않은 대목이다.
새누리당 한 재선의원은 "인수위에는 박 당선인 외에는 전체 업무를 총괄지휘할 2인자가 없는 상태"라면서 "참모진 모두 제 할 일만 하면서 당선인 입만 쳐다보고 있으니, 사고가 생겨도 수습할 방법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필요할 때 쓴 소리도 마다 않는 참모진은 성공한 대통령의 전제조건"이라면서 "박 당선인 스스로 인수위 과정에서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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