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꿈의 주인공, 당신의 스토리를 우대합니다
24살 청년은 해맑았다.
멋스럽게 차려입은 정장 재킷이 오히려 어색할 만큼 앳된 얼굴의 그.
첫 시작은 이랬다. 푸릇푸릇한 청년들이 모여 꿈을 이야기하고, 각자의 재능을 살려 저마다 꿈의 스토리를 만들고 이웃들에게 나눠주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청년창업회사 ‘ingstory’.
이제 막 태동을 시작한 이곳은 ‘강남구’란 이름을 가진 한 청년에게서 출발했다.
누구는 대학을 졸업할 나이고, 다른 누구는 예비역이 되어 복학을 앞둘 나이. 그것도 아니면 요즘 또 하나의 인류(?)를 형성하고 있는 휴학생이 되어 스펙을 단련하고 있을 나이. 하지만 24살 강남구란 청년, 대학 문턱은 밟아 보지도 못했고 고교 졸업 후 3년 동안 자신만의 파란만장 스토리를 거쳐 꿈을 만드는 연금술사로 다시금 무대 중앙에 서게 된 사연이다.
왜 하는지 모르는 공부 대신 무작정
어릴 때부터 주목받고 튀고 싶었다던 그의 말처럼 24살 인생여정이 좀 심하게 튀긴 했다.
고교 졸업 후 사업을 하던 그는 티켓몬스터, 그루폰 등을 거치며 소셜커머스 업계 최연소 임원은 물론 억대 연봉과 무제한 법인카드 등을 자랑하며 화려한 성공을 거머쥐게 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젊은 청년은 자신의 꿈에 포커스를 둔 회사를 창업하고 다시금 출발선에 섰다.
“어릴 때부터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공부를 하는 게 싫었어요. 엄마가 학원가라고 등 떠밀어도 땡땡이 치고 안가는 날이 더 많았으니까요. 그냥 친구들하고 노는 게 제일 좋았어요.”
머리에 초록 물을 들이고 놀기 달인이 되었던 중학교 시절을 보내고 막연히 고등학교는 인문계를 가야 될 것 같아 중3때는 반짝 공부도 했더랬다. 그리고 고교 진학, 또다시 노는 학생으로 돌아간 그.
튀고 싶단 생각에 전교학생회장에 출마해 당선됐는데 공부 못하는 회장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자존심이 상했다.
“처음으로 공부를 해야겠단 의지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무식하게 공부했어요. 수학은 기초가 없으니 문제와 답을 외워가면서 하루 13시간씩 공부했는데 3~4달 만에 언어와 수리에서 1~2등급이 나오더라고요.”
억대 연봉보다 꿈이 중요하다
생애 처음 자존심을 건 공부를 하고 나서 고3이 되자 또다시 회의가 들었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꿈과 목표도 없이 그저 점수에 맞춰 대학을 가려고 했기 때문.
“그런데 저는 대학을 가고 싶단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고 2때부터 나름의 사업을 했었거든요. 동대문에서 구제청바지를 떼어다가 온라인에서 2~3배 마진을 붙여 판매 했죠. 지방에 있는 친구들에게 어필이 돼서 많이 팔았어요. 그런 것이 재밌고 사업을 해서 돈을 벌고 싶단 생각에 사업아이템을 구상하면서 보냈죠.”
졸업 후 이런저런 계기로 소셜커머스 업체에 발탁 돼 말단 직원으로 일을 시작했다는 그. 입사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수완이 발휘되기 시작했고 고속 승진이 계속됐다. 결국 임원자리까지 가게 되었고 그렇게 몸값을 올리며 타 업체로 옮겨가서도 승승장구했다.
“그런데 업무 외에 여러 정치적인 이유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고민 끝에 더 이상 성장이 없고 배움이 없는 조직에는 있을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억대 연봉을 박차고 나온 그를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지만 그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고 싶어 미련이 없었다.
