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생활을 담는 그릇이라고 한다. 집에 무언가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 생활에
불편을 야기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부딪히는 집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를 디자인 차원
에서만 보지 않고 환경과 결부지어 생각하는 게 추세다.
초로들만이 지키고 있던 조용한 마을, 해평면 일선리. 갑자기 시끌한 신선한 공기가 섞여 코끝을 맵싸하게 도는 찬바람마저 훈훈하게 해주는 일이 벌어졌다. 일선리 문화재 단지에 대구대학교 주거환경디자인학과 학부생과 졸업생들이 1월 29일부터 2월 1일까지 워크샵을 겸한 학술행사를 진행했던 것. 이들은 대구대학교 박물관장을 겸하고 있는 고건축 전문가 백영흠 교수의 추천으로 일선리를 선택하게 됐단다.
우리가 ‘집’에서 원하는 느낌
삶 속에서의 순간 순간들은 얼마나 많은 느낌을 갖고 있는가. 빛이 변하는 순간, 비가 뿌리
는 순간, 벽과 기둥에 닿는 순간, 늘 바라보던 창도 그 날 기분에 따라 변하는데 이런 느낌
을 고스란히 모아 지은 집이 바로 한옥이다.
“이런 느낌들은 직접 사랑채에 앉아서 ‘보고’ 뜰을 밟으며 ‘느껴보지’ 않는다면 알 수
없습니다. 디자인의 경향을 따르기보다 모티브를 찾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느낌을 새삼 느껴보는 것은 그냥 둘러볼 때와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정현준 교수(대구대 주거환경디자인학과)는 이번 워크샵을 통해 △전통주거공간의 직접체험을 통한 구조이해 △400년 역사의 동종마을이 임하댐건설로 인해 집단이주 후 달라진 환경에 대해 달라진 삶의 정체성 △문화재관리에 대한 의식고조 등을 주안점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기본에 충실, 버릴 것 없는 우리문화
“전통주택과 현대주택의 차이점을 경험하고 있다”는 이은실(00학번)양. 마을 전체의 조망
을 위해 뒷산에 올랐을 때 한눈에 우리 선조들의 ‘힘’을 보았다고 한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 대다수가 아직도 향수를 그리워 하지만 귀찮아하지 않고 ‘정’으로 대해준다”고
말하는 문현진(01학번)양은 “이주단지이기 때문에 구불구불한 길 등 자연스런 멋이 마을분
위기 전체에 부족하지만 인심만큼은 골목에 넘쳐 난다”고. 주민에게 얻어먹은 ‘배추쌈’
은 평생 못 잊을 맛이었다고 한다.
“전통을 보는 힘을 길러야 할 것 같습니다. 편리함 때문에 받아들였던 서구문명보다 내면
까지 나타내는 우리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더더욱 절실합니다.” 학회장 유종현(96학번)씨
는 졸업 후 진로에 있어서도 “나만의 고집을 가지고 직장을 선택할 생각”이다.
이번 워크샵을 계기로 버릴게 없는 우리문화를 느꼈다는 류혜원(00학번)양은 “전통한옥은 문지방이 높고 문이 작아 구부리고 들어가야 한다”면서 “무릎관절운동과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는 겸양까지 내포되어 있다고 하니 외국인에게 진정 보여줘야 할 것이 무언지 결정해버린 느낌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구조’에 ‘정서’까지 담아낸다
구석구석이 있는 집, 여성과 남성이 느껴지는 집, 자연 속의 한 부분임이 느껴지는 집 등 집
의 수많은 성격들을 이곳에 오면 고스란히 볼 수 있다.
정현준 교수는 “집이라는 공간은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에 의해 구조와 용도가 결정되고
되는 것”이라면서 “시대의 흐름에 밀려 어쩔 수 없이 달라진 부분을 제외하고 사랑채와
안채의 구분을 통한 독립적인 공간존중에서 기능적인 면만 강조된 아파트문화를 반추해 볼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서 그는 “모든 것이 다 노출되어 있는 아파트는 전통가옥
에는 필수였던 ‘혼자 울고 싶은 공간’이 없다”면서 “현대인들의 성격이 급하고 직선적
이게 된 동기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하면 앞으로 우리가 배우고 나아가야 할 방향은 너무도
자명하다”고 설명했다.
대구대 주거환경디자인과의 이번 워크샵이 우리 지역 인근에 존재하고 있는 전통의 주거문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본지는 주거환경디자인과의 워크샵 보고서가 나오는대로 소개할 예정이다.
