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과 동맹의 서구 반미주의
박성조 베를린자유대 교수 경제학
미 국무부 차관 사르트 비어스 여사는 최근 독일 경제주간지 ‘베르샤프뜨보테’와의 인터뷰를 가졌다. 비어스 여사는 외교관 출신은 아니다. 그러나 부시정부의 미국 외교를 전 세계 특히 서방 동맹국에 설명 납득시키는 큰 역할을 맡고 있다. IBM홍보대행사에서 성공한 홍보활동의 귀재라는 명성을 갖는 인물이다.
문 : 부시 대통령 등장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유럽의 매스컴은 빠른 속도로 반미 감정에 휩쓸렸다. 미국인은 코카콜라와 콘플레이크는 잘 파는데 자기 스스로를 홍보하는 데는 그렇게 미흡한가.
답 : IBM 사례와 꼭 같다. 컴퓨터산업 분야에서 가장 큰 기업인 IBM은 싫든 좋든 오만하고 냉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같이 미국은 최강대국으로 세계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비평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어떠한 ‘선호경쟁’에 참여하지 않는다. 우리들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으려는 것이 아니고 ‘이해’(납득)되기를 바란다.
문 : 미국이라는 ‘브랜드’를 어떻게 홍보할 예정인가? 세계적인 단일 마케팅전략으로써 또는 최적한 PR전략으로 모든 계층사람들이 듣고 싶은 것만 듣게 되는 것인가?
답 : IBM회사를 위해서는 단일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로써는 각 나라에 적절한 PR을 할 수밖에 없다.
문 : 부시행정부는 ‘9월 11일’ 테러사태 이후 새로운 국제동맹을 결속시켰는데 방법이 미국 정부편을 들지 않으면 ‘적’으로 규정했다.
답 : 미국정부는 어느 나라 어느 정부에게도 강요한 적이 없다. 모든 정부들에게 ‘오퍼’한 것뿐이다.
프랑스 독일의 ‘울며 겨자먹기 식’ 대미협력
미국과 유럽관계, 특히 서구와의 관계는 항상 ‘갈등’과 ‘우호관계’가 병행해왔다. 두 가지 차원에서 상호 도와왔다. 하나는 자발적이며 조화적인 우호관계이며 다른 하나는 강요된 우호관계였다.
전자의 경우, 대서양 동맹관계(atlantic partnership)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유럽인이 전후 미국을 세계유일 초강대국으로 인정하고 유럽대륙의 평화유지를 위한 불가결한 요소로써 미국을 인정하는데 많은 고민과 고통이 있었다. 그러나 2차대전 후 냉전 때문에 서구에서 미국 군사력의 존재를 인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상 ‘드골’과 ‘아데나워’는 모두 친미파는 아니었다. 그들은 불독협력 체제위에 전쟁 없는 문화사회, 특히 경제적 협력체제, 나아가 유럽통합의 발상을 하게 됐다. 그들은 미국과의 협력을 ‘울며 겨자 먹기’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유럽인의 가슴속에는 아직도 문화 없는 미국인, ‘텍사스 카우보이’라는 생각이 잔존하고 있다. 1980년대 후반에 들어와 세계경제가 삼각경쟁으로 간다는 전제하에서 어떻게 하면 미국과 일본을 위시한 태평양경제권에 대응할 것인가에 많은 논의가 서구에서 일어났다. 서구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세계화전략으로부터 탈피하여 능동적, 적극적인 전략에 나섰다.
첫째로 유럽통합의 가속화였다. 이미 금년부터 단일통화 유로는 이뤄졌다. 둘째, 미국 아시아의 시장에 적극적인 진출이다.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회사가 미국의 클라이슬러사를 인수한 것이 전형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셋째,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에 대응하는 반대세력을 ‘세계사회포럼’이라는 조직 속에 집결시키고, ‘세계경제포럼’에서는 미국주도 경제적 세계화에 반기를 들고 일어난 것이 유럽제국이다.