“제가 임원으로 있을 때 청년 채용도 많이 해봤는데 스펙보단 자신의 꿈과 스토리가 있는 친구들이 훨씬 돋보이고 결국 채용으로 이어지는 걸 많이 봤어요. 그래서 스펙을 만들기 위해 꿈을 저당 잡힌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해야겠다 싶었죠.”
그렇게 시작된 ingstory는 강남구 대표 자신의 이야기면서 이 땅의 모든 20대와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줄 사명을 얻게 되었다.
꿈을 만들어 스토리로 만드는 일, 스펙이 아닌 자신만의 경쟁력
뜻을 같이하는 청년들도 하나둘 모이게 됐다. 워싱턴주립대를 졸업해 남들이 부러워하는 학벌을 지녔지만 한국사회가 원하는 취업을 고민하던 목하아린씨는 ingstory와 만나 마케팅 PR 본부장을 맡게 됐다. 지방 국립대에 스펙이 전무하지만 자기계발서를 출간해 화제를 모았던 전보라씨도 에디터로 참여해 ingstory의 꿈 스토리를 엮어내고 있다.
“이미 자신의 꿈을 펼치고 있는 20명 열혈 청년들을 발굴해 인터뷰했고 저희 ingstory에서 다큐와 스토리로 만들어 냈어요. 제 이야기와 함께 책으로 엮어서 출판도 앞두고 있고요.”
ingstory는 꿈을 향해 먼저 달리고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영상과 책, 포트폴리오로 제작해 안개 같은 현실 속에서 헤매는 청소년과 20대를 흔들어 깨우는 매개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이들을 네트워킹 해 모두가 함께 빛나는 새로운 경쟁력을 갖게 하겠다는 것이 ingstory의 창업 모토다.
“크게는 모두가 꿈을 찾게 도와주고 가깝게는 기업의 채용에 스토리(가치형인재)전형을 추가해 스펙만이 아니라 나만의 꿈과 스토리에 전념해도 취직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채용문화의 견인차가 되고 싶어요.”
강남구 대표는 그래서 20대와 청소년들에게 눈높이를 맞췄다. 진짜 자신의 꿈을 찾고 싶은 사람, 꿈이 있지만 현실이 두려운 사람, 스펙만 가득하고 스토리가 없는 사람, 또래 네트워크가 필요한 사람들이 대상이다.
대학과 청소년들에게 찾아가 강연활동을 펼치는 것도 이 때문.
“대단한 스펙이나 내세울 건 없지만 저는 제가 살아온 시간이 꿈에 다가가는 과정이었음을 전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아직은 무수히 많은 청소년과 20대들이 꿈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자신만의 꿈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까. 다소 난감한 질문에도 강 대표는 서슴없이 말한다.
“지금당장 공부에 필요 없지만 무의식중에 하고 있는 일이 있을 거예요. 그것을 부모님과 얘기해 보고 구체화 시켜보세요. 아마 자기가 좋아하고 잘 하는 것과 들어맞을 확률이 높을 거예요.” 강 대표 역시 사람만나기 좋아하고 사람의 능력을 발견하는 재주를 무의식중에 하던 일을 통해 알게 됐고 그래서 ingstory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단다.
꿈을 발견하고 스토리로 만들어 스펙이 아닌 자신만의 경쟁력으로 만드는 일. 24살 강남구 대표와 5명 젊은 청년들이 오늘도 열정을 가진 당신의 스토리에 귀를 기울이려는 이유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성남중원청소년수련관과 ingstory의 청소년 창업 프로젝트>
3월부터 중원청소년수련관이 공고를 시작하는 ‘청소년 창업프로젝트’에 ingstory 강남구 대표가 1년간 멘토링을 담당하고 ingstory와 중원청소년수련관이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성남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정육점, 과일가게, 옷가게 등을 열고 청소년이 직접 창업 체험을 하게 되는 프로젝트.
그 출발은 오는 3월 22일 홍창선 전 카이스트 총장과 강남구 대표의 강연으로 시작된다.
4월 19일에는 성남 중원청소년수련관에서 강남구 대표의 강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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