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진단
민주당 경선의 이념논쟁
남봉우 정당팀장
“하나의 ‘유령’이 민주당 국민참여 경선판을 배회하고 있다. ‘색깔론’이라는 유령이. ‘색깔론’을 제기하는 후보측과 이를 반기는 야당, ‘노무현 바람’을 두려워하는 일부 세력들은 지금 이 유령을 살리기 위해 공동보조를 취하는 것 같다.”
19세기 <공산당 선언="">에나 나옴직한 ‘색깔론’이라는 유령이 민주당의 경선판에 다시 등장했다. 햇볕정책을 치적으로 여기고 있는 김대중 정권을 계승해 대선후보가 되겠다는 사람이 연일‘색깔론’을 불을 지피고 있다.
연속되는 악재와 민주당 경선의 흥행성공에 기죽어 있던 한나라당은 기다렸다는 듯 한발 걸치고 나섰다. 자민련도 ‘기회를 잡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탈냉전을 얘기하고, 남북화해를 노래하고, 북한에 특사를 보내는 시대에 ‘색깔론’ 시비는 민주당 국민경선의 구경거리를 즐기고 있던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에 찬물을 끼얹는 것 같다.
‘색깔론’ 상호비방전으로 전락한 구경거리
이인제 후보는 28일 진주에서 “당 정책이 시장경제를 활성화하는 등 우측으로 향하는데 좌향좌하는 어떤 후보가 있다” 며 “이같은 후보가 당선되면 당이 망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전주에서 가진 TV토론에서도 이 후보는 “노 후보가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선동했다”며 이념과 노선공세를 폈다.
이 후보의 이런 이념공세는 솔직히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4년 내내 당내 주자 중 선두였던 후보가 경선의 뚜껑이 열리자 거꾸로 크게 밀리는 상황이 됐으니 이를 어떻게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념논쟁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악마의 입술’과도 입맞추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음모론’으로 자신이 뒤지게 된 상황을 꿰어맞춰 보고, 이를 빌미로 ‘경선 포기’를 한때 고민해봤지만 신통치 않다는 결론을 내린 이 후보가 느끼는 좌절감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적어도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이 건드려서는 안 되는 금도가 있다. 그것이 바로 구태정치의 관행인 ‘색깔론’이다.
그동안 국민이 분단 때문에 받아온 고통을 생각한다면, 더구나 군사독재시대의 통치자들이 자신의 독재를 정당화시키는 수단으로 ‘색깔론’을 활용해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제 그 낡은 행태는 도서관의 역사책에서나 찾아야 마땅하지 않겠나.
더구나 민주당의 당원과 대원에게 표를 얻으려고 하는 이 후보가 ‘색깔론’을 무기로 들고 나온 것은 아무래도 합리적이지 않다. 오늘의 민주당을 있게 한 김대중 대통령이나 민주당 관계자들이 ‘색깔론’의 덫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색깔론 공세는 초기 노무현 후보의 비방에 대한 대응책이라는 측면도 있다. 이 후보는 노 후보의 이른바 경선결과 불복 공격에 점잖게 대응했다가 인기가 추락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이 후보는 ‘노 후보의 정책과 이념에 대한 검증’이라고 설명하지만, 경선의 주된 흐름을 비방전으로 점철시키고 있으니 문제이다.
물론 노무현 후보의 정책과 노선이 모두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민주당 내 개혁성향의 의원들 중에서도 노무현 후보의 리더십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그의 리더십이 검증되지 않아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노 후보가 보여준 것은 ‘통합적 리더십’이라기보다는 ‘전투적 리더십’이었고, ‘포용’보다는 ‘대결적 리더십’이었다. 다음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국민통합’이라고 한다면, 노 후보 스스로가 이런 시대적 과제에 적합하게 접근하고 있는지 성찰해야 할 것이다.
이념논쟁과 비방전보다 정책으로 승부가려라
민주당 경선은 그동안 정치를 애써 외면했던 많은 국민들에게 다시 관심권으로 끌어들이는데 일단 성공했다. 민주당 내부 행사이기는 하지만, 경선의 흥행성공은 여야가 정치개혁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민주당도 이른바 ‘이회창 대세론’에 짓눌려 거의 포기했던 정권재창출에 대한 자신감을 찾았다는 성과를 얻었다.
