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미국 대학입학 자격시험>문제 50개 외워오면 현금지급”

지역내일 2013-02-25 (수정 2013-02-27 오전 8:26:00)
온라인서도 '시험 10시간 전 시험지 제공' 홍보 … "전문 브로커 있다"

'SAT II Chemistry Test를 이메일로 보내드립니다. Part A & B만 외우시면 되구요. 총 85문제이니 ○○와 같이 총 50문제는 외워주시기 바랍니다. 내일 시험 끝나고 학원 오시면 바로 현금으로 지급하겠습니다'



온라인 상에서도 SAT 유출 시험지를 사고 판다는 게시물이 손쉽게 발견된다.

지난해 5월 강남의 한 어학원 관계자가 쓴 아르바이트 제안 이메일의 일부다. 보내준 샘플을 참고해 미국 대입자격 시험(SAT)을 치르고 문제를 빼내오면 돈을 주겠다는 내용이다. 이 학원은 SAT 유출문제를 이용한 '족집게' 수업으로 유명세를 타며 수강생들을 끌어모으다 지난 21일 검찰 압수수색을 당했다. 이곳은 지난 1월 치러진 SAT 시험 하루 전 문제를 유출해 응시생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검찰은 이곳 외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영업을 하던 어학원 5곳을 함께 압수수색했다.

◆"유출문제 열람에만 수천만원" = 지난 2007년 1월 SAT 문제 유출로 응시자들의 성적이 모두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진 이래 숱한 이른바 '스타강사'들과 인기 어학원들이 적발되고 처벌을 받았지만 이같은 행태는 좀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문제를 유출한 강사의 이름이 알려지자 몸값이 오르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 상황이다.

SAT는 총 2400점 만점으로 언어·수리능력을 측정하는 'SAT1'과 과목별 시험인 'SAT2'로 나눠 치러진다. 1년에 7회 국가별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치르도록 돼 있다.

업계에 따르면 문제유출 어학원들은 SAT 문제가 주기적으로 반복출제 된다는 점, 응시 국가간 시차가 생긴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

특히 문항 수가 70~80개로 비교적 적은 SAT2의 경우 한 국가에서 시험을 친 강사나 아르바이트생들이 △문제 외우기 △시험지 찢기 △촬영 등의 수법으로 문제를 빼돌려 이메일을 보내면 시차가 나는 다른 나라의 응시생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태국, 필리핀, 괌 등 동남아에서 빼낸 문제가 한국이나 미국으로, 또는 한국에서 빼낸 문제가 미국 현지의 한국인 응시생들에게 전달되는 방식으로 사전유출이 이뤄지는 것이다.

한 SAT어학원 관계자는 "문제 유출 어학원들은 한 회 시험의 모든 문제들을 거의 완벽히 복원해 열람료만으로 현금 2000~3000만원은 우습게 번다"며 "전문 브로커가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유출문제는 학원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거래되고 있었다. 'SAT시험 문제지 제공'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 본 결과 '태국과 8시간 이상 시차 있는 지역 국가 거주자'를 대상으로 '당일 시험 종료 후 2시간 내에 각 섹션별 정답과 함께 시험지를 전송한다'는 게시물들을 손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 게시물에는 '시험일 10시간 전 문제지 전송' '암기 숙지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적 여유 있음' '철저한 사전 상담으로 보안과 안전 절대 보장' 등의 내용도 노골적으로 게재돼 있었다. 문제유출 전문 브로커의 존재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부모가 먼저 달라는데…" =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에도 불구하고 SAT 입시 업계는 시험지 사전유출 근절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식을 미국 대학으로 진학시키려는 부모들의 왜곡된 교육열이 계속되는 한 위험을 감수할 업자들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 한 미국대학 입시 관계자는 "수없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음에도 여전히 상담하러 오는 응시생 부모 중 적지 않은 수가 먼저 유출문제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유출관행을 뿌리뽑지 못하면 정상적으로 교육하는 곳들도 유혹에 흔들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