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올림픽, 브리즈번과 릴레함메르를 보라

지역내일 2013-04-10
이인식 우포늪 따오기복원 위원장

봄 우포늪은 연초록빛 물결로 춤춘다. 사람과 자연이 공생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우포늪은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요구에 꼭 맞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우포늪과 순천만은 15년 전, 민간환경단체들의 노력으로 잘 보전되어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곳이 되었다. 환경부도 민간단체의 성과물을 바탕으로 우리 땅에서 사라진 따오기를 복원 중이고 겨울철새들의 쉼터로, 뭇 야생동식물의 서식처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다만 4대강 사업으로 수위변화로 인한 생태계 변화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지켜보아야 한다. 녹색성장으로 포장한 4대강 토목사업 같은 생태계파괴 사업은 더이상 없어야 한다,

살아오면서 가장 좋은 기억이 있다면 1992년 올림픽을 포기하고 1996년 환경올림픽을 선택한 호주 브리즈번시(市) 방문이다.

브리즈번시는 '분들습지'를 매립해 올림픽 스타디움을 짓기로 하고 올림픽을 이곳에 유치하기로 결정했다. '분들습지'는 호주의 브리즈번시 교외에 있는 700ha 규모의 습지대로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별 관심 없이 방치된 자연 그대로의 땅이었다.

그러나 올림픽 유치계획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올림픽 반대 운동에 앞장섰다. "자연이 준 보물을 버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주민들은 미래세대를 위해 자연을 남겨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브리즈번시는 1990년에 '분들 습지'를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했고, 습지교육센터와 관리사무소를 짓고 시 공무원을 상주시키면서 습지를 찾는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환경친화적인 올림픽 치른 토대
"올림픽은 단기적인 상업적 이익과 일시적 개발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곳 분들습지 주변의 해안과 하천 주변의 습지는 어업자원의 보물이다. 이곳에는 바다의 해일을 막아주는 맹그로브 숲이 있기 때문에 이것들이 파괴된다면 대대로 살아온 사람들의 삶터가 파괴된다."

'분들습지'를 삶터로 해 살아온 주민들과 공무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이후 호주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환경친화적인 올림픽으로 치렀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특이한 생물들의 서식지를 잘 보전하면서 훌륭한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런 좋은 사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거꾸로 가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가리왕산 스키활강경기장 예정지의 1/3 가까이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훼손행위가 엄격히 제한된 지역이다. 경기장 건설을 위해 보호구역을 해제할 계획인데, 산림청은 경기장 건설 예정지의 교목 5315그루 중 2.2%에 불과한 121그루만을 이식대상으로 선정했다.

가리왕산 스키장, 설악산 케이블카 문제와 대규모 골프장 건설 등으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강원도가 2014년 유엔생물다양성총회를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유엔생물다양성총회는 말 그대로 생물종다양성보존과 증진, 유전자원보호 등으로 기후변화와 사막화방지, 생물다양성증진이라는 지구적 과제를 해결하는 국제협약회의이다.

강원도는 지금 '환경훼손과 생물다양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는 것이다.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은 "최악의 환경오염과 자연파괴를 했다"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알베르빌은 무분별한 펜션. 콘도. 리조트 등을 건설하면서 최악의 환경오염 올림픽으로 끝났다.

이후 알베르빌은 관광객이 급속하게 감소하며 지역경제가 침체되었다. 올림픽만 열리면 관광 인프라 구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진다더니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올림픽 시설물들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나뭇가지 하나를 꺾어도 벌금 부과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올림픽은 달랐다. 올림피아홀을 건립하려는 곳에 철새도래지가 있었다. 그들은 새들에게 영향이 없도록 원거리에 홀을 건립하고 나뭇가지 하나를 꺾어도 벌금을 부과하는 등 자연환경 보호를 매우 엄격하게 적용했다.

이에 IOC는 자성의 일환으로 올림픽 헌장을 수정해 1995년부터 올림픽을 개최하려는 나라는 '환경보호계획'을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제도화했다. 국민들이 잘 보전된 자연 속에서 질 높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새 정부가 생태복지사업에 우선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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