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김종훈은 조국을 위해 뭘 했나

지역내일 2013-04-02
정치팀 성홍식 기자

"조국에서 나는 (미국의) 스파이였고, '마녀 사냥' 때문에 결국 낙마했다."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장관 후보자가 미국 신문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이다. 글에는 원망과 억울함이 가득했다.

"(한국의) 정치·기업 환경에서는 '아웃사이더'인 내가 장관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게 명백해졌다"고 했다. 그는 "'마녀 사냥'에 비유할 수밖에 없는 독기 서린 공격은 인터넷은 물론 주류 언론 매체도 마찬가지였다"고 주장했다. 장관 내정부터 사퇴까지 과정을 '기괴한 경험'이라고까지 했다. 조국발전을 위한 조언(?)도 내놨다. 그는 "21세기 성공하는 국가와 경제는 국적과 관련된 오랜 편견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출생지에 관계없이 인재들을 끌어들이고 자리를 내주는 이민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고문은 '선진국에서 성공한 나를 용인하지 못한 속 좁은 후진국 한국에 일갈한 것'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기고문 내용의 사실관계를 떠나 그가 '조국'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그것도 하필 '외신 기고'를 통해. 지난달 2일 그는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1장짜리 성명서를 읽은 게 전부였다. 그것도 "이제 조국에 대한 헌신을 접으려한다"는 표현 탓에 여론의 반발을 샀다. 그랬던 그가 미국신문에는 자신의 심경을 구구절절이 밝힌 것이다.

그가 무일푼으로 시작해 경제대국 미국에서 자수성가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수성가가 곧 '애국'은 아니다. 또 도덕성과 능력이 함께 요구되는 한국의 장관 자격을 자동으로 얻는 것도 아니다. 엄격히 따지면 그의 성공은 자신을 위한 일이다. 김 후보자가 성공한 이후 조국이 어려울 때 가난한 이웃을 도왔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도리어 98년 외환위기로 온 국민이 나락에 빠졌을 때 부동산투기로 재산을 늘려가지 않았던가.

그는 당시 서울 강남과 한남동 일대에 100억대가 넘는 부동산을 사들여 적어도 수십억대 시세차익을 봤다. 부동산투자에는 부인과 처남 등 친인척까지 합류했다.

후보자직을 던진 시기도 미묘하다. 한 해외블로거가 실명을 걸고 그의 사생활을 폭로하겠다고 선언한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김 후보자의 사퇴성명서, WP기고문을 읽다보면 그가 말하는 조국이 어느나라를 말하는지 의심이 될 정도다. 그는 2011년 미 해군이 발행하는 잡지 기고문을 통해 "군 복무(미 해군)를 통해 이곳이 진정 조국이며, 정말 미국인이란 사실을 증명할 수 있었다"고 썼다.

혹시 그는 미 해군에 입대한 그 때부터 낳아준 조국은 잊고, 키워준 미국에 이미 영혼을 팔았던 것은 아닐까. 제발 나의 짐작이 사실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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