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내려앉은 알싸한 감칠맛

찾던 그 집 - 봄을 담은 ‘미소국수’

지역내일 2013-04-15

테이블 가득 멸치를 펼치고 다듬고 있었다. 사장도 직원도 모두 둘러앉아 한눈에 보아도 산처럼 쌓인 멸치를 연신 다듬었다. “내장이나 기타 지저분한 부분이 섞이면 국물이 맑지 않거든요.”
다듬은 멸치는 햇볕에 또 이삼일 말린다. 말린 멸치와 다시마 무 대파 등 자연재료는 한데 어우러져 맑은 국물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한 그릇으로 앞에 놓인 국수는 맑고 깔끔했다. 지난겨울 발목까지 눈에 파묻히던 날, 국수 한 그릇은 추운 마음까지 녹여주었다. 



여린 새싹 얹은 국수로 먼저 알려온 봄 소식 = 

아산신도시 Y몰에 자리한 ‘미소국수’는 흔하지 않은 국수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국수 전문점의 기본 메뉴인 멸치국수와 비빔국수건만 자연재료만을 고집해 특별하다. 단번에 후루룩 먹게 되건만 두고두고 끈기 있게 달라붙는 들척지근한 맛이 아니라 깔끔하고 산뜻하다. 자연재료로 국물을 낸 멸치국수와 과일 채소 등으로 양념장을 만든 비빔국수는 상큼함으로 입가심을 하게 한다.
특별한 메뉴는 따로 있다. ‘와사비국수’로 이름 붙인 국수는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미소국수만의 메뉴다. 국수에 새싹채소를 가득 얹어 봄을 선사하다. 참기름의 고소함과 고추냉이의 톡 쏘는 맛이 새싹채소와 어우러진다. 첫 맛은 고소하게, 먹을수록 코 끝 찡한 고추냉이의 맛이 찾아온다. 간단하게 먹는 한 끼 식사로, 고기를 먹은 후 입가심으로 먹으면 더 좋을 듯한 음식이다.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다.
이밖에 부추강된장비빔밥, 무청비빔밥 등 간단하게 먹되 왠지 건강까지 챙긴 듯한 메뉴가 이어진다. 우리 재료로 만든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려는 박수열 대표는 오가다 잠시 들러 먹는 가벼운 음식이라 하더라도 먹고 나서 개운한, 몸에도 이로운 음식을 고민했다. 경기대 외식조리학과를 나와 한식 메뉴 개발에 관심 많은 박 대표의 생각은 고스란히 음식에 반영됐다.
미소국수가 우리 땅에서 난 재료를 고집할 수 있었던 데는 경상도 상주에 사시는 박 대표 장모님 공이 크다. 장모님이 직접 기르는 채소를 재료로 하고, 담그는 장으로 강된장을 만들어 비빔밥에 사용한다. 5월부터 상에 올릴 콩국수의 재료도 당연하다. 김치도 장모님이 키워 절인 배추로 때마다 담근다.
최근 상에 내기 시작한 경상도 토속음식 무청비빔밥도 장모님의 여문 손끝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공장에서 나오듯 대량으로 재료를 공급할 수 없어 한 공기씩 제공한다. 시골 어머니가 해주신 맛은 투박하지만, 몸보다 마음부터 그득하게 만든다. 



여럿이도, 혼자서도 편안한 한 끼 =


미소국수는 자리의 특성 상 쇼핑몰에 오가는 손님들이 잠시 들러 허기를 채우는 경우가 많다. 여럿이 함께 오는 경우도 있지만 혼자 들렀다가 끼니를 챙겨야 하는 경우, 식당에 들어서기 부담이 될 때가 있다. 미소국수는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도록 1인세트 2인세트 가족세트를 제공한다. 떡갈비 만두 무청비빔밥 제육볶음 등과 국수 등을 다양하게 메뉴로 구성, 누구나 음식을 맛보고 건강을 채우고 봄을 만나고 갈 수 있다. 실제, 어린 아이와 함께 테이블에 앉은 젊은 주부들이 많다. 저녁에는 하루의 피로를 풀며 가볍게 반주를 곁들이는 직장인들도 즐겨 찾는다. 
봄이라고 하건만 바람은 여적 싸늘한, 겨울이 어지간히도 미련이 많은 듯 싶은 4월이다. 미소국수는 아쉬움 가득한 겨울의 뒷자락을 살며시 여며주고, 멀찌감치 서 있는 봄을 맞이한다. 초록 빛 여린 새싹채소가 내려앉은 미소국수는 알싸한 감칠맛으로 지금, 봄을 부른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naeil.com


정보
메뉴 : 멸치국수 비빔국수 와사비국수 5000원. 콩국수 6500원. 부추강된장비빔밥 6000원. 무청비빔밥 2000원. 샐러드보쌈(대중소로 구분. 소 200g 1만6000원). 세트메뉴 1인 6000원부터.
위치 및 문의 : 아산신도시 Y몰. 569-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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