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자율학습 존폐논란 부활

폐지론 “말 그대로 자율선택에 맡겨야” 존치론 “스스로 학습하는 유일한 시간”

지역내일 2002-03-26
자율학습 존폐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자율’이라는 말 그대로 학생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이 돼야 한다는 주장과 현실적으로 자율학습이 폐지되면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이 엄청 늘 것이라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실정이다.
현재 자율학습 논란이 수면위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평준화라는 환경과 맞물려 조만간 자율학습 존폐와 관련한 이해 당사자들의 대립각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저학년도 자율학습 = 현재 고양시에 있는 23개 고등학교 대부분은 자율학습을 시행하고 있다. 3학년의 경우 오래전부터 자율학습이 시행돼 왔다.
지난해와 비교해 달라진 게 있다면 1학년 자율학습을 실시하는 학교가 많다는 점이다.
백석고의 경우 정규수업과 1시간의 보충수업, 저녁식사가 끝나면 저녁 10시까지 자율학습에 들어간다. 백신고와 대진고도 마찬가지다. 학교별로 차이가 있긴 하다. 의무 자율학습 시간이 8시냐 10시냐 하는 것이다. 이들 세 학교는 저녁 급식비를 걷어 학생들 모두 저녁식사를 같이 하고 있다.

◇ “자율학습은 학교장 재량” = 원칙상 자율학습은 학교장 재량에 달렸다. 학교장의 교육 방침에 따라 실시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각 학교는 2·3학년에 이어 1학년 자율학습도 시행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평준화 제도로 인해 기존의 학교서열이 올라갈 가능성과 떨어질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후곡에서 대형입시학원을 운영하는 김 모 원장은 “새로운 교육환경을 맞이한 만큼 각 학교들이 제도 시행 초반에 학교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1학년 자율학습을 실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말하자면 명문고는 기존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그렇지 않은 학교는 명문고로 올라서기 위해.
자율학습이 끝난다고 학생들이 집에서 쉴 수 있는 형편은 못된다. 과외를 하느라고 또는 학원에 가느라고 새벽 1∼2시는 돼야 비로소 집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백석고 1학년 이 모(17)양은 “10시에 자율학습이 끝나면 학원에 가 수학과 영어를 보충한 뒤 새벽 1시 30분쯤 집에 간다”며 “우리 반 세명 가운데 한명이 나와 같은 경우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평일 학원을 가거나 주말에 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규수업은 부족한 잠을 때우는 시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진고 2학년 정 모(17)군은 며 “전날 모자란 잠으로 인해 점심을 먹고 나면 물먹은 솜처럼 축 늘어진다”며 “그러나 대부분의 선생님이 학생들의 조는 모습을 크게 혼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존치냐 폐지냐 = 3월은 신학기를 맞는 각오들이 새로운 때다. 그래서 1학년 자율학습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거부감은 크게 드러나지 않는 상태다.
그러나 언제든 존폐논쟁이 터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 비평준화에서 평준화로 바뀐 만큼 학습량과 습득 정도가 판이하게 다른 학생들이 한 교실에 모여 자율학습을 받기 때문이다.
상위권 학생을 둔 학부모인 이 모(45)씨는 “지금이야 신학기 분위기로 인해 학생들이 자율학습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겠지만 4∼5월 가서도 지속되겠느냐”며 “비평준화 때는 자율학습의 의미가 나름대로 있었지만 지금은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또 “어차피 사교육을 받아야 대학 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학생들의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자율학습은 말 그대로 학생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율학습 폐지 반대의 의견도 만만찮다. 고2 남학생과 중3 여학생을 둔 학부모 한 모(49)씨는 “자율학습이 분명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그나마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유일한 시간”이라며 “사교육비 부담도 부담이지만 학생들이 배운 것을 소화해 낼 시간도 없이 주입만 당하게 될 염려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 씨는 “남들이 사교육을 시키니까 나도 시켜야겠다는 거라면 과외나 학원의 효과는 거의 없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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