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박 대통령 … ‘질책’이 늘었다

지역내일 2013-07-16
회의 때마다 부처와 비서실 지적 … 수동적 참모진·이기적 부처 여전히 '딴청'

박근혜 대통령의 '지적'이 늘고 있다. 왠만해선 공개석상에서 특정인에게 무안을 주지 않지만, 요즘엔 회의를 주재하면서 참모진들에게 할 말을 하는 장면이 잇따르고 있다. 취임 140일을 넘긴 박 대통령의 답답함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수동적 참모진과 이기주의에 빠진 부처들은 여전히 딴청을 부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타깝다" "답답하다" 잇따라 =박 대통령은 취임 초와 달리 요즘 회의 때마다 정부부처와 청와대 참모진을 겨냥한 지적을 빼놓지 않고 있다. 15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선 "부처 간 칸막이를 제거하고 협업과 정책 의견 조율을 누차 강조한 바 있지만 공항 면세점과 다문화 정책에서 부처 간 협업과 조율이 안 되고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보도를 보면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법무부와 여성가족부, 기재부, 국토부 등을 싸잡아 지적한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최성재 고용복지수석이 산업안전보건과 돌봄시설 점검결과를 보고하자 "그동안 여러 지적에 대해 개선방안을 추진했을 텐데도 위반사항과 지적사항이 줄지 않아서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선 주택 취득세 인하를 둘러싼 국토부와 안행부간 논쟁을 질타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부처 간에 먼저 내부적인 협업과 토론이 이뤄져서 타당성 있는 결론이 나야 하는데 언론에 부처간 이견만 노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에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달라"고 새삼 당부해 자신의 뜻대로 안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박 대통령은 금융위와 금감원이 '금융소비자보호원'의 분리·독립문제를 놓고 불협화음을 빚자 "금융소비자보호원 독립은 대선 때부터 얘기했던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대통령 급한데, 참모 소걸음 = 박 대통령이 답답해하는 장면이 근래들어 자주 노출된다. 정부조직법 파행으로 52일간 손이 묶였던 것을 고려해도 박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업무에 임한 지 100일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국정철학 차원에서 누차 강조했던 부처간 칸막이 제거조차 뚜렷한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깨알지시'라는 마뜩치않은 표현까지 들어가며 세세하게 지침을 주지만, 국정의 동맥경화증은 여전하다. 박 대통령의 마음은 저멀리 가고 있는데, 정부부처와 청와대 비서실은 소걸음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인사는 "박 대통령이 현 상황에 대해 많이 답답해하는 걸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여권에선 박 대통령 참모진이 지나치게 수동적이거나 무능력하고, 부처들이 이기주의 속성을 못 버리고 있는데서 문제가 비롯된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여권 인사는 "청와대 수석과 장관들이 (박 대통령) 눈치만 볼 뿐 주도적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비판했다.

경제라인이 경제민주화와 투자활성화를 놓고 박 대통령과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세월을 허비한 게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청와대 모 수석의 경우 대선공약 생산에 관여했고 인수위까지 참여했으면서도 국정철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눈치만 보는 장면을 자주 연출해 주변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대통령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는 한탄이 나올 지경"이라는 전언이다. 2∼3개 정부부처를 관할하는 일부 수석은 부처간 알력에 떠밀려 부처간 조율 역할을 애당초 포기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국정기획수석실을 통해 부처간 협업을 이끌어보려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않다고 한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뿌리 깊은 부처이기주의를 문제로 꼽았다. 이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소속부처별로 편을 갈라 박 대통령의 협업 지시를 적극적으로 실천하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의 신임을 업고 청와대 주류가 된 관료들조차 소속부처 이해를 대변하는 데 급급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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