따라서 21세기의 권력의 중심은 냉전이 끝남으로써 미국이 주도하는 정치, 경제, 무력(군사)의 단일적 세계화로 가는 경향이 너무나 강하다.
9·11 테러사태는 이러한 의미에서 미국에게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안하무인 미국 금융자본의 만능주의를 강타한 충격이었다.
지금까지 ‘동맹’, ‘우호관계’, ‘경쟁’ 등의 모든 개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유럽입장에서 보면 미국 정부의 결정에 반대하면 반미라고 속단하는 부시정부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
서구 국가들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투에 참여하고 있지만 마지못한 참여가 현실이다. 그러나 부시는 최근 이란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이라는 명제 하에 이라크를 공격하겠다고 한다.
미래세계의 미국 주도 많은 위기성을 내포
이에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이미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북대서양동맹(NATO) 사무국장 로버트슨은 미국의 일방적 행동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간에는 건설적이며 비판적인 우호동맹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국무성 비어스 차관이 ‘악의 축’을 멸살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유럽인들은 납득하지 못한다.
결론적으로 미국에 대한 서구의 비판은 단순히 반미라는 범주에 넣어둘 수는 없다. 미래의 국제정세의 흐름이 한 나라에 의해서 주도된다는 것은 너무나 많은 위기성을 내포한다고 본다. 전 독일 대통령 바이제커는 “미국 위주의 세계 권력의 일원주의를 지지할 수 없다”고 했다. 최근 미국에서 58명의 저명인사들이 ‘무엇을 위해 우리는 싸워야 하나?’라는 부시의 테러전쟁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것만이 미국 지성인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로티를 위시한 철학자 지성인들은 ‘조국애’를 표명하면서도 부시 대통령의 미국주도의 서구문명세계에 대한 일원적 군사화를 찬성하지 않는다.
그래서 부시의 일방적 결정에 대해 강요된 찬성 또는 반대를 반미냐 친미냐라고 구분하는 논법은 냉전시대의 제로섬 게임을 너무나 방불케 한다.
박성조 베를린자유대 교수 경제학
박성조 베를린자유대 교수 경제학
미 국무부 차관 사르트 비어스 여사는 최근 독일 경제주간지 ‘베르샤프뜨보테’와의 인터뷰를 가졌다. 비어스 여사는 외교관 출신은 아니다. 그러나 부시정부의 미국 외교를 전 세계 특히 서방 동맹국에 설명 납득시키는 큰 역할을 맡고 있다. IBM홍보대행사에서 성공한 홍보활동의 귀재라는 명성을 갖는 인물이다.
문 : 부시 대통령 등장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유럽의 매스컴은 빠른 속도로 반미 감정에 휩쓸렸다. 미국인은 코카콜라와 콘플레이크는 잘 파는데 자기 스스로를 홍보하는 데는 그렇게 미흡한가.
답 : IBM 사례와 꼭 같다. 컴퓨터산업 분야에서 가장 큰 기업인 IBM은 싫든 좋든 오만하고 냉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같이 미국은 최강대국으로 세계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비평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어떠한 ‘선호경쟁’에 참여하지 않는다. 우리들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으려는 것이 아니고 ‘이해’(납득)되기를 바란다.
문 : 미국이라는 ‘브랜드’를 어떻게 홍보할 예정인가? 세계적인 단일 마케팅전략으로써 또는 최적한 PR전략으로 모든 계층사람들이 듣고 싶은 것만 듣게 되는 것인가?
답 : IBM회사를 위해서는 단일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로써는 각 나라에 적절한 PR을 할 수밖에 없다.
문 : 부시행정부는 ‘9월 11일’ 테러사태 이후 새로운 국제동맹을 결속시켰는데 방법이 미국 정부편을 들지 않으면 ‘적’으로 규정했다.
답 : 미국정부는 어느 나라 어느 정부에게도 강요한 적이 없다. 모든 정부들에게 ‘오퍼’한 것뿐이다.
