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호(BS금융지주) 회장 사퇴 … 금감원, 상처뿐인 승리

지역내일 2013-06-10 (수정 2013-06-10 오후 5:00:14)
금감원 압박에 10일 사의표명

손을 들었다. 금융감독원의 용퇴 권고에도, 한 달 넘게 버티던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이 결국 물러났다. 금감원은 9일 용퇴권고를 철회할 수 없다고 더 강수를 두기까지 했다.

이 회장은 10일 사퇴성명을 통해 "지역사회의 의견을 수렴하고 심사숙고한 끝에 조직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지금 시점에 사임 의사를 밝히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BS금융지주의 차기 CEO는 조직의 영속성과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내부 경험이 풍부하고 지역사정에 밝은 내부인사가 승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임기를 10개월 남겨두고 사의를 표명에 따라, 관치논란을 감수하며 강수를 둔 금감원은 체면을 유지했고 BS금융은 조직에 안정을 기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양측이 입은 상처 또한 적지 않다.

금융감독권 행사 형평성 잃어, 정치권 개입설 부추겨 = 금감원은 장기집권으로 인해 조직에 생동감이 없고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안되는 등 경영상에 취약요인이 나타나고 있다고 이 회장에게 용퇴를 권고했지만, 정작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장 3연임과 지주 회장 4연임을 할 동안 침묵했었다.

잣대가 이중적인 것이다. 금융당국이 감독권한을 행사하려면 공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장에서 인정받기 어렵고 정치 공방으로 변질될 수 밖에 없다.

금융권 임원은 "금감원은 신한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미리 BS금융의 CEO 리스크를 치유하기 위해 감독권을 행사했다고 하지만, 형평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욱이 금융위원회 주도로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가 가동 중이고 국회에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이 계류돼 있는 상태에서, 아무런 근거 없이 금감원이 용퇴를 강제한 것이라 비합리적이기까지 하다.

특히 금감원 검사 결과, 이 회장의 비위 행위가 드러난 것도 없다. 이는 금감원이 초법적인 재량권을 행사한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스스로 감독당국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자해행위를 한 것이다. 당연히 금감원 안팎에서는 정치권이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다른 임원은 "부산 여당 정치인이 지방선거에 앞서 정지작업을 위해 개입했다느니, 정부가 경남은행 인수전에서 대구은행을 밀어주기 위해 나섰다는 얘기들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BS금융 지배구조 문제 드러내, 경남은행 인수 동력 떨어져 = BS금융은 이 회장 사퇴를 계기로 지배구조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 회장은 2006년부터 부산은행장과 회장을 번갈아 맡아가며 BS금융을 자산규모 44조8756억원의 지방 최고의 금융회사로 키워냈다. 지난 2006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만 3611억원에 달했다.

양과 질적으로 BS금융을 한 차원 끌어올린 것. 하지만 2006년 당시 다양했던 인적구성은 부산상고와 동아대 출신으로 일색화됐다. 2008년부터 성세환 부산은행장과 임영록 지주 부사장이 이 회장을 보좌해온 것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 회장이 물러나도, 차기 지주 회장은 성 행장이, 은행장은 임 부사장이, 부사장은 정재영 수석부행장이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모두 부산상고와 동아대 출신으로 연결돼 있다.

BS금융지주 관계자는 "이 회장이 나간다고 해도 내부 인적 구성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구은행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인 경남은행 인수전 동력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BS금융에서 차지했던 위상을 볼 때, 이를 대체할만한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을 조기에 구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다른 지방은행 관계자는 "이 회장이 사퇴하면 경남은행 인수를 놓고 경쟁하는 대구은행에게 다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정치권이 선호하는 사람이 회장으로 선임되면 BS금융이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선상원 최세호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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