그런 민주당 경선이 엉뚱한 ‘색깔론’시비로 다시 멍들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초반 흥행성적을 다 까먹는 소모적인 논쟁으로, 국민의 갈등을 부추기는 불씨로 발전할 위험도 없지 않다. 여당의 경선후보들이 소모적인 상호비방과 헐뜯기가 아니라 ‘정책대결’로 승부를 가려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남봉우 정당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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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선의 이념논쟁
남봉우 정당팀장
“하나의 ‘유령’이 민주당 국민참여 경선판을 배회하고 있다. ‘색깔론’이라는 유령이. ‘색깔론’을 제기하는 후보측과 이를 반기는 야당, ‘노무현 바람’을 두려워하는 일부 세력들은 지금 이 유령을 살리기 위해 공동보조를 취하는 것 같다.”
19세기 <공산당 선언="">에나 나옴직한 ‘색깔론’이라는 유령이 민주당의 경선판에 다시 등장했다. 햇볕정책을 치적으로 여기고 있는 김대중 정권을 계승해 대선후보가 되겠다는 사람이 연일‘색깔론’을 불을 지피고 있다.
연속되는 악재와 민주당 경선의 흥행성공에 기죽어 있던 한나라당은 기다렸다는 듯 한발 걸치고 나섰다. 자민련도 ‘기회를 잡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탈냉전을 얘기하고, 남북화해를 노래하고, 북한에 특사를 보내는 시대에 ‘색깔론’ 시비는 민주당 국민경선의 구경거리를 즐기고 있던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에 찬물을 끼얹는 것 같다.
‘색깔론’ 상호비방전으로 전락한 구경거리
이인제 후보는 28일 진주에서 “당 정책이 시장경제를 활성화하는 등 우측으로 향하는데 좌향좌하는 어떤 후보가 있다” 며 “이같은 후보가 당선되면 당이 망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전주에서 가진 TV토론에서도 이 후보는 “노 후보가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선동했다”며 이념과 노선공세를 폈다.
이 후보의 이런 이념공세는 솔직히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4년 내내 당내 주자 중 선두였던 후보가 경선의 뚜껑이 열리자 거꾸로 크게 밀리는 상황이 됐으니 이를 어떻게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념논쟁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악마의 입술’과도 입맞추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음모론’으로 자신이 뒤지게 된 상황을 꿰어맞춰 보고, 이를 빌미로 ‘경선 포기’를 한때 고민해봤지만 신통치 않다는 결론을 내린 이 후보가 느끼는 좌절감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적어도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이 건드려서는 안 되는 금도가 있다. 그것이 바로 구태정치의 관행인 ‘색깔론’이다.
그동안 국민이 분단 때문에 받아온 고통을 생각한다면, 더구나 군사독재시대의 통치자들이 자신의 독재를 정당화시키는 수단으로 ‘색깔론’을 활용해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제 그 낡은 행태는 도서관의 역사책에서나 찾아야 마땅하지 않겠나.
더구나 민주당의 당원과 대원에게 표를 얻으려고 하는 이 후보가 ‘색깔론’을 무기로 들고 나온 것은 아무래도 합리적이지 않다. 오늘의 민주당을 있게 한 김대중 대통령이나 민주당 관계자들이 ‘색깔론’의 덫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색깔론 공세는 초기 노무현 후보의 비방에 대한 대응책이라는 측면도 있다. 이 후보는 노 후보의 이른바 경선결과 불복 공격에 점잖게 대응했다가 인기가 추락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이 후보는 ‘노 후보의 정책과 이념에 대한 검증’이라고 설명하지만, 경선의 주된 흐름을 비방전으로 점철시키고 있으니 문제이다.
물론 노무현 후보의 정책과 노선이 모두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민주당 내 개혁성향의 의원들 중에서도 노무현 후보의 리더십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그의 리더십이 검증되지 않아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노 후보가 보여준 것은 ‘통합적 리더십’이라기보다는 ‘전투적 리더십’이었고, ‘포용’보다는 ‘대결적 리더십’이었다. 다음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국민통합’이라고 한다면, 노 후보 스스로가 이런 시대적 과제에 적합하게 접근하고 있는지 성찰해야 할 것이다.
이념논쟁과 비방전보다 정책으로 승부가려라
민주당 경선은 그동안 정치를 애써 외면했던 많은 국민들에게 다시 관심권으로 끌어들이는데 일단 성공했다. 민주당 내부 행사이기는 하지만, 경선의 흥행성공은 여야가 정치개혁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민주당도 이른바 ‘이회창 대세론’에 짓눌려 거의 포기했던 정권재창출에 대한 자신감을 찾았다는 성과를 얻었다.
그런 민주당 경선이 엉뚱한 ‘색깔론’시비로 다시 멍들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초반 흥행성적을 다 까먹는 소모적인 논쟁으로, 국민의 갈등을 부추기는 불씨로 발전할 위험도 없지 않다. 여당의 경선후보들이 소모적인 상호비방과 헐뜯기가 아니라 ‘정책대결’로 승부를 가려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남봉우 정당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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