프랑스 독일의 ‘울며 겨자먹기 식’ 대미협력
미국과 유럽관계, 특히 서구와의 관계는 항상 ‘갈등’과 ‘우호관계’가 병행해왔다. 두 가지 차원에서 상호 도와왔다. 하나는 자발적이며 조화적인 우호관계이며 다른 하나는 강요된 우호관계였다.
전자의 경우, 대서양 동맹관계(atlantic partnership)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유럽인이 전후 미국을 세계유일 초강대국으로 인정하고 유럽대륙의 평화유지를 위한 불가결한 요소로써 미국을 인정하는데 많은 고민과 고통이 있었다. 그러나 2차대전 후 냉전 때문에 서구에서 미국 군사력의 존재를 인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상 ‘드골’과 ‘아데나워’는 모두 친미파는 아니었다. 그들은 불독협력 체제위에 전쟁 없는 문화사회, 특히 경제적 협력체제, 나아가 유럽통합의 발상을 하게 됐다. 그들은 미국과의 협력을 ‘울며 겨자 먹기’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유럽인의 가슴속에는 아직도 문화 없는 미국인, ‘텍사스 카우보이’라는 생각이 잔존하고 있다. 1980년대 후반에 들어와 세계경제가 삼각경쟁으로 간다는 전제하에서 어떻게 하면 미국과 일본을 위시한 태평양경제권에 대응할 것인가에 많은 논의가 서구에서 일어났다. 서구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세계화전략으로부터 탈피하여 능동적, 적극적인 전략에 나섰다.
첫째로 유럽통합의 가속화였다. 이미 금년부터 단일통화 유로는 이뤄졌다. 둘째, 미국 아시아의 시장에 적극적인 진출이다.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회사가 미국의 클라이슬러사를 인수한 것이 전형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셋째,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에 대응하는 반대세력을 ‘세계사회포럼’이라는 조직 속에 집결시키고, ‘세계경제포럼’에서는 미국주도 경제적 세계화에 반기를 들고 일어난 것이 유럽제국이다.
따라서 21세기의 권력의 중심은 냉전이 끝남으로써 미국이 주도하는 정치, 경제, 무력(군사)의 단일적 세계화로 가는 경향이 너무나 강하다.
9·11 테러사태는 이러한 의미에서 미국에게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안하무인 미국 금융자본의 만능주의를 강타한 충격이었다.
지금까지 ‘동맹’, ‘우호관계’, ‘경쟁’ 등의 모든 개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유럽입장에서 보면 미국 정부의 결정에 반대하면 반미라고 속단하는 부시정부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
서구 국가들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투에 참여하고 있지만 마지못한 참여가 현실이다. 그러나 부시는 최근 이란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이라는 명제 하에 이라크를 공격하겠다고 한다.
미래세계의 미국 주도 많은 위기성을 내포
이에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이미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북대서양동맹(NATO) 사무국장 로버트슨은 미국의 일방적 행동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간에는 건설적이며 비판적인 우호동맹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국무성 비어스 차관이 ‘악의 축’을 멸살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유럽인들은 납득하지 못한다.
결론적으로 미국에 대한 서구의 비판은 단순히 반미라는 범주에 넣어둘 수는 없다. 미래의 국제정세의 흐름이 한 나라에 의해서 주도된다는 것은 너무나 많은 위기성을 내포한다고 본다. 전 독일 대통령 바이제커는 “미국 위주의 세계 권력의 일원주의를 지지할 수 없다”고 했다. 최근 미국에서 58명의 저명인사들이 ‘무엇을 위해 우리는 싸워야 하나?’라는 부시의 테러전쟁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것만이 미국 지성인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로티를 위시한 철학자 지성인들은 ‘조국애’를 표명하면서도 부시 대통령의 미국주도의 서구문명세계에 대한 일원적 군사화를 찬성하지 않는다.
그래서 부시의 일방적 결정에 대해 강요된 찬성 또는 반대를 반미냐 친미냐라고 구분하는 논법은 냉전시대의 제로섬 게임을 너무나 방불케 한다.
박성조 베를린자유대 교수 경제학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