김은선 리포터 6k5tod@orgio.net
불편을 야기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부딪히는 집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를 디자인 차원
에서만 보지 않고 환경과 결부지어 생각하는 게 추세다.
초로들만이 지키고 있던 조용한 마을, 해평면 일선리. 갑자기 시끌한 신선한 공기가 섞여 코끝을 맵싸하게 도는 찬바람마저 훈훈하게 해주는 일이 벌어졌다. 일선리 문화재 단지에 대구대학교 주거환경디자인학과 학부생과 졸업생들이 1월 29일부터 2월 1일까지 워크샵을 겸한 학술행사를 진행했던 것. 이들은 대구대학교 박물관장을 겸하고 있는 고건축 전문가 백영흠 교수의 추천으로 일선리를 선택하게 됐단다.
우리가 ‘집’에서 원하는 느낌
삶 속에서의 순간 순간들은 얼마나 많은 느낌을 갖고 있는가. 빛이 변하는 순간, 비가 뿌리
는 순간, 벽과 기둥에 닿는 순간, 늘 바라보던 창도 그 날 기분에 따라 변하는데 이런 느낌
을 고스란히 모아 지은 집이 바로 한옥이다.
“이런 느낌들은 직접 사랑채에 앉아서 ‘보고’ 뜰을 밟으며 ‘느껴보지’ 않는다면 알 수
없습니다. 디자인의 경향을 따르기보다 모티브를 찾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느낌을 새삼 느껴보는 것은 그냥 둘러볼 때와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정현준 교수(대구대 주거환경디자인학과)는 이번 워크샵을 통해 △전통주거공간의 직접체험을 통한 구조이해 △400년 역사의 동종마을이 임하댐건설로 인해 집단이주 후 달라진 환경에 대해 달라진 삶의 정체성 △문화재관리에 대한 의식고조 등을 주안점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기본에 충실, 버릴 것 없는 우리문화
“전통주택과 현대주택의 차이점을 경험하고 있다”는 이은실(00학번)양. 마을 전체의 조망
을 위해 뒷산에 올랐을 때 한눈에 우리 선조들의 ‘힘’을 보았다고 한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 대다수가 아직도 향수를 그리워 하지만 귀찮아하지 않고 ‘정’으로 대해준다”고
말하는 문현진(01학번)양은 “이주단지이기 때문에 구불구불한 길 등 자연스런 멋이 마을분
위기 전체에 부족하지만 인심만큼은 골목에 넘쳐 난다”고. 주민에게 얻어먹은 ‘배추쌈’
은 평생 못 잊을 맛이었다고 한다.
“전통을 보는 힘을 길러야 할 것 같습니다. 편리함 때문에 받아들였던 서구문명보다 내면
까지 나타내는 우리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더더욱 절실합니다.” 학회장 유종현(96학번)씨
는 졸업 후 진로에 있어서도 “나만의 고집을 가지고 직장을 선택할 생각”이다.
이번 워크샵을 계기로 버릴게 없는 우리문화를 느꼈다는 류혜원(00학번)양은 “전통한옥은 문지방이 높고 문이 작아 구부리고 들어가야 한다”면서 “무릎관절운동과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는 겸양까지 내포되어 있다고 하니 외국인에게 진정 보여줘야 할 것이 무언지 결정해버린 느낌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구조’에 ‘정서’까지 담아낸다
구석구석이 있는 집, 여성과 남성이 느껴지는 집, 자연 속의 한 부분임이 느껴지는 집 등 집
의 수많은 성격들을 이곳에 오면 고스란히 볼 수 있다.
정현준 교수는 “집이라는 공간은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에 의해 구조와 용도가 결정되고
되는 것”이라면서 “시대의 흐름에 밀려 어쩔 수 없이 달라진 부분을 제외하고 사랑채와
안채의 구분을 통한 독립적인 공간존중에서 기능적인 면만 강조된 아파트문화를 반추해 볼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서 그는 “모든 것이 다 노출되어 있는 아파트는 전통가옥
에는 필수였던 ‘혼자 울고 싶은 공간’이 없다”면서 “현대인들의 성격이 급하고 직선적
이게 된 동기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하면 앞으로 우리가 배우고 나아가야 할 방향은 너무도
자명하다”고 설명했다.
대구대 주거환경디자인과의 이번 워크샵이 우리 지역 인근에 존재하고 있는 전통의 주거문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본지는 주거환경디자인과의 워크샵 보고서가 나오는대로 소개할 예정이다.
김은선 리포터 6k5tod@orgi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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