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오바마 중동순방의 숨겨진 성과

지역내일 2013-03-28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및 요르단 등 나흘간의 중동 방문을 마치고 3월 24일 귀국했다. 애초부터 기대가 크지 않았던 순방이었다.

뉴욕타임즈의 컬럼니스트 토마스 프리드만은 이번 순방에서 오바마는 자칫 투어리스트가 될지도 모른다고 할 정도였다. 실제로 네타냐후가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방문시 오바마 대통령이 얻은 성과는 별로 없었다.

물론 지난 행정부 당시 오바마와 네타냐후간의 갈등을 어느정도 해소하는 정도만으로도 의미가 있을거라며 사람들은 기대 수준을 낮추어 이야기 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운명체라는 수사학은 현란했으나 실제 미국이 요구하는 정착촌 확대 동결이나 조속한 평화협상 시작 등의 의제에 대해 이스라엘은 침묵했다.

팔레스타인에서도 오바마는 환영받지 못했다. 이스라엘에게 보여준 오바마의 호의적 수사학으로 인해, 아랍의 대중들은 오바마도 별 수 없다는 회의론을 갖게 되었다. 팔레스타인의 행정수도 라말라 거리에서 반미 시위가 다시 일어났다. 누가 봐도 별무성과의 순방처럼 보였다.

그러나 세간의 눈길을 끄는 일은 오히려 딴 곳에서 일어났다. 바로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가 터키의 에르도안 총리에게 30분이 넘는 긴 사과전화를 한 것이다.

2010년 5월 터키에서 출항한 가자 난민 구호 선박 Mavi Marmara호 에 자국 해병이 난입하여 9명의 NGO 인사를 사살한 사건에 관하여 관해 사과했고 보상을 약속하는 전화였다. 곧 양국 대사를 다시 보임하고 전략적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작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스라엘 총리, 터키 총리에 사과전화

이스라엘을 떠나면서 대통령 전용기로 향하는 오바마 대통령 옆에서 네타냐후가 직접 터키 총리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전언이다. 어쩌면 바로 이 장면이 오바마 이스라엘 방문의 숨겨진 카드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파격적이고 전격적이었다.

고집불통으로 알려진 이스라엘, 그것도 강경파의 대부 네타냐후가 거의 '처음으로' 타국에게 사과를 한,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이 화해는 오바마 중동순방의 가장 큰 성과가 되었고, 더 이상 투어리스트 오바마라는 풍자는 지면에서 사라졌다. 오히려 오바마의 중재로 전격적인 양국 화해를 통해 새로운 자극이 주어졌다는 평이 중론이 되었다.

사실상 중동 내에서 이스라엘 편은 거의 없다. 그나마 역사적으로 마음 터놓고 협력했던 나라는 냉전시기 터키밖에 없다. 지금은 사이가 안좋지만, 터키 이상의 전략적 협력대상은 역내에 없다.

그럼에도 터키의 친아랍, 반이스라엘 정책으로 인해 소원해졌던 터, 이번에 전격 화해의 물꼬를 튼 셈이다. 아랍의 봄 이후 인근 국가에서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이슬람 세력이 약진하면서 상당한 안보 불안을 느껴오던 바, 터키와의 관계 개선은 이스라엘로서는 필연적인 사안이었다.

다만 이스라엘 내부의 자존심으로 인해 관계 개선을 못하던 차에, 오바마의 강권으로 사과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연정을 구성한 네타냐후로써는 비록 공식적 사과를 통해 일정 부분 자존심을 내려놓았지만 이 기회에 그간 관계가 소원했던 오바마와의 친밀도 높이고, 안보불안도 일정 부분 해소하는 복안을 실행한 셈이다.

양국 셈법 정확하게 읽고 적시에 중재

터키 역시 최근 반정부 세력의 핵심인 쿠르드 노동당과의 협상을 추진하던 차, 내부에서 이에 대한 반발이 상승하던 국면에 이스라엘로부터 사과를 받아내는 타이밍을 이용했다.

한마디로 내부의 고질적인 난국을 타개하는 승부수를 던진 바로 그 시점에 국민들의 시선을 이스라엘의 사과로 돌리는 전략을 이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향후 이스라엘 타므르 가스전에서 생산된 가스 파이프라인 연결의 실익도 챙길 수 있다는 점도 계산에 넣었던 것이다.

이 양자의 셈법을 정확히 읽어낸 것이 오바마 대통령이었다. 정확한 타이밍에 이스라엘의 사과를 성사시켰다. 쉽지 않은 중재를 이루어냈다. 오바마는 적어도 투어리스트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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