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관 선거개입, 국민불안 커지는데…

지역내일 2013-06-20 (수정 2013-06-20 오후 2:10:37)

여권, 무대응·물타기·시간벌기 … 새누리 '3월 국정조사 합의' 원인무효론까지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검찰 수사결과 국가정보원이 야당 집권을 막기 위해 지난 대선과정에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경찰 수뇌부 지시로 수사결과를 왜곡·축소해 발표한 정황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여권은 지난 14일 검찰 수사발표 이후 이를 외면하거나, 시간벌기로 일관하고 있다. 청와대는 일주일간 이 사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사건 이해관계자이고, 국가기관의 국기문란 행위를 통제할 의무를 지고 있다는 점에서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시간벌기'로 일관하고 있다. 여당 일각에선 검찰수사 뒤 즉시 국정조사를 실시키로 했던 지난 3월 여야 합의 '원인무효론'까지 제기할 정도다.

입 다문 청와대 = 청와대는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국정원사건이 자칫 박근혜정부의 정통성 시비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당시 대선후보였던 박 대통령이 경찰의 왜곡된 수사발표를 근거로 상대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검찰수사결과에 따르면 경찰은 대선을 3일 앞둔 지난해 12월 16일 TV토론 직후인 밤11시 축소왜곡된 국정원댓글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박근혜 후보는 이를 근거로 "경찰이 노트북, 컴퓨터를 아무리 찾아봐도 댓글을 단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야당이)빨리 수사를 해서 결과를 내놓으라고 하더니, 이제는 못 믿겠다고 한다"고 문재인 후보를 비난했다. 야당의 '관권선거' 주장에 곤혹스럽던 여당으로선 천군만마를 만난 셈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사건에 무대응으로만 일관하는 것은 국정운영을 책임진 청와대답지 못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MB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A씨는 20일 "요즘에도 국정원 등 사정기관이 대선에 개입해 공작정치를 하고 있느냐는 것이 이 사건을 보는 국민들의 걱정과 불안의 핵심"이라며 "이번 기회에 사정기관 정치개입을 근절할 단호하고도 체계적인 조치를 취해 국민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책임 있는 청와대의 태도"라고 지적했다.

오락가락하는 새누리당 = 새누리당도 무책임하기는 마찬가지란 지적이 나온다. 야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에 대해 '합의 파기론'까지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국정조사 및 국회법은 수사·재판 중인 사안에 관여할 목적으로 국정조사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지난 3월 여야 원내대표의 '수사가 끝나면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합의사항 자체가 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전날 강은희 원내대변인도 "지금은 지도부가 바뀌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논의를 해봐야 한다"며 여야 합의 파기를 시사했다.

두 대변인의 이같은 언급은 새누리당이 국정원 사건 국정조사가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에 따라 종전 여야합의를 부정하고 시간을 벌겠다는 취지로 풀이됐다. 그러나 이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홍 대변인은 "국정조사 합의가 법위반이라고 한 것은 국회 법사위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의 지적을 소개한 것일 뿐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당시 원내대표로 합의문에 서명했던 민주당 박기춘 사무총장은 "국회법을 위반했다는 것은 아전인수식 해석"이라며 "당시 합의문 작성 전에 국회사무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결과 '재판 중이나 검찰 조사 중에도 국회에서 결정하면 국정조사를 할 수 있다'는 답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저축은행 국정조사도 재판 중인 상황에서 진행됐다"며 "정치적으로 합의해 놓고 손바닥 뒤집듯이 나오는 것은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수도권 쇄신파 의원은 "이 사건은 국가기관인 국정원과 경찰이 대선과정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심각한 사안"이라며 "국정원과 경찰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 고민하기에 앞서, 사건 확대가 여권에 불리하다고 판단해 뒷짐을 지고 물타기를 하는 것은 집권여당 답지 못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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